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594)
별일 없이 산다 106 공간을 채울 수 있는 게 세 가지가 있다. 빛, 냄새, 소리. 물질로는 공간을 채울 수가 없다. 난 공간을 좋아하고, 공간을 채울 수 있는 빛, 냄새, 소리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음악을 음악으로써도 좋아하지만, 음악이 공간을 꽉 채울 때 온 몸으로 느껴지는 뭔가가 있다. 전율인가? 찌릿찌릿하기도 하고, 마음이랑 몸이랑 뇌가 같이 막 화학작용을 해서 좋아죽는댐. 건축가들이 빛에 매료되는 것도 이 이유라고 생각한다. 빛은 공간을 마술적으로 돋보이게 하거든. 마술적인 이유는 조명보다 자연광이 그걸 기가막히게 한다는 거. 루이스 칸이 설계한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 직접 가봤는데... 진짜 좋음. 겁나 좋음.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말도 못하게 좋음. 하악하악. ;ㅁ; 눈에서 궁물이 나올 정도로 좋음. 겉에서 봐..
별일 없이 산다 105 -내가 일하는 식당 오늘 하루 매출 3000만원. 헐. 노가다를 하면 왠지 기분이 업된다. 몸은 힘이 드는데, 일한 기분이 든다고 해야하나. 오늘 일 할 때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음에도 지금은 기분이 좋다. 그나저나 난 일을 주먹구구식으로 하면 진짜 완전 짜증이 폭발하는데 인간이 그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식당도, 영화제도, 출판사도, 내가 일했던 다른 모든 직종도. 왜 그러고 일을 하는지...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건 자기 인생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여튼, 정신차려보니 뮤지컬 삼총사(신도림)와 파리넬리(서울 어딘가) 예매 완료, 연극 백석우화(인천), 컨셉있는 피아노연주회 피아노배틀(부천)은 가기로 결정. 헐? 반백수 식순이가 두달간 공연비로 40만원을 쓰다니 ㄷㄷ 이 또라이..
별일 없이 산다 104 103의 덧. -아, 나 랑랑 피아노 리사이틀도 갔었구나. 커흑. 가끔 연주자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표정이나 자세(?)를 갖고 놀리는(?) 게 좀 이상한데, 일단 한번 들어봐=ㅠ= 저 정도 테크닉과 실력이면 표정이 문제가 아니다, 이놈들아. 어흥. 사실 난 이상한 것도 모르겠다. 신경도 안 쓰임.근데, 고등학교 때 내 친구가 엑스재팬 빠순이라 같이 공연실황이나 뮤비를 봤는데 요시키 드럼치는 거 보면 참 신경쓰임. 연주자가 이쁘긴 이쁘다?
별일 없이 산다 103 이소라 콘서트(서울), 음악극 양들의 회전목마(인천) 예매. 연극(인천) 하나, 연주공연(부천)은 일정 때문에 고민 중. 찾아보면 가까운데서 하는 좋은 공연은 많다. 인간들이 안 가서 글치. 지방이 아니라 서울에서 사는 이유 중에 하나가 '문화활동' 때문이라는데, 그 문화활동이라는 게 내 생각엔 백화점, 식당, 영화관인 것 같다. 내가 시골 살 때는 별로 문화소비활동에 대한 갈증은 없었음. 인천에서 서울가나, 시골에서 근처 소도시로 가나 거기서 거기. 물론 이제는 인천, 부천에도 공연이 꽤 오니까 얼마든지 울 동네(라고 해봐야 공연장 가는데 40분-_-;;)에서 해결할 수 있긴 하지. 허허허. 슬슬 국립극단을 좀 돌아볼까 했는데, 갑자기 연뮤갤 덕질하느라고 음악 쪽으로 빠져버림. 사실 삼총사하고 위키드를..
별일 없이 산다 102 혓바닥이 다 일어났다. 지난 며칠간 덕질을 너무 가열차게 했음. 삼십대 중반에 이십대 중반에 하던 짓을 하다니;;; 심지어 아직 끝나지도 않았어;;; 일단 정리. 1. 박이 실검에 올라와서 생각난 김에 뭐하나 찾아봄. 노래를 더 잘하게 됨. 그래서 더 찾아봄. 의외로 많은 것을 했군. 소송도 당하고, 뮤지컬도 하고, 공연도 하고, 앨범은 안 내고. (헉, 내가 그동안 가요를 정말 안 듣긴 했군) 모차르트!는 하는 걸 알았으나, 내가 모차르트 빠순이로서 모차르트! 봤다가 ㅁ;ㅣㄴ아ㅗㅍ ㅁ제개ㅓㅎ 이런 감상만 남겨서 관심이 없었음. 팬텀도 알고 있었구나. 그건 스토리가 시망이라고 들어서 안 봤음. 그리고 어차피 연기압박+박빠압박으로 안 봣음. 캬캬캬캬-_-) 그나저나 박 우울증 엄청 심하다. 이렇게 티나도 ..
별일 없이 산다 101 재즈 카페 다녀옴. 으... 음향이;;;생각해보니 내가 유럽에서 간 공연이 메탈리카 빼고는 죄다 클래식 전문홀에서 한 클래식 공연이었고, 한국에 와서도 국립극장, 시립극장, 세종문화회관에서만 공연을 본 것 같다. 실내 운동장에서 하는 대중가수 공연도 안 갔기 때문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음향이 아주 나쁜 곳에서 공연을 본 게 벌써 5년 이전의 일이 된 것이다. 내가 나의 귓구녕을 정말 소중히 대했구나. 급 깨달음.결국 오늘 음향 때문에 음악을 못 듣는 사태가 벌어짐. 흐규흐규. 유럽 최고의 베이스기타 테크니션이 왔는데 음이 다 뭉개지고, 드러머는 왠지 매우 신나서 베이스랑 피아노 소리를 다 잡아먹었음. 문제는 여기서 중요한 사람은 피아노 연주하는 사람이었다는 거죠. 피아노가 메인인데 피아노를 죽여버림 우째..
별일 없이 산다 100 1. 국립극장에서 향연 봤당. 관객 연령대도 (나름) 다양하고, 평일 저녁인데 관객도 많고, 다들 만족하는 것 같고. 조쿠만 ㅠㅠ 파리 날릴 때가 언젠가 싶을 정도. 전보다 관람매너도 좋아졌다. 대중 가수 콘서트는 한동안 안 가서 모르겠는데, 여튼 국립극장이나 클래식은 많이 나아졌다. 그래도 뭐... 옆에 계신 할매(아들이랑 온 듯. 훈훈)는 지루했는지 내내 사지를 꼬다가 결국 뽀시락거리며 사탕을 몇개나 까먹고 그러더니 소고무에서 흥 폭발. 역시 춤이란 신나야 하는가. 일단 향연은 조선의 여러 춤(궁중, 종교, 민속)을 주제 별로 나눠서 구성한 공연으로, 묵향보단 구성이 좋았음. 이건 나름의 기승전결이 있는데, 묵향은 없었거덩. 춤 좋아하는 친구를 재워버리는 묵향의 위력;;; 춤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
별일 없이 산다 99 내가 원래 공연 직캠한 거 안보지. 관객이 직캠하는 것도 안 좋아하고(노이로제 걸리겠음. 일 할 때도 싫고, 내가 관객일 때도 촬영하는 인간 딱 싫다), 무엇보다 음질이 구려. 참을 수가 없음. 근데 박효신 야생화를 계속 듣고 있음=_= 장난하나... 이 모든 건 박효신 잘못이다. 내가 박효신 노래를 디비 판 건 처음이 아님. 아마 6집 전후였던 것 같은데, 창법이 바뀌는 게 재밌고 신기해서 몇달 동안 전 앨범을 차례로 계속 돌아가며 들으며 박효신 보컬을 팠다. 그냥 시험삼아 다른 창법으로 한두곡 다르게 부르는 게 아니라, 일부러 창법을 계속 바꾸는 가수는 사실상 처음 본 것 같다. 특히 못하는 사람이 노력을 해서 점점 잘하는 과정을 가느라고 그런 것도 아니고, 처음 나왔을 때부터 천재가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