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봤다. (이제야!) 놀란 감독이 연출을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시나리오는 그닥이라 챙겨보진 않는다. 전형적인 성역할, 전형적인 찌질이, 전형적인 영웅. 항상 나옴=ㅠ= 여튼, 놀란 영화는 일단 틀어놓으면 항상 재밌게 보긴 한다. 그래도 다시 보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이번 건 또 보게 될 것 같다. 여기 나오는 로보트 때문에. 타스, 킵, 케이스. 세 개가 똑같이 생겨서 헷갈리긴 하는데 어쨌든 한 덩어리로 좋아함=ㅠ= 요 깜찍한 것.
아, 맞다. 원래 하려던 말이 이게 아니었지.
난 인터스텔라의 소스가 되는 서구식 사고방식이 영 웃긴다. '우린 지구가 소즁하지만 (편하게) 먹고 살려면 여길 최대한 빨아먹어야 해. 그 때문에 지구가 인간을 포함한 다른 생명이 살 수 없게 만들어도 어쩔 수 없어. 이건 우리가 (편하게) 먹고 사는 문제니꽈! 그리고 여기가 생명체가 살수없는 곳이 되면 다른 곳을 찾아 나서면 되징! 그걸 위해 기술력을 높여야징. 인간과 과학은 최고니깐!' <-이런 거=ㅠ=
-진짜 사나의 여군 구성원이 흥미로워서 보고 싶다. 근데 볼 수가 없다. 거기 나오는 진짜 군인이 너무 웃긴다=ㅠ= 그게 직접 보면 위압감이 느껴질 수도 있는데, 내가 원래 그런데서 분위기 파악 못하고 비실비실 웃다가 얻어터지는 타입이다. (교회에서 통성기도 할 때 믿음이 깊지 않은 사람도 사방에서 울어제끼니까 눈물이 나기 마련인데, 난 그런데서도 멀뚱멀뚱. 그냥 인간들 참 이상하다고 느낌.)
움직임도 절도 있다고 느껴지지 않고, 쓸데없이 번잡스럽다고 느낀다. 걸어와서 다리를 벌렸다가 팔을 올렸다가 다시 내리고 다리를 다시 모으고 다시 벌리고, 한손은 허리에 올리고... 하는 그 모든 동작이 위압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하는 건데 전시에 적한테 하는 게 아니고 아군 훈련병에게 그짓을 한다는 게 웃김=ㅠ= 이게 한국 군대가 좀 강하면 이게 이렇게 웃기지 않을텐데, 울 나라가 군대가 좀 여러나라에게 밥이잖아. 갔다온 사람한테도 좋은 소리 들어본적 없고, 그 서해에서 사고 났을 때 결론이 북한 군 잠수함이 북한에서 동해를 거쳐서 남해도 거쳐서 서해 깊숙히 들어와서 천안함을 침몰시키고 다시 서해에서 남해로 남해에서 동해로 유유히 빠져나가는 동안 해군은 손가락 빨고 있었다는 거 아냐. 아님 저렇게 훈련병 쥐잡듯이 잡고 있었겠지. 한국군이 미군 밑에 있는 거야 말할 필요도 없는 거고. 그리고 빨강 모자. 웃기게 생긴 모자를 눈이 안 보이게 눌러 쓰면 고개를 좀 들어야 하잖아. 그게 구령을 큰소리로 붙이는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는데 역시 웃겨보임.
결국 도대체 부끄러워서 볼 수가 없었다.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
-언젠가 어느 드라마 평론기사에서 (아마도 강명석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진 않음) '대본, 연출, 연기 삼박자가 맞는다'라는 말이 나왔다. 그 뒤로 오만데서 그 말을 쓰더라고. 그냥 드라마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이야기 할 때도, 영화 이야기 할 때도, 디씨에서도 카페에서도 여튼 모두 다 잘 갖다 붙이더만.
더블유에서 '맥락'이란 단어가 나오니까 이 단어가 더블유라는 드라마를 평가하는 단어로 다시 사용된다. 맥락이 있네 없네. 정확히는 맥락이 있고 없어서 재미가 있네 없네 하는 거. 근데 많은 경우가 단어를 영 아무데나 붙이고 있어서 웃김. 다른 것도 마찬가진데 이를테면 작법에서 나오는 '설명을 많이 하지 말라'같은 거. 그렇다고 설명을 해야할 때 설명을 안하면 안되거든. 설명을 잘 쓰면 되는 거. 무조건 설명이라고 욕하면 앙대.
더블유는 재밌게 보고 있음. 이 드라마 재밌는 게, 저 위에 세 가지를 빌어서 이야기 하자면, 대본은 그냥 그렇다. 구성력, 캐릭터는 별로다. 연출도 그냥 그렇다. 딱히 잘하지도 않고 못하지도 않고. 특히 액션 나올 때 되게 웃김. 총 쏠 때 '탕'도 아니고 '딱'소리가 나잖아. ㅋㅋ 연기도 그냥 그렇다. 잘하지도 않고 못하지도 않고. 난 이종석이 강철 캐릭터에 딱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무진장 이쁘게 생긴 건 알겠음. 이쁘고 비쩍 마르고... 한다 얻어 맞아도 안 아플 것처럼 말라서 액션이 넘나 가볍다. 뭐... 잘 생겼으니까.
내 보기엔 이 드라마가 다른 드라마보다 월등히 좋은 게 아이디어라고 본다. 여기에 약간의 설득력을 뿌림.
-가벼운 거 하니... 그 무슨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3G 애니메이션이 있었는데, 액션 애니메이숑인데 무게감이라고는 없는 액션이 내내 나오더만. 뭔지 기억이 안 난다.
무게감하면 종묘임. 이게 단순히 '위압감을 준다' 이게 아니라 건물이 되게 무거워보임. 엄청 크고 무거운 덩어리가 턱하고 내려앉은 느낌이 든다. 갠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mass를 느낀 건물은 종묘의 정전과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 뿐이다. 걷다가 그 건물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뭐가 가슴을 턱 친거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