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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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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승리 나이가 들면서 꼰대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비슷한 경험이 반복되면 그게 마치 정답(혹은 진리)처럼 느껴지는데 그걸 '나는 정답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의 삶이란 거기서 거기인 경험이 반복되는 총합 같은 거다. 한 사람이 경험하는 영역은 그다지 넓지가 않아서 그렇게 내가 사는 좁은 세상에선 내가 제일 똑똑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나도 대략 '기획과 계획과 실행'으로 이어지는 일을 꽤 오래 했기 때문에 대충 그게 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한다는 건 아니고, 대충 어떻게 해야 기획과 계획과 실행이 되는지 그 구조를 알고 있고 그게 성공하거나 잘 되려면 최소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내가 안다고 그걸 하느냐하면 그건 아니다. 지식을 갖고 있는 것..
취미생활 1. 대부 테마곡을 쳐보고 싶어서 부모님 집에 굴러다니는 우쿨렐레를 보쌈해왔다. 일년쯤이면 얼추 마음에 들게 칠 수 있지 않을까? 괜찮으면 기타든 만달린이든 사서 연주해주마. 캬캬캬. 피아노 말고는 쳐본 악기가 없어서 기타류는 첨인데 어쨌든 악보를 볼 수 있고 코드 개념을 알고 있으니 시작이 쉽긴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별거 한 것도 없는데 손꾸락 피부는 아프구나. 그보다 피아노 치다가 우쿨렐레 해보니 이 쪼잔한 음역대 어쩔? 그래서 첫줄을 베이스줄로 바꿨다. 아무리 그래도 G3까지는 내려가야하지 않겠니. 그렇다고 기타를 치기엔 손이 작고 손가락이 너무 짧다ㅠㅠ 리코더도 하나 사려고 한다. 알토로? 얘 음역대도 겁나 쪼잔. 그래도 대부 왈츠 부르겠다고 트럼펫을 시작 할 수는 없자나. 오보에랑 클라리넷도 좋..
한국인은 왜 그럴까 한국사람은 타인과 만나거나 무리지어 모이는 걸 좋하고 그럴 때마다 뭔가를 먹는다. 나도 먹는 건 좋아하고 나도 친구들 만나면 대체로 식사를 같이하는 전형적인 한국인이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당연히 이런 활동을 하지만 한국 사람은 그게 좀 심하다. 한국에선 교회든 절이든 예배하면 끝나고 밥 먹는다. 밥 먹고 목사나 신도들끼리, 혹은 전도사끼리 혹은 전도사랑 목사끼리, 전도사랑 신도끼리 또 밥을 먹기도 한다. (위장이 몇개여.) 등산 모임은 산에 가는 길에 먹고, 산에 올라가서 먹고, 산에서 내려오면 또 먹는다. 등산만 그러냐. 대부분의 단체운동이 대체로 이런다. 운동을 하려고 모이는 건지 먹으려고 모이는 건지를 모르겠지만 하여간 계속 뭔가를 먹는다. 각자 먹지도 않고 항상 나눠먹는다. 집회 할 때도 그랬을 ..
잡담 0. 여전히 마스크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_= 1. 건너 건너 마스크 생산업체를 아는데 마스크가 몽땅 공적 마스크로 빨리는 모양이다. 이 대박 찬스에 대박을 못 내고 있으니 사장은 당연히 속에서 천불이 나겠죠. 특히 초창기에는 24시간 기계를 돌렸는데 매번 (그러니까 사실상 24시간 동안) 공무원이 와서 기계가 마스크 만드는 걸 (공장 직원과 함께) 보고 있다가 마스크가 나오면 냉큼 집어 갔다고 한다. 정작 공장 사장은 마스크를 만지지도 못하고 기계가 뻗으면 기계만 고쳤댐 ㅋㅋ 여튼 이 사장님의 일기(=SNS)를 보면 개발새발 짜증나 미치겠네 피곤해 죽겠네 니들(=정부)은 뇌가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왤케 멍청한 거야 하면서 제대로 미쳐가고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박찬스를 목전에 둔 자본가의 이익욕..
수다 1. 아니, 근데 도대체 화장지는 왜 싹슬이 하는 건지 모르겠네. 코를 많이 풀어서? 응아를 많이 해서? 평소 휴지를 잘 안 써서 그런지 뭔가 이해가 안 간다. 2. 누군가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 건 온 세상이 똑같고, 진짜 인간은 거기서 거기구먼. 초기에 한국에서 악착같이 우한폐렴이라며 중국에 책임을 씌우고 싶어하는 것, 지금은 특정 종교에 책임을 지우고 싶어하는 것이나 유럽이나 북미에서 동양인에게 혐오를 씌우는 게 다르지 않다는 걸 왜 모르지. '우한폐렴', '신천지코로나'하던 입으로 '선진국 별거 없네, 인종차별이나 하고'하는 태도가 뭔가 폭소를 불러 일으킨다. 3. 국가 이미지란 게 의외로 돈이 많다고 좋아지거나 유명하지는 게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중동에 돈 많은 나라 좀 ..
몸은 대다나다 한 이틀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받았더니 삼일 째에 턱이 돌아가버렸다. 정확하겐 한쪽은 빠지고 한쪽은 끼어서 조여진 거지만... 원래 턱관절이 안 좋았는데 20대 중후 반 이후로 약해서 그렇지 통증이나 과한 틀어짐은 없었는데 지금은 가만히 있는데도 살짝 돌아가있고 통증이 굉장하다. 나는 우울증이 중증인 편이지만 내 입으로 말하기 전에는 대부분은 모른다. 일단 우울증이 뭔지를 몰라서 그러는 것도 있고 우울증이 뭔가 '시종일관 우울한 병'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사람이 힘든 일이 있으면 시종일관 우울할 수도 있다. 우울은 자연스러운 감정입져. 우울증의 가장 큰 증상은 무기력이다. 몸도 축축 처지고 안 움직여지고 감정적으로도 만사가 다 귀찮아지면서 감정을 잘 못 느끼게 된다. 초기엔 분노나 짜증 우울 등이 있기..
별일 없이 산다 1. 레알 다이나믹 코리아. 종교로 퍼진다는 것도 웃기지만 분명히 증상이 있고 아팠을 텐데 그 와중에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는 게 참. 문득 진짜 골수라면 코로나가 뭔 쌈사먹는 건지도 몰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온 세상이 들썩들썩 해도 내 귀에 안 들리면 끝이거등. 몸살감기로 병원갔는데 '의사놈이 돈에 뒤집혀서 무슨 바이러스 검사를 하라고 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는 거다. 우리나라 사람들 뻔질나게 병원 드나드는 거에 비해 만날 의사가 돈만 밝힌다고 욕하는 것도 웃기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어차피 보험료에서 나가니까 필요없는 검사나 입원을 하는 것도 흔히 있는 일이고. 여튼 이나마나 대응을 한 것도 메르스를 경험한 덕에 지역마다 음압격리실이 생겨서 했던 건데 환자가 이렇게 늘어나면..
피곤 뭔가 인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는데=_= 한달쯤 전엔가 외국에 나가는 게 꿈인 친구가 물었다. '가봤던 나라 중에서 인종차별이 제일 심했던 나라가 어디였어요?' 나는 한국이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한국 빼고래. 왜 빼. 한국이 제일 심한데. 내가 당한 것만 인종차별이고 내가 하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서? 인간에 더이상 실망할 것도 없지만 밑도 끝도 없는 한심스러움이 피곤하다. 어떤 주둥아리가 미개함에 대해 떠드냐. 내가 보기엔 되도 않는 인종차별이 제일 미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