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퍼레이드에 운동선수 퍼레이드를 더하고 있다.
원래 운동선수를 좋아한다. 종목 가리지 않고, 프로 선수라면 다 좋아한다. 요즘은 잘 안하지만 예전엔 올림픽 때는 그냥 테레비 앞에 붙어 살았고, 각종 선수권 대회도 다 챙겨봤다. (오히려 인기종목인 축구는 잘 안 보는 편. 볼 기회가 더 많아서 그런가?) 룰을 알든 모르든 상관없다. 결과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그냥 운동선수 보는 걸 좋아한다. 내가 정말 순수하게 존경하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직종군 중에 하나가 운동 선수다. 하는 말이나 하는 짓이 좀 마초같아도 암시롱 않은 거의 유일한 직종이니까 이 정도면 운동선수 빠순이 되겠음.
나는 몸뚱이를 끌고다니는 인간인지라 몸을 잘 쓰는 사람을 대단하게 생각할 뿐더러, 선수로 살아가는 사람이 육체적 고통을 무지막지하게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부상이 많지만 그걸 생각 안하더라도 운동을 하면서 오는 육체적 한계를 매일 느끼고 이기고 참고 산다는 거 자체가 존경스럽다. 난 운동을 조금만 하면 뻗어버리거덩. 아프고 힘들게 운동을 하기는 커녕 그 전에 이미 방전 됨. 게다가 선수는 대부분 삼십대중반 이하. 국대로 가면 이십대초반이 대부분이라 더 대단해 보인다. 나는 대략 5살 때부터 찌질이 생활을 시작해서 30대 초반까지 찌질+진상+꼴값을 고루 떨었기 때문에 자기 절제 따위같은 거 몰랐거덩. (지금도 잘 모르지만...) 그래서 운동 뿐 아니라 유난히 자기 절제가 요구되는 직종이나 자기 절제가 강한 사람을 좋아한다. 무지하게 좋아한 나머지 아예 대놓고 편애작렬함. 나한테 편애받는다고 뭐 달라지는 것도 없지만 ㅋ
운동선수 환장병에 불을 붙인 건 추석때 우리동네 예체능의 태릉방문 재방. 내가 지난 며칠 동안 도대체 이 두 회차를 몇번을 돌려봤는지 모른다. 배드민턴 여자 선수 너무 귀엽고, 그 독서가 취미인 레스링 선수와 뜨게질이 취미인 레슬링 선수도 너무 좋음 >.< 그 사이에 앉은 선수도 되게 좋아한다 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나는 도대체 이 선수들을 어떻게 알고 있었던 거지. 정작 원래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렴 어떠하리. 보통 테레비에 경기 나오는 거랑 가끔 예능에 나오는 것만 보고 스포츠 관련 인터넷 뉴스는 일절 안 보고 TV 스포츠 뉴스도 잘 안 보기 때문에 어디서 봤는지 기억 날법도 한데 말이쥐. <-인터넷이든 주변이든 운동선수 욕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특히 세계 대회 나가는 거 자체가 대단한 건데, 그게 아니더라도 전국 대회에 가는 것도 대단한 건데 그런 거 갖고 왈가왈부 하는 거 매우 싫어함. 내가 대놓고 혐오의 눈빛을 쏘는 몇 안 되는 경우 중에 하나임.
여튼 오늘 우리동네 예체능도 재밌었음. 보통 코칭하는 걸 그렇게 볼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응께. 탁구어 못 알아들으면서도 흥미로움! 게다가 코칭의 효과나 반응이 바로바로 나오는 것도 재밌어 *.*
덧.
솔직히 공부는 아무리 해도 몸이 괴롭지는 않다=_= 공부가 안된다고 몸이 아프지도 않고, 그냥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백번이고 천번이고 보면 언젠가는 이해가 가는 게 공부다. 나같은 경우는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이해가 안가면 세번째는 써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그냥 묵힌다. 그리고 보름쯤 지나고 다시 보면 이해가 간다. 그러니까 사실 급할 게 없다면 전혀 문제 없음. 근데 나는 급할 게 없거덩 ㅋㅋㅋㅋ 그리고 자연과학쪽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인문과학쪽은 진짜 급할 게 없다-_-;;; 아무도 안 쫓아와;;; 수능 빼고. 근데 뭐, 대학도 꼭 정해진 시간에 갈 필요가 없다. 마치 그런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공부는 지가 하고 싶을 때 하면 됨. 서예랑 피아노 하면 손목이 좀 아픈데 이거 포함시켜도 되나? ㅋㅋㅋ
태권도 다시 해야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