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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월동 준비

11월에 눈이 온다는 베를린.
뒷마당에 사과나무가 있다. 떨어진 사과를 먹어봤는데 무지하게 시다. 그래서 룸메이트가 잼을 만들기도 했었다.
나는 사과차를 만든다. 별거 있나. 설탕 넣고 사과 넣고 졸이면 사과잼이고, 설탕 넣고 사과 넣고 재어두면 사과차가 된다.
타 마실 때는 레몬하고 꿀 더 넣고 마신다. 레몬에 꿀이나 설탕 넣고 재어두면 레몬차가 되지만 너무 베이직해서 패스.
으흐, 몸 따뜻해져서 좋아. 재어둔 과일은 차로 마셔도 되지만 샐러드에 뿌려먹기도 한다. 파는 샐러드 소스는 맛이 없어서리...
생강도 사왔다. 껍데기 벗기기도 아까워서 씻어서 채 썰어서 레몬이랑 설탕이랑 꿀이랑 해서 재어놨다. 다음주에 개봉해야지. 역시 마실 때는 레몬이랑 꿀 더 넣고 마신다.

계피는 어디서 사는지를 몰라서 못 사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왕창 사서 수정과를 만들어서 마시고 싶은데, 계피가 많이 비싼데다 소량만 판다. 계피 사서 와인 넣고 글뤼바인도 해마시면 좋은데.
글뤼바인 만드는 법 : 와인 + 계피 + 기타등등 말린 과일, 레몬 등 넣고 싶은대로 아무거나=ㅠ=
글뤼바인이 북유럽식이면 남부유럽식 변형 와인은 샹그리아. 역시 레드와인에 좋아하는 과일 때려넣고 30분만 재웠다가 마시면 된다. 이렇게 쉬울 수가!!

돈 생기면 홍차 사서 밀크티 대량 제조 해서 마실테다. 냄비에 우유 넣고 홍차 넣고 진하게 우려내서 마시면 좋다. 필요하면 꿀이나 설탕 투하. 근데 우유는 따뜻해지면 달아져서 굳이 필요없다.
독일도 나름 괜찮은 홍차 브랜드가 있다. 로네펠트, 티게쉬벤트너 등등. 그 외에도 포숑이나 마리아쥬나 쿠스미 등 프랑스 산 차도 쉽게 구하고, 영국차는 말할 것도 없지 뭐. 한마디로 차가 넘쳐난다. 못 마시고 있을 뿐이지--;;
커피는 평소에 안 마시지만, 여기서 압력으로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신기한 물건을 보고 완젼 반해버렸다. 기계에 반해 일주일 내내 커피만 마셨네;;; 앞으로 아예 큰 놈으로 사서 애용해줄 생각이다. 커피도 뭐, 마시다 보면 맛을 알겠지.

생각해보면 씹는 걸 잘 못해서 마시는 걸 좋아한다. 거기에 겨울이 되면 덮밥이나 죽(스프)를 많이 해 먹는 편이니 겨울 되면 씹지는 않고 죄 마시기만 하는 셈. 하긴 여름에는 밥 안 넘어간다고 소면만 먹고 살았던 적도 있다. 많이 먹어서 살은 쪘는데 소면에 간장만 먹어서 영양실조 걸릴 뻔했음. 
베를린은 집 밖보다 집 안이 더 추워서 차라도 끓여서 다기를 끌어안고 있어야 좀 따뜻하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