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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낙타

동물 낙타가 좋다. 표정이나 걸음걸이 같은 것이 재밌어서 좋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오페라 아이다 공연 알바할 때 낙타랑, 코끼리랑 말이랑 직접 가까이서 봤다. 그 때 예민해져서 조련사에게 죽빵을 날린 게 낙타인 것 같다. 코끼리 오줌싸는 거 보고 깜짝 놀랬던 오페라 아이다 공연. 어린 새끼도 장난 아니었다. 근데 코끼리 새끼 짱 귀여움. 서커스에 있던 녀석이라 애교까지 짱이었다. 으허허허허. 코끼리 털은 엄청 두껍고 거칠었다.

하긴, 낙타만 딱 찝어서 좋아한다기 보다는 동물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다. 당연히 '인간보다 동물이 낫지 않나?'하고 생각하는 인간임.
동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동물은 자기 연민이 없다고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지 않는 점이 좋다. 멋있어. 꽤 웃기는 생각이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어쩔 수가 없다.


나에게 낙타에 대한 환상을 처음 심어준 사람은 이승환. 고등학교 때 간 이승환 공연에서 들은 붉은 낙타는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서, 마음이 아팠다. 몸도 아팠다. 이승환 공연에서 붉은낙타가 나온다는 얘기는 다같이 미쳐죽자의 절정이 되는 곡으로 전주만 들어도 미친듯이 뛰게 되는데, 그렇게 뛰고 나면 온 몸이 뻑적지근. 지금은 뛰지도 못 할 걸. 아침에 일어나면 목도 안 움직이는데 뛰긴 무신...에고에고.
붉은 낙타.


그래고 내가 좋아하는 지식채널e가 만든 내가 좋아하는 잘 만든 낙타 이야기.
지식채널e, 오직 그들만이 알고있다
그래서 낙타를 좋아하는 나는 이 지식채널e가 너무 좋았는데. 남들은 그냥 그랬던 모양이다. 낙타가 아니더라도 상징성도 있고, 이야기도 좋고, 곡도 좋은데 왜 그냥 그랬을까. 진짜 궁금하다. 어쨌든, 지식채널e 홈페이지에 가면 이 영상을 '관계'챕터에서 볼 수 있다. 난 그것도 너무 좋았다. 빠질하면 빠들이 참 별 쓸데없는 거를 발견하고 좋아한다. 근데 나는 그건 이해 못하고, 이런 걸 보면 좋더라. 낙타와 인간의 '관계'. 너무 좋은데, 이 것도 나만 좋은가.
덧붙여 지식채널 인사이동, 아직 잊지 않고 있다. 여전히 불만 많다. 


낙타라는 시도 있다. 신경숙이 쓴 거.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별과 달과 해와/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손 저어 대답하면서,/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별과 달과 해와/모래만 보고 살다가,/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길동무 되어서>
다른 시처럼 보기 편하게 타이핑 했었으나, 왜인지 이 시는 빡빡하게 읽는게 더 맞는 것 같아서. 물론 시집엔 띄어쓰기 잘 되어있다=_=



이쯤되면 역시 낙타에겐 뭔가가 있다!! 라고 우긴다. 역시, 나만 좋아하는 게 아니잖아~~
캥거루를 위하여(이강주)를 봤을 때, 나는 낙타가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이유라면! 나는 낙타가 되고 싶어...
음. 근데 돌고래도 좋고, 식물이면 더 좋다. ㅋㅋㅋ

......?? ?
근데 뭐냐, 이 연상퀴즈 같은 포스트는. 태그를 붙이면 한 10개는 나오겠네=_=
어쨌든 만날 낙타만 생각하면서 사는 건 아니고, 오늘 김광석 기일이고, 별 연관성없이 낙타도 생각나서. 그래서 김광석 노래는 하나도 없이 낙타 이야기만-.-???? 하긴 내가 언제부터 남의 기일 챙겼다고. 그냥 김광석 죽음하면 그가 죽었을 때 이소라가 참 많이 울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날 참 많은 사람이 울었지. 헐...마치 내가 거기 있었던 것처럼 말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