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콘서트
좋았져. 당연히. 살면서 이소라 콘서트 한번쯤 가야 함.
밥 먹고 잠 잘자니 기분 좋고 컨디션 좋고 얼마나 좋나여.
난 정말 밥 먹으면 노래 안 나온다고 공연날 쫄쫄 굶고, 콘서트 때는 컨디션 안 좋다고 하는 인간들... 진짜 싫어함. 근데 내가 좋아하는 가수 중에 이런 인간이 많은 아이러니. 나이가 드니 그런 인간들 좀 한심하다. 한심해도 콘서트는 간다=ㅠ=;;; 음악 좋으니까... (나쁜 순환)
-백석우화
막판 10분엔 거의 오열. 예술가를 하기엔 나약했던 평범한 인간의 삶이란 눈물을 쏟게 만든다. 정말 마음이 미어터지는 줄ㅠ
예전에 친헸던 친구가 백석을 엄청 좋아했는데, 나는 백석 초창기 시만 읽고 딱히 왜 좋아하는지 몰랐거덩. 연극에서 북한에서 쓴 시, 동시, 수필이 나오는데... 엄훠. 정말 글빨이 기똥차네여. 문장이 넘나 좋은 것. 오랜만에 글을 보며 눈과 귀가 즐거웠음.
연극은 웃기고 슬프고 보기에 즐겁다. 음악이 있는 연극인데, 음악이 좋다기 보다는 음악 활용을 잘했다고 생각함.
기회있으면 꼭 보는 게 좋은데... 내 주변 인간은 안 보네=ㅠ=?
-백희가 돌아왔다.
웃기고 조금 슬프고 보기에 즐겁다 2
잘 만들었음. 출연진도 다 좋음. 대본도 즐겁고, 연출도 즐겁다.
근데 한번 빨강양말은 평생 빨강양말이라는 거여 뭐여? 라고 하는 주인공이 무색하게, 결국 캐릭터 본성이란 게 전혀 변하지 않고 끝까지 감. 18년 넘게 스토킹한 무서운 놈을 풀어주는 것도 무섭지만 재밌으니꽈여. 결론은 코메디.
-그동안 내가 글고자가 되었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거시 진짜로 증명 되었다.
느낌이 이상하다. 내가 글을 기똥차게 잘 쓰는 건 아니지만, 내 평생 글 못 쓴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번에도 글 못 쓴다는 말을 들은 건 아님. 그냥 내가 내 눈으로 확인한 거임.) 고졸로 출판사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도 오직 글을 쓸 줄 알아서였음. 내 밥줄의 절반, 내가 어디서 무시 안당하고 선생님 소리 듣는 건 오로지 글 덕분이었다. 근데 뭐 이런 건 다 관두더라도... 이게 피아노 못 치는 거, 운동 못하는 거랑은 다른 차원으로 온다. 운동이야 평생 못 했던 거고, 피아노는 이제 시작이니 잘 할 수 있을리가 없는 거고. 근데 항상 그럭저럭 중간 이상을 해왔던 걸 못하게 되니까 기분 엄청 이상함. 정말 뭔가 위기감도 느껴지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르타.
'그러게 쪼끔 재능있다고 깝치지 말고 갈고 닦으라고....'
내가 이런 말하고 다니는 인간인데. 뭔가 여러가지로 난감한 상황이로다. 물론 이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을 안다. 매일 쓰면 된다. 매일 한두시간 이상 쉬지 않고 글을 쓰면 글은 늘게 되어있다. (뭐든 늘게 되어 있음) 그래서 요즘 고민 중. 이걸 버릴 것인가. 아님 노력해서 다시 얻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