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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67

1. 일 시작했음. (한달 반)

2. 운전 시작했음. (한달)

3. 독립 했음. (일주일)

 

인생에 큰 변화가 일었는데, 일이야 업종이 다르다고 해도 사회생활을 오래했으니까 그럭저럭 할 만하고(내가 노가다를 좋아해서 더욱 괜찮음. 지금은 머리 쓰는 일 없는 게 좋다), 독립도 뭐 알아보고 이사하는 게 힘들었지 사는 건 편한데, 운전 때문에 돌아버릴 지경.

난 어쨌든 가난뱅이이므로, 가난뱅이 동네로 전세를 찾아왔는데 (30년 된 6층 아파트의 6층. 엘리베이터 없음. 주차공간 없음.) 주차가 나를 엿먹이고 있다=_= 차에 생기는 모든 상처가 주차로 인한 것. 남의 차도 긁어놔서 독립한지 일주일 밖에 안됐는데 돈이 겁나 깨지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벽에다 내 차를 아예 문질러버렸다. 상처도 깊고, 게다가 찌그러졌어 ㅠㅠ 되게 흉측한데 고칠 돈이 없다. 그보다 큰 돈 들여 고쳐봐야 얼마 안 가 또 그 짝이 날 것 같아서 못하는 거지만... 중고지만 차가 거의 새거였어서 지금 나는 모든 상처가 내가 만든 거라는 게 또 스트레스. 긁고 다니면서 조금씩이라도 운전이 느는 것도 아니고, 1년 안에 차가 걸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이유로 아침부터 짜증이 나서 화풀이로 만화 읽고, 드라마 보고 했더니 오전이 다 갔다. 이사 온지 얼마 안되서 할 일이 쌓여있는데 이딴 식으로 시간을 보내면 이따 저녁에 퇴근하고 오면 짜증이 더 심해질텐데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미 수백번 본 만화 드라마 보는 것보다 일기를 쓰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일기를 쓴다.

 

여튼, 요즘 정신없는 덕분에 서예도 못하고 피아노도 잘 못 친다. 운동은 신청해놓고 첫날부터 빼먹었고, 관절염은 좀 나아지고 있지만 약발이 너무 잘 듣는 건지 어쩐 건지 아프진 않은데 약에 내성이 안 생겨서 붓고 가렵고 장난 아니다. 여러가지로 해소를 못하고 있는데, 공부 문제도 있지. (왜 이렇게 하는 일이 많냐...)

공부야 다음 학기에 복학하고 그 다음 학기에 논문을 쓸 생각이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먹물 사이에 너무 오래있었더니 (그래봐야 1년 반) 일없이 부아가 치밀어서 살 수가 없었거든. 여튼 논문도 쓸 생각이고, 나중에 하려는 일도 결국은 먹물과 어울려야 하는 일이지만... 아니 물론, 계속 노동을 하며 살 수도 있긴 하지.

 

여튼, 살다보니 이 몸께서 운전을 다 하고 (평생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중에 하나. 지금도 이상하다. 60킬로그람짜리 인간을 옮기기 위해 몇백 킬로그람짜리를 끌고 다녀야 한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정신나간 짓인데다가 내가 뭐 꼭 차가 필요한 일을 하냐면 그것도 아니다) 아침부터 웬 아저씨가 문짝을 두들기며 차를 빼라고 하질 않나, 차 빼다가 차를 찌그러뜨려서 기분이 똥통에 들어가버린 것 하며...

이 따위 것도 새로운 경험인 것인가. 허어.

 

 

정초부터 블로깅 꼬라지 봐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