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효신이 실검에 올라온 걸 보고 생각나서 박효신 노래를 듣기 시작한 게 4시간... 멈출 수가 없다=_=
난 부럽다는 감정이란 게 없는 인간인데, 운동 잘하는 사람이나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은... 궁금하다. 노래를 잘하는 느낌은 어떤 거냐. 운동을 잘한다는 건 어떤 느낌? 난 그걸 알 수가 없어ㅠㅠ
2. 전주에 취직해서 가는 건 아웃. 그냥 내가 돈 벌어서 귀촌을 하든 이사를 가든 하라는 거죠. 어흥.
이 과정에서 내가 왜 일을 안 했는지 기억났음. 그랬지.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제대로 안 돌아갔지.
면접 때 나한테 '(공공성을 띄는) 일에 대해 잘 모르고 판타지를 갖고 있는 거 아니냐'고 묻는데... 캬캬캬. 내가 그 때 참 긍정적이고 밝게 보이긴 한 모냥. 내가 식순이 생활 2년 하면서 인간을 상대하는 스킬이 +200 정도 되긴 했지.
3. 나는 인간관계에 대해선, 사람이 안 되는 걸 되게 하려고 하니까 자꾸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라고 생각한다. 관계에 쓸데없는 노오오력을 하는 걸 참 싫어함. 세상엔 인간이 50억이 넘는데 너랑 나랑 안 맞는다고 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잘 맞는 사람을 찾아서 그 사람이랑 잘 지내라-하는 편. 이게 가족관계에도 적용이 되니 욕을 이렇게 바가지로 먹는 거겠지 ㅋㅋㅋㅋㅋ 아오 ㅋㅋㅋㅋㅋ 아니! 왜! 내가 어렸을 때, 한마디로 부모의 관심이나 애정을 목말라 했던 십대 때는 안하던 짓을 이제 와서 하겠다고 그러냐고요. 난 이제 그런 거에 관심없는데.
3-1. 내가 나름 귀여웠을 때 (초등학교 저학년 때),
남동생을 더 이뻐하던 엄마가 원망스럽고 그래서 편지를 썼었다. 눈물 콧물 흘려가며 나도 이뻐해달라고 구걸하는 편지를 썼지. 근데 엄마는 딱히 그에 대한 반응이 없었고, 이혼해서 같이 안 살던 아빠가 집에 와서 그 편지를 읽고 있는 걸 내가 봤고, 나는 그 순간 너무 창피했는데 아빠가 쪽팔려서 굳어버린 나한테 그러는 거다. "그게 그렇게 억울했어?"라고.
나는 그 때, 바로 그 순간 깨달아버렸어요. 아, 애정은 구걸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구나. 그 뒤로 나는 부모의 애정이나 관심엔 관심이 없어졌다. 어차피 얻을 수 없는 걸 바라봐야 속만 쓰리지=_= 이런 거 치고는 나는 참 올바르게 자랐....다기 보다는 그 때나 지금이나 참 안 변하는 게, 애정을 구걸하려면 그걸 말로 할 게 아니라 행동을 했어야지 이 멍청아 ㅋㅋㅋ 애교를 떨든 입속의 혀처럼 굴든 행동으로 노오오력을 했어야 했는데 나는 그걸 말로 거저 먹으려고 했으니 안 됐던 겁니다. 근데 뭐, 그런 행동도 성격이고 타고남이 있는 거라 안되는 인간은 그것도 안됨.
만약 부모나 다른 사람의 애정을 얻고 싶은데 안 되는 사람은 그 관계에 대해서 한번 잘 생각해보고 전략을 세워서 행동으로, 애정을 받기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길 바람. 그리고 아니다 싶으면 딱 떨어지는 것도 필요함. 이게 남녀관계에만 적용되는 게 아님다. 구걸만 하지마, 구걸만. 어차피 그건 안됨.
4. 나는 죽음에 비교적 무덤덤한 반응을 하는 편이다. 마일드하지만 자살시도를 해보기도 했고, 그 같잖은 시도에 실패해서 우울증에 심하게 걸리기도 했다. (자살시도 후 실패했을 때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고, 자기를 벌한 것 같아서 상태가 좋아지는 사람도 있지만, 내 경우는 죽는 것도 제대로 못해서 우울증이 더 심하게 온 케이스.) 나이가 있으니 주변에 죽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며칠 전에 친구 사촌 오빠가 중환자실에 들어갔고,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단다. 그래서 외국에 살던 친구가 급히 귀국을 했다. 근데 그날 그 사람이 죽지 않았던 것. 친구가 그 다음 날 (일 때문에) 살던 곳으로 돌아가면서 단체 채팅방에 '부디 낫기를 바란다'고 했고, 거기에 다른 친구들이 줄줄 '그래 부디 쾌차하시길 바란다'고 쓰는 거다.
나는 이게 이해가 좀 안 가는 게, 보통 어지간히 아프지 않으면 중환자실에 잘 안 들어간다. 그리고 의사가 환자한테 곧 죽는다는 말도 그냥 한번 해보는 말이 아냐. 만에 하나 둘 빼고는 다 그렇다. 중환자실 들어가서, 의사가 살기 힘들다고 하면 죽는 거라고. 근데 당일 안 죽었다고 씡 가버리면서 '부디 낫길 바라'고 하는 사람이나 거기 다 대고 쾌유를 비는 사람이나 좀--;;; 이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싫어서 이렇게 말하는 건지, 아니면 그 사람이 정말 낫길 바라는 마음에 그 사람에 대한 예의로 말하는 건지 모르겠는 거다. 그리고 사촌오빠가 죽었다면서 마치 그건 예상 못했다는 듯이 말하고 서로 위로하는 것도, 여기에 이모티콘 'ㅠㅠ'를 쓰는 것도 나는 좀...;;; 다시 태어나는 거 넘나 싫은데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박효신으로 태어나고 싶을 정도로 노래 잘 부르는 인간이 부럽다 ㅠㅠㅠ 이모티콘은 이럴 때 쓰는 거 아니었냐고.
이럴 때 무슨 소리를 해야하는지 몰라서 혼자 멀뚱멀뚱 했다는 이야기.
5. 박효신 노래 계속 듣고 있음. 허리 아프다.
그러고보니 올 초에 동네 핸드폰 가게에서 박효신 노래가 많이 나오더라고. 겨울이라 그랬나? 여튼 한마디가 아니라 한 음만 들어도, '억, 이 노래 잘 부르는 인간은 누구냐'하다가 바로 다른 음이 따라 나오는 순간 '아, 박효신이구나=ㅠ=;;;'한 게 두어번.
제일 최근 영상. 테크닉도 그렇고, 발성도 그렇고 왜 점점 좋아지는데=_=?
상테 안 좋은 것 같은데도 잘 부르네. 힘 안 들이고 편하게 잘도 부르네. 음악은 별론데 좋게 들릴 정도로 노래를 참 잘 부르네....ㅠㅠ
그러고보니 아론 소킨이 쓴 잡스를 볼 때도 계속 그랬다. '소킨 이 놈. 이 나쁜 색히. 넘나 잘 쓰는 나쁜 놈ㅠㅠㅠ' 농담 아니고 영화 빨아먹고 드러누울 뻔. 쇼셜네트워크 때는 첫 5분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내내 =ㅍ=!!!!!! 이러고 봤다. 그러고 며칠 드러누워 이렇게 잘할 필요가 있어? 엉? 그럴 필요가 있냐고 이랬지. 이 이야기는 베를린 필 공연 한창 볼 때도 한 것 같다. 어느 순간 공연을 보는 '이거 근데 이렇게까지 잘 할 필요가 있어?'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잘해. 무진장 잘해. 지들이 잘하는 것도 알아. 세상이 인정도 해주고, 본인들이 하는 걸 또 좋아해. 그래서 행복하고, 그래서 더 노력하고 결국 더 잘하게 되는 그들만의 선순환.
요즘 피아노를 좀 가볍게, 좀 못쳐도 신나게 치려고 레슨 선생님도 바꾸고 연습하고 있는데, 진도는 전에 비해 두배로 빨라졌는데, 테크닉이 시망되니 신나게 쳐지지가 않아 난감하다. 피아노 연습할 때 안달이 나서 화장실을 가고 싶다. 난 조급증에 걸리면 염통과 신장이 같이 쪼그라드는 모양이다. 3년을 쳐도 아직도 소나타를 제대로 못 치네. 아오 답답해 ㅠㅠ 오래 걸리는 거 알고 있었는데 알아도 답답하다. 왜 오래 걸리는 줄 알았냐고? 내가 하루에 2시간, 주 5일 정도 연습하거든. 내가 알기로는 프로는 학생일 때보다 연습을 더 한다. 잠 자는 시간 빼고 악기 끌어안고, 연습하고, 악보 보고, 노래하고, 연구하고, 공부하고... 프로가 연주하는 거 듣다가 내가 치는 걸 들으니 귀에 염증 생길 것 같은 건 당연하지. 물론 내가 음악에 달리 재능이 없기도 하지만, 이건 재능 이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의 문제인 거지. 그래서 답답해하거나 투덜거리면 안되는데 사람 마음이 또 그렇지가 않아요. 징징대야 속이 시원하지.
6. 그리고 요즘 날 화장실 가고 싶게 만드는 영어.
번역 연습, 글쓰기 연습을 하고 있는데....아니지, 번역 공부는 시작했고 글쓰기는 생각만 하고 있는데 단문 번역이라도 하려고 하면 돌아버리겠음. 문법이랑 단어랑 죄다 약한 말하고 들을 줄만 아는 영어 고자인데다가, 해놓고 나면 마음에 안 든다. 다듬을 때 한국어 어휘도 모자른다는 걸 알게 되니 더 미침. 아오. 글 쓰는 방식이랑 스타일도 좀 바꾸고 싶은데 이것도 노오오력을 해야지..
오늘의 결론은 노오오력인가.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