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594)
돌고 도는 덕질 with 알 파치노 노멀 피플에서 빠져 나오려면 다른 걸 봐야 했다. 그래서 다른 틴무비도 보고, 재밌는 연애물도 보고, 야시시한 만화책도 좀 보고 했는데 결국 다시 노멀 피플로 돌아가서 뭔가 특별한 게 필요했다. 건너뛰기를 하거나 1.2배로는 볼 수 없는 것. 오로지 배우의 연기와 대본, 아주 단순하고 기본적인 연출 기법만 쓴 영화. 그래서 오랜만에 대부랑 아라비안로렌스를 보려고 했다. 근데 대부 1만 보고 노멀피플에서 빠져나옴. 거참... 무시무시한 영화구먼. 문제는 대부를 보면 알 파치노 퍼레이드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2, 대부3를 당연하고 독데이에프터눈, 스카페이스도 봐야 하고 프랭키와 자니도 보고 애니기븐선데이, 히트, 여인의 향기, 대니 콜린스도 보고 이것저것 오만걸 다 봐야 한다. 아직 못 본 아이리쉬..
틴무비를 빙자한 수다 1. 결국 노멀피플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2시간만에 1/3 이상을 읽었지만 더 안 읽기로 했다. 소설을 읽으려고 한 이유는 주인공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어서 였는데 소설은 너무 장황하게 주절대고 유치하드라. 실제 보고 싶은 장면이 나오기 전에 멈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이건 원작의 문제라기 보다는 배우들 피지컬 + 연출 스타일 때문에 내가 상상했던 것들이 너무 어른스러웠던 게 문제인 것 같다. 결론은,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오긴 했는데 정서는 (배우의 연기력과 나의 상상력 덕분에) 드라마가 훨씬 풍부하게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사건이나 대화의 배열을 바꾼(=정리한) 것도 마음에 든다. 2. 내가 영화 콜미바이유어네임을 못 봤다. 말그대로 못 봤다=볼 수가 없었다. 틀어놓고 도저히..
노멀피플과 빌어먹을 세상따위 1. 내가 최근 몇 년동안 미쳐서 본 영상물이 세 개 있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 토르 ; 라그나로크, 노멀 피플 그리고 좀 전에 깨달았는데 세 작품 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캐릭터가 나온다. 빌어먹을 세상따위는 우울증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꽤 디테일하게 다루고 사실상 '일련의 감정(혹은 무감각)'이 주제이자 소재라고 할 수 있다. 토르엔 알콜중독자(발키리), 양극성장애(헐크), 오이디푸스신드롬+대디이슈(로키)... 이후 엔드게임에서 토르는 외상후스트레스 장애+극렬한 우울증에 걸린다. 내가 이 세개 시리즈에 걸쳐 토르에 얼마나 미쳐있었는지=_=ㅋ 노멀 피플 여주는 자해+자학적 성향이 있고, 그나마 멀쩡해 보이던 남주는 중간에 우울증+공황장애를 겪는다. 거의 정신병에 두들겨 맞는다고 할 수 있져. 애초에 ..
노멀 피플 웬종일 틀어놓는데,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다. 경고) 스포일러 겁나 많음. 일단, 딱 내가 좋아하는 러브스토리다. 두 찐따가 찐따같이 굴면서 찐따같이 사랑하고 찐따같이 행동해서 서로 상처 주고 상처를 받는 이야기. 나는 다른 사람이 반대하고 가로막아서 연애가 안되는 이야기엔 흥미가 없고 '서로 너무나 사랑하지만 자기 자신 때문에 관계를 망치는 연애스토리'엔 환장한다. 그러다 헤어지고 '난 쓰레기야 잉잉' 하면서 등신같이 굴면 더 좋아함. 마음이 찢어지는데 왠지 더 좋음=ㅠ= 섹스앤더시티에서 사만다가 스미스랑 헤어지는 이유가 '나는 너를 정말 사랑하지만, 나는 나를 더 사랑해서 나의 본성을 죽이고 살 수는 없다'는 거였고, 어쨌든 스미스랑 헤어지는 건 마음이 아픈 일이었기 때문에 스트레스성 폭식을 하는 ..
드라마 세편 1. 모던 러브 좋다. 게 중 두 개는 특히 더 좋았다. 사연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 모든 이야기가 특정한 방식으로 훈훈하긴 하다. (라디오 사연같은 느낌이 있다.) 그래도 재밌게 봤다. 2. 보건교사 안은영 되게 웃김. 정말 오랜만에 한국드라마를 폭소하면서 봤다. 그러나 이게 한국 사람이 흔히 즐기는 개그인지는 모르겠음. 듣자하니 이경미 감독이 원래 이런 개그를 잘 친다고 한다. 전작 중 홍당무는 본 것 같기도 하고 안 본 것 같기도 한테 홍당무 얼굴 외에는 딱히 기억나는 게 없으니 봤어도 좋게 보진 않았던 모양. 보건교사 안은영도 엄청 웃긴데 서사나 캐릭터가 좋진 않다. 특히 좋았던 장면 *스포일러* 고삐리들이 자살하겠다고 단체로 벌건 얼굴로 웃으며 옥상으로 질주하는 장면. 역시 벌건 얼굴로 웃으며 (..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하고 밀리언스를 봤다. 백인이 우글우글한 드라마 두 개를 내내 봤더니 바나나가 되는 줄...이라고 하기엔 이젠 백인뽕이 안 먹히네. 1.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 도무지 입을 다물지 못하는 여자의 이야기. (음?) 대충 헤시태그로 요약과 감상을 겸하자면, #60년대 미국(뉴욕) #유대인 #스탠드업 코메디 #중산층 여성의 독립 #미묘한 페미니즘 이 정도. 그리고 이 중에서 미묘한 페미니즘을 좀 더 풀어보면 대략 이러하다. 1. 미세스 메이즐은 교수 아버지와 부자 어머니를 둔 여자인데 어차피 가정주부를 할 것이지만 돈이 있으므로 대학에도 가서 세상 쓸데없는 러시아문학도 전공하고 졸업했다. 이 와중에 실패라는 걸 경험해본 적이 없는 이 여자는 부자 부모를 둔 미스터 메이즐을 만나서 결혼을 ..
평론 혹은 비평이 산으로 갈 때 뮬란 평론과 주호민이 한마디 한 것을 보았다. 정확히는 헤드만 봤다. '현실적이지 않은 무협 액션'이란 헤드를 봤고, 주호민은 '시민 검열' 뭐 이런 소리를 했드라고. 이게 뭐, 전형적인 논점은 없고 괜히 이 꼬라지가 보기 싫어서 혹은 감정이 상해서 뭔가 말을 해야겠는데 딱히 아무 생각없을 때 나오는 징징거림이라고 볼 수 있슴다. 일단 영화 평론은... 평론가도 취향이 있고 주변 사회 환경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니까 당연히 작품 자체만을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애초에 작품만 평가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는도 잘 모르겠고, 특정 시대에 특정 작품이 나오는 걸 테니 작품의 시대상이나 사회상을 평론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겠음. 그래서 보통의 정서나 시대에 안 맞는 작품이 나왔을 때 욕을 바가지로 먹일 수도 있는 거고..
한국인은 왜 그럴까 한국사람은 타인과 만나거나 무리지어 모이는 걸 좋하고 그럴 때마다 뭔가를 먹는다. 나도 먹는 건 좋아하고 나도 친구들 만나면 대체로 식사를 같이하는 전형적인 한국인이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당연히 이런 활동을 하지만 한국 사람은 그게 좀 심하다. 한국에선 교회든 절이든 예배하면 끝나고 밥 먹는다. 밥 먹고 목사나 신도들끼리, 혹은 전도사끼리 혹은 전도사랑 목사끼리, 전도사랑 신도끼리 또 밥을 먹기도 한다. (위장이 몇개여.) 등산 모임은 산에 가는 길에 먹고, 산에 올라가서 먹고, 산에서 내려오면 또 먹는다. 등산만 그러냐. 대부분의 단체운동이 대체로 이런다. 운동을 하려고 모이는 건지 먹으려고 모이는 건지를 모르겠지만 하여간 계속 뭔가를 먹는다. 각자 먹지도 않고 항상 나눠먹는다. 집회 할 때도 그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