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속 덕질. 그 뒤로 굿와이프를 다 봤다. (2시즌부터 4시즌 10에피까지.)
굿 와이프는 전반적으로 밝은 이야기라고 하긴 힘들지만 그렇다고 어두운 이야기도 아닌데 캐릭터랑 나름 독특한 유머를 갖고 있어서 그렇다. 모든 캐릭터가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것과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쿨한 면이 있는데 여기에 굿와이프의 유머를 섞으니 '그렇게 역겹거나, 지나치게 나쁘게 보이거나, 아주 속물처럼 보이지 않는' 효과가 있다.
이건 흔치않게 소리 내서 웃게 되는 장면.
물론 제일 큰 이유는 사자 때문이지만, (뒷)조사가 직업이자 특기인 사람(추리닝)이 돈 많이 버는 마누라 덕분에 딸이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전업주父가 된 남자에게 종종 일을 주는 검사(양복)의 씬. 일할 때는 인정머리 없게 느껴지는 조사관이 애볼 때는 보통 아빠처럼 행동한다. 저 사자도 애가 있는 가족의 집으로 꾸며놓은 것의 하나. 이 남자를 예전부터 알던 검사도 이런 괴리를 볼 때마다 대놓고 뭐라고 하거나 아주 이상한 눈빛으로 쏘아대는 둥의 과장된 연기를 하지 않는다. 저게 최대한 티나게 구는 건데 이 드라마의 모든 배우가 이런 식으로 연기를 한다. 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두 사람이 통화를 하는 사람은 쉽게 말하면 '지방검찰청장'.
2. 굿 와이프에서 좋아하는 캐릭터 : 일라이 골드(아닌 척하지만 개그 캐릭터), 캐리 아고스(귀요미 현실주의자).
주인공 알리샤 역의 줄리아나 마굴리스는 ER 때부터 좋아했다. 이 배우에게서 외양에서느껴지는 '당당하고 똑똑하고 일 잘하고 자기관리 완벽한 여성' 이미지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ㅠ= 드라마 캐릭터로 따지면 다이앤 록하드 그 자체라고 해야하나. 웨스트윙에 나온 여성주의자보다 다이앤이 더 민주당계 성공지향 여성주의자로 보인다. 이상과 현실을 잘 줄타기 하면서 남성 사이에서 일하지만 여성성을 잃지도 않으며 일도 잘하지. 외유내강은 아니고 외강내강?
3. 인터넷만 하다보면 시간을 고속으로 가는 걸로 느낀다. 분노든 절망이든 좌절이든 뭐든 표출하는 건 좋다. 이제 3일밖에 되지 않았고. 근데 이걸 인터넷에서 계속 보고 있으면 3일동안 화낸 피로감이 오는 게 아니라 일주일동안 화낸 것같은 피로감이 온다. 공감하는 건 좋지만 힘들다면 잠깐 인터넷을 멀리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