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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지하다

오늘도 평화로운 뉴질랜드

오늘의 덕질은 하카. 

하카는 뉴질랜드 전통 의례 혹은 의식이다. 근디 내가 알기론 폴리네시안 지역(문화)엔 거의 다 비스무리한 의식이 있다. 이름이 다르긴 하겠지. 참고로 제이슨 모모아는 하와이안인데 폴리네시안으로서 종종(자주?) 여러 섬들의 하카를 섞은 것으로 보이는 하카를 한다.

마오리의 하카도 종류가 여럿있는데 디테일은 잘 모른다. 처음 접한 건 올블랙 럭비팀이 한 하카. 이게 제일 유명하기도 하고, 요 하카가 전쟁용 하카라고 한다.

 

 

뉴질랜드 대표팀을 올블랙이라고 부른다. 그 중에서도 뉴질랜드 럭비는 만년 월드챔피언이라 럭비를 하는 나라에서는 뉴질랜드 하카도 덩달아 많이 보게 됨. 올블랙이 주로 하는 게 두 가진데 링크한 전쟁용이랑 이웃 부족이랑 만나서 '여~ 잘 지내냐?'하는 하카도 있다. 상황에 따라 두 개를 번갈아 하는 모냥. 어쨌든 기본적으로 하카를 한다는 거 자체가 상대방을 자신의 적수로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에 존중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결정적으로다가 전쟁용이라지만 전투를 하지 않고 하카만 하고 끝나는 게 진짜 이기는 거램.

 

남자만 하냐고? 그렇지 않고요. 여자도 합니다. 내용이 같더라도 스타일이 조금 다름.

 

처음 봤을 때부터 굉장히 좋아했는데, 일단 뉴질랜드 대표팀이 국제 경기에서 뉴질랜드 원주민의 전통문화 의식을 하는 게 좋았고 그걸 마오리만 하는 게 아니라 인종과 상관없이 구성원 모두가 하는 게 좋았다. 하카는 전통적으로 마오리의 문화이지만 이젠 뉴질랜드의 문화가 된 것이다.

일이년에 한번은 하카 퍼레이드를 해대는데 왠지 마음이 훈훈해진단 말입니다. 하카에서 나오는 에너지나 리듬이 좋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 안의 테스토스테론이 하카를 매우 좋아함=ㅠ=ㅋ

 

 

훈훈하구먼.

하카의 내용도 의례에 따라 내용이 다르고, 결혼식이나 생일, 장례식 등에서 하는 하카는 환영, 존경과 사랑, 기쁨과 슬픔을 담는다고 한다. 결혼식에서 하카는 주로 남편 쪽에서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 결혼식에서도 백인 남편이 마오리 신부를 위해 준비한 이벤트인셈. 신부가 왜 우는지 이해가 가면 정상인이고, 안 가면 이 블로그에서 나가주세요.

 

아직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뉴질랜드는 공식언어가 영어이고 일상생활에서 들리는 마오리어라고는 키아오라 정도이지만, 초등학교에서 마오리어를 가르친다. 그리고 뉴질랜드인은 기회가 되면 최대한 하카를 하는 걸 좋아하는 걸로 보이고(ㅋㅋ) 남녀를 떠나서 대충 다들 할 줄 아는 걸로 보이니 아무래도 학교에서도 가르치는 것 같으다. 물론 많은 사람이 올블랙을 사랑하니 경기 때마다 하카를 볼테니 그런 학습효과도 있겠지.

보아하니 하카는 올블랙이 원정경기 갈 때도 하고 돌아왔을 때도 하고 경기 할 때 응원석에서도 한다. 그리고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외국에 갔다가 돌아올 때도 하고, 플래시몹이 한창 인기였을 때는 실없이 남의 나라 광장에서 뉴질랜드인들이 모여서 하카 플래시몹을 하고 그랬다(고 한다). 뉴질랜드에서 사람들이 실없이 하카를 하고 있어? 지나가던 경찰이 끼어들어 같이 하카를 한다.

존경하는 선생님의 은퇴식이나 장례에서 학생들이 하는 것도 봤고, 아래 영상은 2년 전엔가 크라이스트처치에 소재한 모스크가 테러를 당했을 때 현장 앞에서 한 인근 학교 학생들의 하카다. 혼자 와서 한 사람도 있고, 다른 학교 학생이 와서 한 것도 있고, 이런 저런 모임에서 모여서 한 것도 있다.

 

 

왠지 타이카 와이티티는 하카를 안 할 것 같음. 과연 이 인간이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면서 쿵쿵거리는 걸 할 것인가. 투머치테스토스테론이라고 할 것 같기도 하고 분위기 자체가 와이티티랑은 안 어울린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지만... 의외로 럭비게임을 보면서 시작할 때마다 하카를 해대는 매니악일 수도.

 

하카를 왜 보기 시작했냐면, 한국 군악대가 외국에서 공연한 영상이 추천에 떠서 봤는데 난 군악대는 별로거등. 일단 음악인데 음악으로 안 느껴지고 뭔가 음악이나 퍼포먼스가 절제되고 그런 걸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그게 별로다. 내가 군인을 절제된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느끼질 않아서 그런 듯? 그리고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다. 눈길을 잡아놓질 못한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한국 군악대는,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엄청 여성스런 언니들이 엄청 여성스런 옷을 입고 방끗방끗 웃으면서 춤을 춘다. 굉장히 이상허다. 그렇다고 남성성이 엄청 대비되는 것도 아닌게, 전통군악대의 퍼포먼스나 옷이나 악기 같은 게 딱히 엄청 남성적이진 않거든. 그니까 남성성과 여성성의 대비같은 건 아니고, 그냥 군악대가 공연을 하는데 뜬금없이 여성성의 화신같은 걸 끼얹는 형국인 느낌. 백번 양보해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부채춤이나 칼춤은 그렇다 쳐도 무슨 나비옷 같은 걸 입고 휘적거리는 건 무언가. 예쁘지만 이상하다고.

 

결정적으로 얼마 전에 써 놓은 옛날 영화들 리뷰가 저장이 안되어 있었다. 또 쓸 기력은 없고 스트레스는 풀어야겠고 이럴 땐 하카를 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