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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이든 반려든 사실 둘 다 아니다. 뭐라고 지칭하든 상관없지만 둘 다 입에 감기는 단어는 아니다. 그냥 내 고양이, 내 화분임. 정확히는 화분에 심어진 식물이지만. 난 딱히 내 고양이를 반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계가 별로 평등하지가 않아서. 나는 집사가 아니라 내 고양이의 주인이다. 식물도 꽤나 키우고 있는데 그 식물도 반려는 아니다. 그냥 내가 키우고 싶어서 키우는 거지 얘들이 내가 좋아서 같이 살자고 막 덤비고 그랬던 게 아니다. 특히 고양이는 원래 주인이 못 키우게 돼서 자기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내게 오게 됐다. 나는 플랫메이트가 고양이를 키운 경우가 여러번 있어서 기회가 되면 고양이을 키우고 싶었고 기회가 와서 그냥 받아들였다. 내 고양이는 아마도 세 살 때쯤부터 나랑 살기 시작했고 4년 넘게 함께 살고..
혐오 the planet of the ape 시리즈는 혐오와 그런 근본 없는 혐오를 풀어낼 방법이 없는 두 종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이 두 종이 실제로 치고받고 죽고 죽이지만 그런 물리적 폭력 이전의 혐오에 대해서도 잘 보여준다. 인간이 만든 바이러스를 원숭이 때문에 만들어지고 원숭이가 퍼트린 거라고 한다는 편견, (에이즈도 원숭이에서 발현됐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직도 있나;; 에이즈는 남성 동성애자만 걸리고 퍼트린다는 착각은 아직도 하는 모양이다.) 인간보다 하찮아야 하고 당연히 인간의 소유인 생명체가 지능이 높고 말을 하며 인간의 행태를 이해하는 것에 대한 이질감과 짜증 혹은 공포(포비아), 자기보다 강한 육체를 가진 생명에 대한 순수한 공포도 있다. 유인원을 싸잡아 원..
고양이의 방광염 2 놀이+강제급수+물그릇의 개수가 늘어난 것의 효과인지 방광염 증상이 줄어들기 시작한 지 약 2주일. 없어지진 않았다. 약 2-3일에 한번 꼴로 혈뇨를 약간씩 누니까. 하지만 화장실 실수는 전혀 안 하게 됐다. 청소를 안 하게 돼서 편하긴 한데 하루에 두세 번씩 하던 청소를 안 하니 집이 더러워지는구먼. 그러던 중, 고양이는 좁은 물그릇을 좋아한다는 연구결과를 알려주는 동영상을 봤다. https://youtu.be/WOFrUIi74Fg 원래 입구가 좁은 물그릇 두 개를 번갈아서 사용했는데 방광염 이후로 상시 꺼내놓는 물그릇을 입구가 넓은 거 두 개, 원래 쓰던 두개 해서 네 개로 늘렸다. 그리고 이 동영상을 보고 입구가 넓은 물그릇 (투명 플라스틱, 도자기 재질의) 두 개는 치우고 바로 사람용 유리컵으로 바..
the planet of the apes 이 시리즈와 본 시리즈엔 큰 문제가 있다. 한 편을 보려고 했는데 그 한 편을 다 보면 결국 나머지 영화도 다 봐야 함. 10시쯤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현재 새벽 4시. 아오. 나는 진심으로 시저가 잘 생겼다고 생각한다. 성격도 좋고 되게 멋있어. 사실 난 침팬지보단 고릴라 파이긴 하지만 시저는 종과 상관없이 느무 멋진 리더 아니냐고. 여튼 어떤 인간은 이 영화 시리즈에 나오는 인간들이 너무 그지같아서 시저가 상대적으로 더 멋지게 느껴지는 거라고도 하지만 나는 딱히 인간 캐릭터가 그지같이 행동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초에 시저가 인간에 대한 어느 정도의 애정을 갖고 있는 것도 인간에게 키워져서 그런 것이고 시저가 그렇게 매력적인 것도 어느 정도는 인간성(물론 보통 인간의 인간성이 아니라 초월한 인간의 인..
글이 날아간다. 아파트 (관리소 말고 부녀회 같은) 운영위와 이해관계가 다른 인간이 모였을 때 일을 처리하는 방법(민주주의)에 대해 A4로 두장은 썼는데 날아갔다. 허허허. 아직은 때가 아닌가벼-라기보다는 그냥 귀찮다. A라는 사람이 B에 대해 비리가 있는 게 분명하다며 하는 말이 '그 사람 회사의 매출이 몇천만원이었는데 1-2년 사이에 몇십억이 되었다.'라는 말을 듣고 기가 막힌 C는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다고 한다. 비리는 매출로 잡히지 않아. 뒤가 구린 방법으로 일을 따올 수는 있다. 혹은 매출을 낮게 신고했을 수도 있다. 매출로 잡히면 그만큼 세금을 내야 하니까. 그리고 다른 부분에서 구리거나 비리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운영하던 사업체의 매출이 늘었다면, 그 사람은 노오력을 한 거겠지 이 찐따 새..
별로 어렵지 않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이야기 하나. 미쿡은 이민자의 나라다. (실은 한국을 포함해서 모든 나라가 이민자의 나라다.) 아메리카 대륙에 유럽 놈들이 들어가서 헤집고 죽이고 다니다 못해 한 짓이 마찬가지로 헤집고 죽이고 다니던 아프리카 대륙에서 사람을 납치하고 배에 싣고 밥도 물도 제대로 주지 않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보냈다. 중간에 죽으면 바다에 그냥 버리고 도착해서도 약하면 그냥 버렸다. 그리고 박해와 그야말로 살인적인 노동을 견디며 살아남은 사람들의 후손이 아프리카계 아메리칸이다. 이런 극단적인 노예제가 아니더라도 보통 다른 사람의 소유물인 사람은(노비) 세금을 내거나 국방의 의무가 없다. 물리적 재산이지 시민이나 국민, 한마디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해방을 시켜주네 어쩌네 하면서 이들을..
스파이더맨 파프롬홈 리뷰와 리뷰에 대한 리뷰 -갠적으로 마블 영화를 보면서 '뭔가 시나리오가 좋은데?'라고 처음 느꼈던 영화가 스파이더맨 홈커밍이었다. 홈커밍과 그 이후에 나온 마블영화는 레이어가 굉장히 많이 쌓여있어서 그걸 들춰보는 재미가 있고 캐릭터나 설정이 평면적이지 않고 다채롭다. 그 이전까진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었다면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세계관이 완성이 됐다,고 내가 느낀 거다. 세계관을 구축하는 건 정말이지 더럽게 어렵다. 하지만 잘 되면 같은 캐릭터에 내용이라도 관객(독자)가 그 세계 자체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훨씬 높아진다.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시리즈다보니 계속 캐릭터의 다른 면을 계속 들춰낼 수 있다보니 거의 모든 캐릭터가 3차원적이다. 훈늉해. -존 와츠 감독은 스파이더맨 이전엔 작은 영화만 했는데 홈커밍으로 블록..
고양이의 방광염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운다. 막 세 살이 됐을 때쯤 만나서 지금 4년째 같이 살고 있다. 내 성격도 그렇고 고양이 성격도 그래서 둘이 막 좋아 죽는 사이는 아니다. 나름 애정표현을 하긴 하지만 좀 데면데면한 사이? 고양이도 나에게 요구하는 게 별로 없고 나도 고양이한테 별로 요구하는 게 없어서 그냥 각자 알아서 살았다. 그래도 딱히 아프거나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막 건강하게 살았던 거는 아니라 결국 방광염에 걸렸다. 처음 발견한 게 6개월쯤 전. 우리 집 고양이의 방광염 증세는 두 가지였다. -화장실을 자주 가지만 쉬를 잘 보진 못하고 찔끔찔끔 싼다. (이 모습을 직접 볼 수 없다면 모래 상태를 보면 된다. 평소 덩어리로 2-4개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덩어리 크기가 굉장히 작고 그 숫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