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상사는 보다 말았다. 메이킹 보다 기대감 올 다운.
기억에 남는 건 지디가 3주 내내 '도대체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며 온몸을 베베꼬는 것과 하림. 노래하는 하림이 아님.
난 무도의 장기 프로젝트를 좋아하지만 이런 건 잘 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니까 흥행 말고, 퀄리티. 제작 기간이나 자금도 부족하지만 이런 건 한국인 특유의 빠짝해서 끝장내기 스킬로 해치울 수 있는데, 작가가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이나 감독이 연출을 준비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니까.
무도니까 이런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거고, 어쨌든 이런 시도가 나중에 멋진 걸 만들게 할 수도 있으니까.
시그널을 봤다. 1, 2회가 영 버티기 힘들었지만, 배우 이제훈의 뾰족한 코를 보며 버팀. 뭔가 엄청 매끈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울 나라 드라마 대부분 1, 2회가 좀 수선스럽고 왜 그러는지도 아는데, 이상하게 미스터리, 수사물은 더 보기 힘들다. 첫 회부터 반복되는 장면이 너무 많고, 주인공은 사연있고 정의감이 뻗치고, 나쁜 놈은 얼굴에 나쁜 놈이라고 써놓고 다님. 모든 재미를 죽여버리겠다!!! 이러는 것 같음.
이게 아무래도 언어의 문제도 큰 것 같다. 나쁜 놈을 시종일관 나쁜 놈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유치한 짓도 없다. 16회 내내 가난하고! 돈 없고! 빽 없고! 힘 없고! 그래서 당하는 거야!!! 이것도 좀.... 사회적 약자라는 개념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님. 약자와 강자라는 건 상대적이다. 그래서 아동학대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이야기가 더 재밌어. 서사적으로도 재밌고, 그게 더 현실적이니까 더 흥미롭기도 하다.
전체 서사도 그냥 그렇고, 사건 중에 재밌는 거 별로 없었고, 캐릭터는 진짜 되게 별로다. 되게 웃기지도 않는 성역할이-ㅠ- 김혜수 경찰시험 어떻게 패스함? 여자라 봐줬나? 보통 최초 여성인 경우엔 피지컬이 보통 여자보단 월등하고 남자 평균보다 좋은 경우가 많다. 육사 여생도 1기 신입생 졸업생 다 그랬음. 근데 서울 형사기동대 여성 1호 형사가 싸움은 커녕 매뉴얼 차 운전도 못해서 선배형사한테 연수받는다. 이건 여자라 무시 당하는 게 아니라 무시당할만 하니까 무시당하는 것 같은디. 그리고 첫사랑 살해당해 죽고 조카같은 애가 눈 앞에서 불에 타 죽었는데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따위 모르는 주인공. 이상해 ㅋㅋ
대본 구성은 좋은 것 같음. 연출도 그럭저럭 좋긴 했는데... 난 일단 한국 드라마 연출이 너무 느려서 보다가 숨이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말도 느려, 행동도 느려, 걷는 것도 느려, 뛰는 것도 느림. 미치겠는게 긴박한 장면은 슬로우로 반복해서 보여줘서 더 느려. 이런 연출이 수사물, 미스터리물에 맞는지 모르겠음. 현실적으로 러닝타임이 길어서 그렇다고 해도 그래도 느려.
친구가 량야방 노래를 부르다 부르다 내가 반응이 없자 아예 하드드스크에 량야방을 넣어 보내줌. (오가는 외장하드에 싹트는 우정.)
보긴 봤는데, 나는 권력 암투엔 재미를 못 느끼고, 브로맨스도 그냥 그렇다. 나는 왜인지 중국어가 언어로 안 들리고 소음으로 들려서 중국어 벽이 높을 줄 알았는데, 이건 또 그렇지가 않았다. 중국사람이 중국사람처럼 말 안하고 대만사람처럼 말한다. 하긴 세트, 복식을 포함한 미술의 색감도 전혀 중국답지 않다. CG는 한국 사람이 한 게 맞긴 한 듯.
여튼, 전혀 관심없는 거에 비해선 8회까진 봤는데, 연출 방식이 되게 한국식이다. 이야기 구성도 그렇고, 장면 구성, 장면 전환도 그렇고, 심지어 액션도...=ㅁ= 그게 재밌어서 8회까지 봄.
덧붙여, 드라마 40분이니 얼마나 좋은가. 이 드라마에서 이게 제일 마음에 든다.
나님이 힛더스테이지를 싫어합니다.
대체 뭐야, 이 프로그램은. 댄서가 묘기할 때마다 다들 자지러짐. 프로댄서도 자지러짐=_=
그래서인지 3분 정도 되는 안무에 묘기를 막 때려박음. 안무의 구성이나 스토리텔링 따윈 관심이 없나봄. 뭐냐고, 이거.
그래비티를 한번 더 봤음. 극장에서 봤을 땐 음악이 과하다고 느꼈는데, 아무렴 어떠냐. 잘 만들었는데. 이야기가 정말 좋다. 정말 정말 정말 좋다. 흙흙흙. 넘나 좋아서 눈에서 궁물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