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메갈리아가 메르스 이후로 나온 거잖아 ㅋㅋ 아니 왜 이걸 잊고 있었지. 이번에도 차별이 판이 치는데 뭐 안 나오나. 서로 중국인이네 일본놈이네 싸우는 꼴을 보고 있으면 같은 나라 사람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ㅠ-ㅋ 끼리끼리 잘 살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여성주의는 90년 대에 활짝 피었다가 그뒤로 팍 죽었다.
내가 입문한게 2003년 정도였는데, 시기적으로 내가 대충 3세대 여성주의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3세대 여성주의자로 끝났지. 내가 들어가니 없어졌다고도 할 수 있음. (내가 주식사니 쭉쭉 내려가더라 뭐 이런 농담이 있듯 나는 여성주의의 파괴왕이닷.)
앞세대 여성주의자는 대부분 엘리트였다. 서구문화와 여성주의의 이론을 맛 본 언니들이 이걸 대학으로 들여왔고 대학 위주로 퍼졌다. 이론교육이래봐야 저쪽 이론 갖다 붙인 거지만 행정적으로는 꽤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가족이랑 묶이긴 했지만 여성부도 생겼고 최소한 공공부처에서의 성차별이 '수치적'으로는 좋아지긴 했으니까. 하지만 문화적으로는 그 언니들도 '어르신'들이라 꽤나 보수적으로 살았다. 애가 우는 데도 꼼짝 않고 자는 남편을 보고 '남자는 인간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본인이 교수질하면서 독박육아를 했다는 사람도 있었지. 이 분은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땐 나도 어렸으니까. ㅎ
나는 엘리트가 아니기 때문에 보통 여성주의자와 친하지 않았고 지금도 별로 친하지 않다. 나의 출신 계층 때문인지 도저히 공감이 안 가는 부분이 있었고, 무엇보다 나는 여성주의를 인권의 커다란 틀 안에서 그 중 하나라고 볼 뿐이라 여성주의 쪽에서 인종차별자를 만나면 정말 짜증이 솟구쳤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당시엔 차별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안 받다 보니 본의는 그렇지 않아도 차별적인 언행을 쉽게 하고 그 내용도 촌스럽고 구린면이 있었다.
2천년대 들면서 자유로워진 사회분위기에 여성주의(와 운동권)이 와해되기 시작했는데 나는 특유의 엘리트리즘과 촌스러운 운동방식이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에게 그 모습이 그다지 같이 하고 싶지 않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오랜 시간 노력을 해서 세상을 바꾸는 데 성공했지만 그 바뀐 세상에 자신들의 모습이 맞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뭐, 대차게 꼴아박았지=_=
메갈이 나왔을 때 여성주의 시민단체나 학계는 거의 고사직전이었는데 내 생각엔 그 흐름도 잘 못 탔고 그쪽이 할 수도 있었던 역할을 이미 출판과 영상 산업, 행정부에 빼앗겨서 할 게 없었다. 정확히는 함께 할 무언가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지금도 뭐하는 있는지 모르겠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