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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103

이소라 콘서트(서울), 음악극 양들의 회전목마(인천) 예매. 연극(인천) 하나, 연주공연(부천)은 일정 때문에 고민 중. 


찾아보면 가까운데서 하는 좋은 공연은 많다. 인간들이 안 가서 글치. 지방이 아니라 서울에서 사는 이유 중에 하나가 '문화활동' 때문이라는데, 그 문화활동이라는 게 내 생각엔 백화점, 식당, 영화관인 것 같다. 내가 시골 살 때는 별로 문화소비활동에 대한 갈증은 없었음. 인천에서 서울가나, 시골에서 근처 소도시로 가나 거기서 거기. 물론 이제는 인천, 부천에도 공연이 꽤 오니까 얼마든지 울 동네(라고 해봐야 공연장 가는데 40분-_-;;)에서 해결할 수 있긴 하지. 허허허. 슬슬 국립극단을 좀 돌아볼까 했는데, 갑자기 연뮤갤 덕질하느라고 음악 쪽으로 빠져버림. 사실 삼총사하고 위키드를 볼까도 생각했지만, 삼총사는 스토리텔링 때문에 안 될 것 같고 위키드는 마음에 드는 캐스트가 별로 없고 일정도 별로. 마타하리 말고 창작극 없나. 국립극장 다니다 보니 잘 만든 창작극 더 보고 싶은데 뮤지컬 쪽은 마땅한 게 아직 없는 건지 내가 못 찾는 건지, 지금 안하는 건지 몰겠다. 


인천시립문화회관 홈페이지 좀 어떻게 해라 진짜=_= 디자인이 똥구리고 '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처럼 안 보이는 건 그렇다고 해도, 공연일정이랑 공연소개는 진짜 내가 보면서도 눈에서 궁물이 막 나오더라능. 장사를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그냥 기본만 하라고 기본만. 좋은 공연 가져와서 남이야 보든 말든 하는 것 같음. 사서 공무원 보면 도서관에서 하는 강연에 몇명 오는지 그런 거 다 보고하고, 그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던데... (사서가 도서관 행사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것도 웃김. 도서관에서 책 살 돈은 없는데 강연 지원금은 또 지원하면 책정은 잘 되요=_= 심지어 도서관 법에 사서 고용에 대한 항목은 없는데, 사회교육사? 평생교육사? 그런 사람은 한 명인지 몇 명 뽑게 해놨음. 일 좀 똑바로 해라. 뿌득.) 

그래도 나는 다 이해해요. 나만 보면 되지, 뭐. 허허허. 공연 같이 가는 사람 구하는 것도 솔직히 귀찮다. 챙겨줘야 하고, 그리고 딱히 그걸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아. 주변에 보면 영화나 책은 많이 보는데 공연 가는 사람은 별로 없음. 


하긴 나는 요즘 만사가 귀찮은 것 같기도. 공연 가서도 박수치는 것도 잘 안 하고 보는 것만 아주 잘 하고 온다. 박수도 그냥 예의로... 흐으. 자꾸 공연 보는 눈이 높아져서 더 좋은 걸 원해서 그러는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는 공연이 좋든 나쁘든 일단 내가 재밌게 즐기고 노는 게 중요했는데, 요즘엔 내가 즐거운 것보다는 그냥 좋은 작품을 원한다는 쪽. 아, 옛날엔 가수나 락콘서트를 가서 방방 뛰다 오는 걸 했는데 이젠 그걸 전혀 안하는구나. 창극이나 판소리 들을 때는 나도 추임새 넣고 싶은데 도대체 입이 안 떨어짐. 전엔 진심 민요라도 배워서 추임새 넣자 싶었는데 이젠 그것도 시들. 그냥 보고 싶은대로 보면 되지 뭐. 난 요즘 조금만 움직여도 당 떨어지는 늙은이가 되어버렸어. 

공연 이리 저리 찾아보면서 생각해보니 내가 공연을 많이 다니긴 다닌 것 같다.

마이클 잭슨 내한 공연을 첫 공연으로 치면, 대중가수 공연은 대충 기억나는 것만 이소라 2회, 박효신 2회, 윤상 2회, 넥스트 1회, 김경호 1회, 마이클 잭슨 1회, 메탈리카 1회, 이상은 2회, 이승환 3회, 김수철 1회, 한영애 1회, 조용필 1회, 인순이 1회. 그 외에 락카페같은데서 본 거나, 못 했다고 느끼는 건 휘발되서 기억 못 함. 언젠가 대기업에서 하는 인디밴드(? 직장인 밴드?) 공연을 갔는데, 베이스 기타 한명은 엄청 잘하는데 나머지는 졸라 못해서 뭐다냐 싶었는데 공연 말미에 그 베이스 기타는 메이져(프로?)로 간다고. 근데 그 베이스 기타 얼굴이나 이름을 기억 못해서 가끔 생각은 나는데 요즘 뭐하고 사는지 알수가 없네. 아, 전인권 공연에 기타치러 온 함춘호. 이 때는 내가 좀 관련이 있던 공연이었는데, 돈이 없어서 전인권 밴드는 못 부르고 전인권이 아는 젊은 애들로 구성된 밴드랑 전인권, 함춘호로 구성해서 공연을 했는데... 밴드가 신이 났는지 어쨌는지 너무 연주를 크게 해서 함춘호의 어쿠스틱 기타를 다 죽여버림. 안 들려도 잘 치는 게 들림. 함춘호님은 사랑이에요ㅠ 

클래식은 빈필 2회, 베를린필 40회(ㅋㅋㅋㅋ), 빈오페라 2회, 빈 발레 1회, 베를린 오페라 2회, 체코필 2회, 체코 오페라 1회, 부천필 2회, 인천필 2회. 랑랑 피아노 1회, 기억 나는 건 이 정도인 듯? 사실 유럽 가기 전에 클래식 공연 좀 다닌 것 같긴 한데, 베를린 필 첫 공연에서 다 휘발됐음. 기억 안난다응. 유럽 다녀와서도 기타 오케스트라, 실내악 같은 것도 간 것 같긴 한데... 서울시향도 가긴 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언제 통영에 가서 뭉개고 싶기는 하다만... 여름에 유럽가서 오페라 페스티벌 돌아다니고 싶긴 한데, 이건 레알 금전의 압박이 있져. 티켓 가격은 괜찮은데, 이동과 호텔비가;;; 

국립극장에서 본 건 기억 나는 것만 춤(5회)+창극(6회)+완창판소리(8회). 여우락 페스티벌도 작년엔 안 갔지만 2년 정도 다 갔고. 국립극장은 2013~2014년 2년 동안은 한 달에 한 번씩은 꼬박꼬박 간 듯. 작년부턴 좀 시들. 

재즈는 기억 나는 게 별로 없다. 딱히 챙겨다니진 않은 것 같음. 오히려 재즈 라이브 클럽같은 데서는 좀 들은 것 같은데 이것도 딱히 기억 나는 게 없음. 만날 자라섬재즈페스티벌 간다고 하고 못 감 ㅋㅋ;;; 연극이랑 뮤지컬은 10회가 안 된다. 금발이 너무해, 모차르트!, 맘마미아, 그리스... 그 외에는 기억도 안 나고 맘마미아 빼고는 만족을 해서 기억하는 게 아니라 보고나서 욕을 해서 기억하는 거. 그래도 그리스는 스토리텔링이 괜찮았는데, 배우 중에 하나가 박정민. 겸사겸사 가긴 한 건데 내가 아무리 빠질을 해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임. 그래 뭐, 귀엽긴 하더라=ㅠ=;;; 연극은 지금 생각나는 건 에쿠우스 밖에 없음. 아, 뭔가 매우 야오이 감수성 연극도 하나도 기억 난다. 일본에서 넘어온 건데 진짜 감수성 안 맞더만. 돌아온 일지매의 정일우 나왔지. (아련...) 두 연극 다 나랑은 참 감수성이 ㅋㅋㅋ;; 아,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재밌게 봤다. 앉아서 계속 더듬으면 연극은 꽤 나오겠네. 


여튼. 대충 기억 나는 것만 100회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럼 20년 (내 돈으로) 공연 봤다고 치면, 대략 두세 달에 한번 공연 간건가? 흠... 머글치고는 많이 다녔고, 덕후 치고는 많이는 안 다니는 듯? 장르를 한 장르로 몰았다고 해도 100회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뮤덕 보니까 일년에 100회도 도는 사람이 있는 것 같더라고. 심지어 한 작품의 모든 회차를 뛰기도. 거의 내가 드라마, 영화, 만화 반복해서 보듯 하네? 체력이 대단함. 하긴 나도 내가 드라마 돌려볼 땐 제 정신이 아닌 것 같긴 하다 ㅋㅋㅋ 

공연 실황도 좋아해서 꽤 많이 보는 편. 라이브랑은 소리가 비교할 수 없지만, 어쩔 땐 집에서 딥디 보는 게 편해서 좋다. 어차피 그런 게 중요하지 않은 공연도 꽤 있음. 베를린에 있을 땐 도서관에서 CD랑 DVD 빌려와서 하루에 한편씩은 보거나 듣거나 한 것 같다. 내가 클래식 공부를 안했는데 이해력이 왤케 높아졌나 했더니 많이 듣긴 했구나라는 뒤늦은 깨달음을 피아노 치다가 얻게 됨. 영상물 보는 것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영화제에서 10년 일했다고 쳐도 일 년에 천 편씩 봤다고 치면, 십 년이면 만 편. 난 앞으로 평생 영화 안 보고 살아도 됨=ㅠ=;;; 근데 계속 보네=ㅠ=? 영상물 쪽이 내 본진인 듯 ㅋㅋㅋ 나랑도 잘 맞는다. 그냥 집구석에서 편하게 보면 되니까. 



그럼 이쯤에서 공연 추천. 

클래식은 지역 시향 추천함다. 클래식은 가까운데서 편하게 듣는 게 최고. 첫판부터 수준 높은 거 들을 이유도 없고 들어봐야 재미없다고 느끼면 돈 낭비임. 국립, 시립 교향악단, 무용단, 극단, 국악단은 일단 기본적으로(각각의 특징이 있고, 못하는 곳도 잘하는 곳도, 논란이 있는 곳도 있지만) 안정적인 수준을 보여줌. 일단 이런 걸 보면서 보는 눈을 키우고 공연 고르는 안목을 높이는 게 좋은 듯.  어차피 지역 시향 대부분 공연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분기별로 한 번씩만 가도 좋지 않나여. 그러면서 내한 공연도 가고, 잘한다는 시향도 한번 찾아가보고 하는 거지. 평소 클래식FM 듣는 것도 귀를 틔우는데 도움 많이 된다. 

이미 클래식을 좋아한다면 사이먼 래틀, 주빈 메타 지휘는 한번쯤 보는 걸 추천. 난 바렌 보임이랑 아바도 등등 거장 다 봤지만~ 하하하하하하하!!!! 유명한 필하모니는 유명한 이유가 있음. 있는데, 그걸 다 챙겨보는 건 추천하지 않고, 여행갔을 때도 일정이랑 좋아하는(=아는) 곡을 하는 경우에만 듣는 게 좋은 것 같다. 비싼 돈 주고 쳐 자면서 시간 낭비하지 말자. 예술 공부하는 사람은 관심이 없어도 베를린필 포디움에서 한번쯤 보는 것을 추천한다. 연주자의 태도나 거장이라는 인간의 눈빛을 한번 봐주길 바람. 보통 인간이랑 다르거든. 네가 되야 하는 사람이 저런 사람이라는 걸, 제발 보고 좀 느껴줘. 


대중 가수 공연은, 일단 이승환 공연은 한번 가봅니다. 공연에 관심없어도 이승환 공연은 가는 게 좋음. 진짜루. 괜히 한국에서 공연 제일 잘한다는 소릴 듣는 게 아님. 그리고, 티켓파워있는 가수가 있다. 아이돌 말고 꾸준히 나오는 가수 중에 평소 좋아하거나 호감있는 가수가 있다면 가봅시다. 여름에 가수들 묶어 나오는 페스티벌도 괜찮고, 연말에 하는 개인 콘서트도 괜찮고. 요즘엔 친하거나 스타일이 비슷한 가수 두세명씩 묶어서도 많이 하드만. 그냥 가서 음악 들으며 재밌게 놀다오면 됨. 아이돌이 아닌 가수는 기본적으로 보컬, 음향에 꽤 신경을 쓰기 때문에 아무리 막귀라도 MP3로 음악을 들었다면 신세계 영접한다. 가서 빵빵한 소리로 음악 듣고 같이 노래 부르다 보면 스트레스도 잘 풀리고 좋음. 사람들이 아이돌은 돈을 펑펑 버는데 비해 다른 가수는 못 번다고 생각하는데, 자기 공연을 일이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하는 사람은 (나름) 잘 먹고 잘 삽니다. 그리고 잘 먹고 잘 사는데는 이유가 있슴. 공연을 함 보라규. 

보컬을 중시한다면 이소라, 박효신 공연은 최소한 한 번은 가보는 게 좋음. 이소라는 특유의 음색이나 분위기가 오직 이소라만의 것이고(다만 우울주의보 뜸 ㅋㅋ;;), 박효신은 보컬로만 치면 장르 따지지 않고 클래식부터 창극까지 전부 다 통털어서 내가 이런 보컬(여러가지 의미로)은 진짜 처음 봤다. 갠적으로 안숙선 명창이랑 조수미 공연을 '허...'이러면서 보는데, 박효신도 그렇슴. 노래 시작하면 '허...' 이러고 있는 나를 발견. 노래를 더럽게 잘 부르긴 하는데, 내가 말하는 건 가창력이 아님. 안숙선 명창이랑 박효신은 소리 자체가 다르다. 예전에 김광석이 조수미 노래부르는 걸 보고, '아- 평생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저 사람 노래만 듣고 살아도 행복하겠다'고 느낀 적이 있다던데 나한테는 그게 안숙선 명창하고 박효신임. (그러고는 싶은데 게을러서 못 함ㅠ;;) 아, 송창식 진짜 좋아하는데 직접 본적이 한 번도 없다. 이문세, 이은미, 송창식 공연을 간다간다하고 아직 못 갔는데 앞으로 2-3년 안에는 가겠거니. 송창식+함춘호 공연 가고 싶다고 ㅠㅠ 한번 놓쳤더니 돌아오질 않아 ㅠㅠㅠ 시바류 ㅠㅠㅠ 


국악은 창극 입문 좋습니다요. 신납니다요. 국립극장에서 마당극 다시 시작했던데 계속 했음 좋겠다. 아직 못 봤는데, 이자람 창작극도 굉장히 좋다고 들었다. 이자람도 보통 인간은 아닌 듯 ㄷㄷㄷ 멋있졍. 완창 판소리는 나는 좋은데 비추. 데려가는 족족 다 디비 자버림 ㅋㅋㅋㅋ 뭐, 4-6시간 판소리 듣는 게 쉽지는 않지. 특히 심청전은 졸라 늘어지는데다 신파라 별로. 그래도 국문과 전공자는 한번쯤 들어야 한다고 생각함. 아, 국립극장에선 연말공연을 해오름에선 국립관현악단, 달오름에선 안숙선이 공연한다. 난 두 번(12월 31일) 다 (혼자) 안숙선 명창으로 갔다. 안숙선 명창은 무조건 들어야 함. 정말 좋음. 진짜루. 

이런 걸 보면 확실히 한국 사람이 노래 잘 불러. 장르불문 뛰어난 보컬이 참 많음. 확실히 연주는 유럽이 좋은데, 노래로는 한국이 더 좋다. 유럽에서 오페라 봤을 때도 연출이나 음악, 연주, 무대, 의상은 참 좋다고 느꼈지만 보컬은 그냥 평타 수준. 이상하게 보컬만 디비디가 더 나았던 것 같음 ㅋㅋㅋ;;; 언젠가 여름에 하는 오페라 페스티벌에 가면 다르려나? 하고 있다. 유명인은 여기에 많이 오니까. 


연극은 소품은 대학로, 작품은 국립극단. 대학로의 작은 연극이 대체로 가볍고, 재치있고, 시대에 맞는 즐거움이 있음. 국립극장은 작품 위주로 돌려서 진입장벽이 좀 높나...하면 그렇지도 않던데. 연극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다고 봄. 대학로든 국립극단이든 가격도 비싼 편은 아니고, 소극장 공연이 많아서 연극 특유의 생생함(?)을 느낄 수도 있고. 관객 분위기도 매우 좋음. 모든 종류의 공연을 통털어서 관객 분위기가 제일 좋은 건 연극같다. 일단 나는 연극은 편하게 보는 편. 

내 생각엔 제일 어중간한게 뮤지컬임. 창작극 수준이 바닥을 기는 경우가 많고, 수입한 극은 힘은 빡 줬는데 수입한 값을 못하는 스토리텔링, 연주로 망조가 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니까 티켓값은 비싸고, 비싸니까 많이는 안 오고, 그래서 아이돌이나 유명가수 캐스팅하고, 그러면 객석 분위기도 망하고. 생전 공연 안 보던 사람이 애 방학 숙제 때문에 가족 모두 시향 공연 오는 거랑 뮤지컬에 아이돌 빠 있는 거랑 뭐가 더 나쁜지 모르겠다;;; 나는 시향 공연에서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보아써. 그날은 정말 여러가지 의미로 눈에서 궁물이... 

여튼 그래도 뮤덕이 생성되고, 일반 관객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 이야기+음악+나름 유명인이 적절히 조합이 되어 있어서 보기에도 즐거워서 관객도 나름 잘 드는 것 같음. 그래서 이젠 아이돌이나 가수 캐스팅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모르겠다. 가수 본인이 정말 뮤지컬에 뜻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특별 캐스트로 몇 번만 공연해도 될 것 같단 말이지. 왜냐면, 내 생각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이돌 빠는 뮤지컬 산업에 도움이 안 된다. 당장에 표팔이는 될지 모르지만, 아이돌 빠가 뮤덕이 되거나 가끔이라도 뮤지컬을 보는 사람이 될 가능성 자체가 무척 낮거든. 음악을 대하는 태도나 극을 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서 경계를 잘 안 넘는다. 오히려 보컬 중심 중견 가수 빠가 뮤덕이 될 가능성이 (아주 초큼높져. 하긴, 중견 가수 빠는 이미 뮤지컬을 보러 다닐 가능성도 꽤 큼. 그리고 일반 관객도 기왕 유명인이라면 아이돌 나오는 회차보단 보통 가수 나오는 회차를 선호함. 왜냐고! 일반 관객도 눈구녕이랑 귓구녕이 있거든요. 한국 사람이 (영상이든 음악이든)보고 듣는 거를 많이 해서 눈이 꽤 높다. 연기 못하거나 노래 못 부르면 귀신같이 파악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내가 엄마랑 엄마 친구들이랑 소시 멤버가 나오는 금발이 너무해를 봤는데 반응이 죄다 '(소시 멤버가) 삐쩍 마른 게 너무 이뻐~'(...) '근데 노래는 참 못하네~' 난 아이돌이 그 정도면 못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노래랑 연기 되는 뮤지컬 배우랑 같이 하니까 아무래도 티나지. 생각 좀 해보시라, 지금 중년은 쎄시봉, 인순이, 조용필, 산울림... 등의 노래를 듣고 청년기를 보낸 사람이라고=_= 지금 십대보다 음악 듣는 귀가 좋다. 노래 못 부르는 트롯 가수 봤냐능. 기본적으로 그런 거 더 많이 따짐. 소비가 활동적이지 않아서 크게 티가 안 나서 글치. 근데 요즘은 중년층이 영화랑 공연 좀 보고 다니지 않나여. 공연은 결국 일반 관객이 얼마나 오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난다. 뮤덕 열명이 열번씩 봐서 표 백장 파는 것보다, 뮤덕이 열번 보고, 나머지 아흔번은 일반 관객이 오는 게 장기적으로 장사가 더 잘 되는 거임. 영화나 다른 공연도 마찬가지, 대박은 빠나 덕이 얼마나 몰리나보다 일반 관객이 얼마나 몰리느냐가 결정적이다. 만화 좋아하는 애들은 안 보는 신의 물방울을 일반인이 보니 초대박 작품이 되는 거랑 마찬가지다. 그리고 일반 관객의 반응이 좋을 수록 좋은 공연일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공연 분위기도 좋음. 이건 가수 콘서트도 마찬가지. 빠만 있는 가수 공연 분위기 진짜 이상하다;;; 난 가봤어;;; 더블 때=ㅠ=;;;; 이승환 공연도 세 번 중에 한 번은 이승환 빠만 있었음. 이상은도... 윤상도... 분위기 진짜... 크흠. 

물론 일반 관객만큼 덕후도 소중합니다. 입소문의 근원, 덕후가 바람잡이를 해줘야 일반 관객도 드는 거거덩. 덕후를 잘 잡아 놓고 일반 관객을 덕후는 아니라도 마니아로 만들어놔야 미래가 편안함. 덧붙여 덕후를 빠랑 같은 종류의 타겟으로 놓으면 안되는데 이 쪼다들이(제작사가) 빠, 덕후를 구분을 안해=_= 장사의 기본은 타겟팅 아닌가여. 장사를 하려면 좀 똑바로. 


아이들이 있는 집의 경우. 애들 데리고 다닐 수 있는 공연이 지역에 꽤 많다. 지역 문화회관 짱임. 아동 뮤지컬, 연극, 창극, 음악극 다 있음. 심지어 재밌고 게다가 싸. 최고임. 정말 좋지 않나여. 당근 어른도 재밌게 볼 수 있다. 이쪽이 보통 성인대상 공연보다 더 좋은 경우도 있음. 평소 공연을 많이 안 봤던 어른이라면 아이랑 같이 이런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어쩌다 한번 가는 공연 본인도 재미없고, 애도 재미없는 정식 클래식 공연 가지 말고 이런 걸로 시작하면 좋아여. 나도 안 괴롭고~♥




....뭐 별말 하지도 않았는데 왤케 길지-_-? 음악제 추천은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