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퇴행성 관절염에 걸렸다=_=
나 아직 삼십대 초중반이거든? 육체가 차례대로 맛이 가고 있다ㅠ
2. 춤춘향 또 봤다. 좋아~ ♡
아무래도 처음 봤을 때처럼 좋진 않았지만 역시 잘 만들었다. 구성이나 짜임새도 좋은 편이고. 효과도 좋고 연기도 좋고. 너무 여성무용으로맨 채워지는 경향이 있지만 일단 전반적으로 보는데 거슬리진 않으니까.
다만 엔딩 부분의 음악은 예전에 봤을 때는 없었던 것 같은데, 별로 마음에 안 든다. 무용극이니 대사는 암행어사 출도야 정도가 충분하다고 보고 노래 곡은 뺐으면 좋겠다. 게다가 마지막 곡은, 해피엔딩에 좀 맞아야 되는데 곡이 신파여 ㅠ
3. 갑자기 슈퍼히어로물에 버닝 중.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을 좋아했는데(특유의 찌질함과 범생이적이라 고민과 고생을 사서하는 면이 좋았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좋더군. 이쪽은 확실히 고삐리같다. 하는 짓도 말하는 것도 연애하는 것도 고삐리 같아서 가벼우면서도 나약하지만 귀여움. 비쩍 마른 게 빤스는 배까지 올리고 바지는 엉덩이에 걸치고 다니고, 몸은 굽어 있어서 멋져보이거나 잘 생겨보이지 않아서 더 좋다 ㅋㅋㅋㅋㅋㅋ 아니, 물론 매우 잘 생겼지만 퇴행성 관절염 걸릴 나이 즈음엔 그런 옷이나 자세가 구린 걸로 인식되거든. 그래서 외관으로 따지자면 아이언 맨이 더 좋다. 꼬꼬마 성격이지만 어떻든 몸은 펴고 다니고 옷도 빨고 다려 입고 다니잖아. 전혀 안 귀여운데 귀여운 중년 꼬꼬마가 아이언맨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특유의 똘기+광기 가득한 눈빛이나 표정이 연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함 ㅋㅋㅋㅋ 몸도 일부러 그렇게 움직이는 거겠지. ㅋㅋㅋ 아오 ㅋㅋㅋㅋ 게다가 아이안맨에는 기네스 펠트로가 나와~ 이 언니 디게 매력 있단 말입니다.
내가 아무래도 마블 취향인 모냥. 슈퍼맨이나 배트맨도 캐릭터나 몇몇 설정은 재밌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야기를 보면서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기 때문에 보긴 보되 감상으로는 할 말이 없다. 무엇보다 슈퍼맨 시리즈나 배트맨 시리즈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유머가 마블에서 많이 나온다. 아이언 맨은 좀 헐리우드 스테레오 타입 개그를 치고, 스파이더 맨은 미국 특유의 괴상한 유머 코드가 있는데 그게 종종 나온다. (한국 사람은 개그로 못 받아들이는 코드라 그냥 넘어거는 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보다는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에서 더 많이 나왔음. 토르는 볼 생각이 없지만, 도대체 뇌가 청순한 두 주인공을 갖고 어떻게 히어로물을 만드는지 궁금하긴 하다.
여튼 아이언맨4가 나올지 안 나올지를 모르니 어벤져스2랑 어메이징스파이더맨2을 기다려야지.
4. 그래비티. 대본도 좋고 연기도 좋고 연출도 효과도 다 좋지만, 감정을 '매우' 고양시키는 건 음악이었다. 내 경우엔 연출만으로 충분히 고양됐는데, 음악이 너무 밀고 나가니까 좀 그르트라고.
5. '(영화) 연출이 좋다는 게 뭐야?' 그러길레 나름대로 말을 해주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제작에 대한 기본 인식이 없다면 연출이 좋다는 게 뭔지를 모르는 것 같다. 연출의 역할을 촬영과 편집, 대본, 기획의 역할과 구분을 못하더라고. 확실하게 인지하는 건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 정도? 그나마도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는냐 못하느냐는 안(못) 보고, 그냥 감정표현을 얼마나 잘하는가 정도의 기계적인 평가만 한다. (덧붙여 우리나라는 감독 힘이 쎄서 감독전용 작가도 있는 판이지만, 헐리우드 시스템은 각각 굉장히 독립적이고 분리된 작업체계를 가지고 있다. 거긴 섭외업무를 보는 사람도 따로 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좀 절대적임. 그래비티의 경우 죽은 사람, 목소리까지 대략 일곱 명정도가 나왔는데, 섭외담당자가 세명이더군 ㅋㅋㅋ)
물론 내가 생각하는 걸 쉽고 단순하게 설명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영화 재밌게 보는 방법을 정리 해볼까 생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