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594)
정신승리 나이가 들면서 꼰대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비슷한 경험이 반복되면 그게 마치 정답(혹은 진리)처럼 느껴지는데 그걸 '나는 정답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의 삶이란 거기서 거기인 경험이 반복되는 총합 같은 거다. 한 사람이 경험하는 영역은 그다지 넓지가 않아서 그렇게 내가 사는 좁은 세상에선 내가 제일 똑똑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나도 대략 '기획과 계획과 실행'으로 이어지는 일을 꽤 오래 했기 때문에 대충 그게 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한다는 건 아니고, 대충 어떻게 해야 기획과 계획과 실행이 되는지 그 구조를 알고 있고 그게 성공하거나 잘 되려면 최소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내가 안다고 그걸 하느냐하면 그건 아니다. 지식을 갖고 있는 것..
It gets better. 그럼 뉴질랜드가 처음부터 마오리랑 사이가 좋았냐면, 아닙니다. 아니고요. 마오리어는 문자가 없었는데 알파벳으로나마 구전되던 이야기와 역사를 기록해놓기 시작한 때나, 초등학교에서 마오리어를 가르치기 시작한 때가 대략 20년에서 30년 전이다. 내가 있던 2000년대 초반엔 마오리 사람은 덩치가 크고 목소리도 크고 운동만 잘한다는 식으로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었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많기도 했다. 다만, 마오리끼리 마오리 지역에서만 살진 않았다. 호주에선 애보리진을 캐나다에서는 북미원주민 만난 적도 없는데 비해 뉴질랜드에선 내가 일하던 카페 사장이 마오리라던가, 직원으로 같이 일하기도 했고 길바닥에서 지나치기도 하고 그랬다. 당시에 봤던 뉴질랜드 드라마가 아직 기억이 난다. 엘리트변호사인 여자주인공이 하루..
오늘도 평화로운 뉴질랜드 오늘의 덕질은 하카. 하카는 뉴질랜드 전통 의례 혹은 의식이다. 근디 내가 알기론 폴리네시안 지역(문화)엔 거의 다 비스무리한 의식이 있다. 이름이 다르긴 하겠지. 참고로 제이슨 모모아는 하와이안인데 폴리네시안으로서 종종(자주?) 여러 섬들의 하카를 섞은 것으로 보이는 하카를 한다. 마오리의 하카도 종류가 여럿있는데 디테일은 잘 모른다. 처음 접한 건 올블랙 럭비팀이 한 하카. 이게 제일 유명하기도 하고, 요 하카가 전쟁용 하카라고 한다. 뉴질랜드 대표팀을 올블랙이라고 부른다. 그 중에서도 뉴질랜드 럭비는 만년 월드챔피언이라 럭비를 하는 나라에서는 뉴질랜드 하카도 덩달아 많이 보게 됨. 올블랙이 주로 하는 게 두 가진데 링크한 전쟁용이랑 이웃 부족이랑 만나서 '여~ 잘 지내냐?'하는 하카도 있다. 상황에..
취미생활 1. 대부 테마곡을 쳐보고 싶어서 부모님 집에 굴러다니는 우쿨렐레를 보쌈해왔다. 일년쯤이면 얼추 마음에 들게 칠 수 있지 않을까? 괜찮으면 기타든 만달린이든 사서 연주해주마. 캬캬캬. 피아노 말고는 쳐본 악기가 없어서 기타류는 첨인데 어쨌든 악보를 볼 수 있고 코드 개념을 알고 있으니 시작이 쉽긴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별거 한 것도 없는데 손꾸락 피부는 아프구나. 그보다 피아노 치다가 우쿨렐레 해보니 이 쪼잔한 음역대 어쩔? 그래서 첫줄을 베이스줄로 바꿨다. 아무리 그래도 G3까지는 내려가야하지 않겠니. 그렇다고 기타를 치기엔 손이 작고 손가락이 너무 짧다ㅠㅠ 리코더도 하나 사려고 한다. 알토로? 얘 음역대도 겁나 쪼잔. 그래도 대부 왈츠 부르겠다고 트럼펫을 시작 할 수는 없자나. 오보에랑 클라리넷도 좋..
오케스트라 소개 마음에 드는 오케스트라를 또 찾았다. 언젠가 직접 가서 보고 듣고 싶은 오케스트라가 두 개 있는데, 둘 다 너튜브에서 찾았다. 새 시대에 맞게 좋은 음질과 촬영을 해서 공연을 일부를 완전히 공개하는 오케스트라. (베를린필처럼 3분씩만 올리지 않는다.) 그리고 두 오케스트라 모두 굉장히 젊다. 그게 또 왠지 마음에 든다 이겁니다. 하나는 몇 년 전에 찾았고, 실제로 여행 계획도 세웠던 (결국 못 갔지만ㅠㅠ) 스페인 라코루냐 지역에 기반한 오케스트라 신포니아 드 갈리시아고, 하나는 얼마전에 찾은 데니쉬네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다. 둘 다 굉장히 마음에 드는데 특장점도 다르고 연주하는 곡의 스타일도 다르다. 갈리시아 오케스트라는 관악기 파트가 굉장히 잘하고 리듬감도 굉장히 좋다. 그래서 그런지 아님 그냥 지휘자 취..
눈알 배우 눈빛이 좋다는 배우들이 있다. 보통은 눈이 촉촉하거나 뭐 그런 류를 이야기하더라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눈알이 원래 촉촉한 케이스가 아니라 눈으로 감정표현을 하는 배우인데 이런 배우 많지 않고 무엇보다 이걸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 사람들이 이걸 모른다는 걸 어떻게 알았냐면, 눈에 촛점 없는 배우가 있는데 사람이 눈에 촛점이 없는 상태로 연기도 하고 예능에도 나오고 광고에도 나오는데 모르더라고 ㄷㄷ 내가 촛점없는 3대장이라고 부르는 배우 셋은, 이상하게도 모두 남자배우에 비슷한 나이대이고 3대장 모두 응답하라 시리즈에 나왔다. 그리고 세 명은 각각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바보(?) 역할을 했다. 나는 그래서 사람들이 그 기이한 느낌이 어디서 오는지 아는 줄 알았다. 근데 내가 말하기 전까진 모르더만...
정신나간 제목 ; 알 파치노의 은밀한 관계 알 파치노 영화 마라톤을 아직도 하고 있다. 안 봤던 것도 보고 있고 봤던 걸 또 보면서 덕심을 폭발시키고 있지. 그리고, 이번에 새로 본 것 중에 '알 파치노의 은밀한 관계'라는 영화가 있다. 이건 뭐 보지 말라고 하는 제목 아니냐. 배급사가 안티여 뭐여. 이 할배가 올해 여든인데 아무리 알 파치노라도 70대 후반에 찍은, 무려 그레타 거윅이랑 놀아나는 영화라는 뉘앙스를 풀풀 풍기는 영화를 누가 보겠어. 심지어 그거에 혹해서 영화를 본다면 개쌍욕하면서 중간에 나올 것 같은디. 여튼 이 영화의 원제는 험블링 The Humbling이다. 영화를 보고 나니, 겸손한 험블이 아니라 하찮은 험블이다. 원작 소설을 봐야 정확히 알게 되겠지만 ㅋㅋ 언듯 듣기로는 작가의 분위기나 태도가 별로 읽고 싶지가 않음. 주인..
그 남자의 여자 feat 캐릭터 빌딩 히트(1995)는 남자 영화다. 총질을 해서가 아니라 서사가 남성중심이고 캐릭터도 주로 남자만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제도 남자들의 일, 의리 이런 류다. 주인공도 남자 두 명이고... 사실 이런 남자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를 주의깊게 보는 편은 아니다. 여자는 남자캐릭터를 보여주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약간 스머프의 스머페트같은 존재? 남성성만 있는 스머프 세상에서 여성성을 갖고 있는 스머프는 캐릭터 자체가 여성이 된다. (그니까 스머페트는 여장남자일수도 있다는 거임. ㅋㅋ) 찌찌랑 보지만 있다면 성향이나 성격같은 캐릭터 따위 필요없음. 보통 남자 영화에서 여자는 그냥 남주랑 자는 여자일 뿐이고 나는 그런 거에 별 불만이 없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그딴 거 신경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