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권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38)
단상 1. '유명세가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게 아니라 원래 그 사람이 갖고 있던 것을 표출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톰 행크스가 말했다. 부자라 갑이라 갑질을 하는 게 아니라 원래 그런 인간일 가능성이 크다. 가난해서 혹은 약자라 을이라 갑질을 못한다기보다는 가난이 그 사람이 가진 성향을 억누르는 것이다. 사실 이런 성향은 어디서든 어떻게든 드러나게 되어 있다. 나보다 잘나고 돈 많고 강한 사람이 늘 어디에나 존재하듯, 나보다 못나고 돈이 없고 약한 사람도 늘 어디에나 존재한다. 2. 아들을 만들기 위해 둘째 마누라를 들이거나 딸이라서 애를 입양 보내는 건, 시대와 상관없다. 그냥 그런 인간들이라 그렇다. 차별을 하는 사람들은 그냥 원래 그런 인간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게 인종에 기반하든 성에 기반하든 자본에 ..
소셜 포지션 이걸 뭐라고 번역해야 하나, 사회적 위치? 계층? 계급? 이젠 법적으로 계층과 계급이 없지만 사회문화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계층과 계급이 아직 남아있는 현실에서 필요했던 단어... 물론 운동권은 여전히 계층과 계급이란 말을 쓰긴 한다. 하지만 의외로 권력, 계층, 계급이란 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은 특권층이 그러더라고? 사실 특권도 전통적인 특권과는 다른 게 자기가 가진 포지션과 특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소셜 포지션이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남자고 나이 많고 백인이고 돈이 많아서 무조건 권력이 넘치고 사람들이 꼬이는 건 아니라는 거임. 이건 권력이 내가 소유한 고유한 물건이 아니라 남에게 얻어오는 거라 그렇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권력을 부여하지 않으면 나는..
인권에서 특권이란 대단한 게 아니다 섹슈얼리티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 인간의 정체성이나 사고방식이 다 제각각이듯 성에 대한 접근법이나 성적 정체성이나 지향성도 제각각이다. 이상적으로는 그렇다. 인간은 사회 안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으며 성장하고 여기서 벗어나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 여행이나 유학, 이민 등을 통해 이 문화권에서 저 문화권으로 옮겨가거나 경험하는 일은 있어도 결국 어떻게든 사회 속에서 다른 인간과 관계하고 영향을 받으며 살 수밖에 없다. 제 아무리 독립적인 인간이라도 여기서 벗어날 방법은 거의 없다. 그러니 정체성은 대체로 사회 내에서 형성이 된다고 봐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른바 타고나는 성격(혹은 성질)이 아무리 제각각이라고 해도 그걸 표현할 때는 그 사람이 몸 담고 있는 사회문화적 언어로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섹슈얼리티 얼마전에 월경박람회랑 월경페스티벌 포스터를 봤다. 여성행사로서 월경은 자극적이기도 하고 나쁘지 않지만 인권행사로 봤을 땐 좀 철이 지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 근데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아직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여튼 여성주의가 생물학적 여성을 벗어나면서 성과 관련하여 무지하게 많은 단어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주로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한국에 수입되는 식인데 유럽에서도 성평등운동이 있지만 미국처럼 섹슈얼리티에 집중하는 것 같진 않다. (이를테면 '시스젠더'라는 단어가 흔히 쓰이는 상태는 아닌 것 같으다. 그렇다고 미국에선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한국은, 섹슈얼리티가 정확히 무슨 뜻인데? 하는 사람도 많은 상태인 것 같다. 섹슈얼리티는 성에 기반한 정체성이다. ..
인권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날 때부터 권리를 갖는다. -고 근현대인은 생각했다. 근데 여기에도 순서가 있었다. 정치 사회적으로 보면 시민권을 가진 남자 어른이 먼저 모두 평등한 권리를 가졌고 다음에 여자 어른도 껴주고 그다음에 애들도 좀 껴주고 하는 식이다. 문화적으로 보면 돈 있고 교양 있는 사람이 먼저 권리와 권력을 누렸고 그 밑으로 계속 등급을 나눠서 단계적으로(혹은 차별적으로) 권리와 권력을 누릴 수 있었다. 시민권을 안 가진 사람, 정상이거나 평범하지 않다고 고려되는 사람은 아직 이런 평등권을 못 누린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모든 나라에서 그렇다. 그래서 나는 천부인권은 개소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문학과에서 왜 이딴 걸 가르치는지 근본적으로 이해를 못한다. '우리의 소원이 천부인권'일 수는 있지만 이건..
'여성'주의, '페미'니즘, '여성'부? 인권운동엔 다양한 분과가 있다. 노동자를 위한 노동인권(여기서 또 세부 직업군으로 내려간다), 아동이나 청소년을 위한 아동 청소년 활동과 인권운동도 있고 성소수자를 위한 인권운동, 한국인이 특별히 더 싫어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법시스템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재소자 등)를 보호하는 운동도 있다. 여성운동, 페미니즘, 여성주의 등 여성을 위한 운동의 타이틀에 여성이란 단어가 들어있는 이유는 이렇게 단순하다. 여성운동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법적 권리나 사회적-문화적 지위가 낮다고 보고 생각한 사람들이 시작한 정치적 활동이고 그래서 여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뿐이다. '이제는 충분히' 성평등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페미니즘을 여성'만'을 위한 운동으로 읽을 수는 있겠지만 이제 여성주의는 '성평등'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