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려고 도서관에 가서 오지도 않는 메시지를 열심히 확인하고 아시아게임 소식이나 새로고침 하면서 놀다가 공부.
근데 참 한자를 외운다는 건 답이 안 나오는 공부구랴. 평생 안되던 암기가 이 나이에 될리도 없고. 그래도 되든 안 되든 함 해보기로 했음. 넉달동안 열심히 했는데도 안 되면 그 때 포기하기로 했다. 어쨌든 여기 와서 처음 공부한 것 같으니 오늘은 보람차다고 해둠.
독일에 있을 때 다음엔 남쪽으로 가자 했었다. 거긴 날씨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기후가 너무 구렸다. 일조량도 적고, 추운 날이 많으니 야채도 나오는 게 별로 없고. (그나마 남부 유럽에서 수입해 오는 야채도 거기 식생활에 맞춘 거라 감자, 양파, 토마토 등. 만날 뻔하다.) 가난한 식생활과 추위에 질려서.
근데 대만은 참으로 덥다. 그래도 9월 되니까 저번(7월)보다는 나아지긴 해서 나는 나름 살만한데, 오히려 대만 사람들이 에어컨없이는 못 사는 종자들이더란 말씀=_= 에어컨, 선풍기, 제습기를 정신없이 돌려대서 어딜가든 기계 소리가 난다. (도서관에 기계 소리 장난 아님.)
외부 온도는 32도(체감온다 35도)인데 실내온도를 20도에 맞춰놓고 사니 기관지가 버텨날리가 있겠냐능. 내 룸메이트들도 만날 찍찍댄다. 그래도 에어콘 온도는 절대 18-21도. 근데 내가 만날 27도로 올려놓고, 하루에 두어번씩 환기 시켜서 같이 사는 녀성들의 삶을 괴롭게 하고 있다. 그래도 언니 말 들어... (얘들이랑 최소 열살차이 ㅋㅋㅋㅋ 감히 함부로 못함=ㅠ=)
먹는 것은 확실히 독일보다는 나은 것 같긴 한데, 주방없는 기숙사에 사니 야채가 신선한지 안한지 알게 뭐냐. 만날 사먹다 보니 물린다. 기름이 너무 많은 것도 위에 부담됨. 그래도 여기에서 죽순하고, 건두부를 많이 먹고 가야지. 좋아하는데 한국엔 없으니꽈.
한국에서는 소전, 해서체만 하다가 여기와서 예서를 배우고 있다. 이 나라는 글씨를 다들 쪼만쪼만하고 예쁘게 쓴다. 나는 글씨를 좀 휙휙 갈기듯이 쓰는 편이라 글씨 쓰다보면 뱃속이 간질간질 함.
피아노는 등록을 해놓고 보니 한국에서 배우던 선생보다 비싸서 그냥 연습실만 써야겠다. 나참, 책도 낸 교수보다 더 비쌈 ㅋㅋㅋ (사실 한국 선생님이 싸게 해주는 거임=_=;;;)
대만 온지 2주 만에 안정을 찾고 있는 중.
(첫째 주는 친구랑 시내 구경, 둘째 주는 강의 시간표 짜는 것 때문에 약간 패닉상태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