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북이 하도 벅벅대서 싹 밀어버렸음. 원래 하던대로 포맷이 안되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충동적으로(실험삼아 한게 진짜 되버림) 다 밀어버렸다. 내 블로그를 검색해서 들어와야 했고, 자동저장되어 있는 비번으로 모르니 거쳐거쳐 (설정해놓은 이메일 비번도 까먹음) 겨우 로긴. 잊고 있던 비밀번호 변경하는데 며칠 걸리겠구만.
-글고자는 벗어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식당을 때려치우기로 했다.
둘이 상관관계는 전혀 없으나 (글고자가 되게끔 글을 안 쓴 내 탓) 왠지 식당을 그만두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아니고 이젠 식당에서 일하기 싫다.
내 심리상담사가 나보고 현실을 너무 냉철하게 인식하고 있어서 우울증이 심할 수도 있다고 했다. 허허.
내가 모든 정신승리를 혐오하는 건 아니다. '적당한' 정신승리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느정도가 '적당'한 건지를 모르겠다. 나쁜 예가 워낙 많아서... 차라리 안하고 사는 게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기도 하고=_=
-문학에서 한 권, 카페 창업관련 서적에서 한 권, 운동 관련 한 권. 진지하게 찢어발길까 싶은 책을 세권을 연달아 만남.
문학은 번역이 별로, 오타도 나옴. '문학'에서. 문학동네가 출판한 책에서.
창업관련 서적에선... 이런 책이 창업에 도움이 될리가 없쥬. 물론 책 읽고 창업준비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만은 이걸로는 카페 산업에 대한 이해도 안됨. 이 책을 기획한 사람도 이상하지만 저자는 또라이 아니면 허언증이 있는 모냥. 무슨 책에 내용이 없어 ㅋㅋㅋㅋ
운동관련 책은. 제발 운동책에 사진으로 대충 포즈만 때려 그리지 말고 메카니즘 좀 넣어라=_= 운동 모르는 사람이 그냥 따라했다가는 관절 다 나가겠다. (실제로 그런 삶을 살았음. 관절힘으로 평생을 살아서 관절이 망가짐.)
웃긴 책도 하나 읽고 있다. 뭔가 번역도 하다 말고, 편집도 하다 말고, 편집 디자인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본문. 제일 웃긴 건 본문 사이사이에 덧글이 있다. 편집자로 예상되는 사람이 자기 느낌(생각?)을 써 놓음. *진짜 미친거 아냐 ㅋㅋㅋㅋㅋ <-이런 식으로. 뭐지 이 책은. 좀 무섭다.
-조선일보에서 스파르타 독서교육을 주장하며 한석봉 어머니의 예를 갖다 붙였다. (껄껄) 다른 ㅍㅍㅅㅅ에서 한석봉 모친 훈육의 신화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의 논지를 까고자 했다. 왜 까고자 했냐하면 깐 게 한석봉이라=ㅠ= 긁적. 잘 모르는 한석봉에 대한 이야기를 한 건 좋다고 생각해.
난 스파르타 교육이 (한석봉같은) 찌질이를 만든다고 생각하진 않고 불행한 인간 혹은 가족을 만든다고는 생각한다.
내 피아노 선생이 가르치던 형제가 있었는데, 그 애들의 부모가 마침 재력이 좀 됐던 모양. 그래서 온 가족이 러시아로 옮겨가면서 피아노를 스파르타로 가르쳤댐. 어떻게 스파르타로 가르쳤냐하면 어린애 둘을 피아노 두 개 있는 큰 방에 넣어두고 하루종일 피아노만 치게 시켰다고 한다. 엄마는 문 밖에서 앉아서 애들이 못 나오게 지키고 있었고.
결과는요? 하나는 현재는 피아노 안하고, 하나는 피아니스트가 되긴 했는데 테크닉은 그럭저럭이나 음악성이 없음에도 대략 성격파탄자라 협연도 못하고, 지금 공연을 하는지 안하는지도 몰겠다. 엄마는 자살, 아빠는 애들한테 음악시킨 걸 후회한답니다. 애들한테 음악시킨 걸 후회할 게 아니라 그렇게 무식한 짓을 한 걸 후회해야지 않을깝쇼? 가족이 작살이 났음.
그래도 한석봉은 진짜 글씨 하나는 끝내주게 잘 쓰기라도 했지. (한석봉이 글씨 잘 쓴 게 꼭 한석봉 엄마 덕분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그렇다고 치고 말하자면) 뭐 하나라도 제대로 건지긴 한 거다. 다만 애를 스파르타로 잡는다고 뭐 하나라도 제대로 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거죠.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대도 애를 쥐 잡듯이 잡았던 게 한석봉 엄마만 있는 건 아니잖아?
애를 잡는 것과 재력은 사람이 어느 분야에서 능력을 갖게 해주는 조건같은 게 아님. 돈과 스파르타 학습이 보조수단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진 못한다. 결국 다 자기 할 나름인 거.
한석봉에 대한 변론을 좀 하겠음.
한석봉 시대가 하필 조선시대라 한석봉은 선비로써 글도 잘 쓰고, 유교 이론에도 정통하고, 정치도 잘해야 했다. 한 인간이 학자이기도 하고 정치인이기도 하며 문화소양도 높았어야 했는데, 한석봉은 시대와 안 맞게 문화소양 중에서도 글씨만 잘 쓴 거. 그렇지 못 한 인간을 좋은 자리에 앉힌 선조 찌질이론을 펼수도 있지만, 선조는 워낙 파격적인 등용을 많이 하기도 했음요. 선조 때 인물이 많은 이유가 있당께. 임진왜란 때 나름 공로가 있는 자니까 나름 괜찮은 자리 준 거지만 대차게 말아먹은 거. 그냥 시대가 그러했다.
몇년 전 한국에서 비슷한 예가 있었다. 연기도 잘하고, 나름 그 분야에서 존경받던 사람이 무뜬금 문화부장관이 됐는데 완장 차니 개또라이더라는 이야기. 조선과 다른 점은 우리시대는 연기자가 정치나 행정에 정통해야 하는 인식이나 요구가 없다는 거고, 같은 점은 시대를 초월해서 인사가 망하면 여러사람 골치 아프게 된다는 거. 조선은 그렇다치고 한국에선 왜 때문에 멀쩡한 사람을 병신 만드는 자리에 앉혔을꼬. 나는 둘이 연인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관심없음.
-역사학 전공 대학원생이 뭉쳐 만든 만인만색 네트워크라는 게 있다. 여기서 하는 팟캐를 듣고 있는데 유익하고 재밌다.
역사학이나 한국사, 기억이라는 이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들어보는 것을 권장함. 난 식민주의 역사학하고 이덕일 까는 걸 제일 즐겁게 들었다. 이런 이야기 할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속이 시원하기까지! 내 주변도 그렇고, 역사 '인식' 자체가 문제여.
하지만 내가 역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냥 재밌어서임. 옛날 이야기는 늘 재밌져. 조선시대 때는 역사 공부를 깊게 못하게 했댐. 왜냐면 넘나 재밌어서 다른 공부 안하고 역사책만 읽게 된다고. 난 이게 이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