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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의 내가 말이야

1. 천상천하 유아독존, 지구는 박정민을 중심으로 돌거든?
SS501이 조증개그맨 그룹이 된 건 박정민 때문 맞고요. 박정민 빠졌으면 지금의 80%도 웃기지 못했을 거고요, 사실 김현중은 박정민하고 있을 때 제일 웃기는 놈 되고요. 이건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지만요. 아무 때나-방송이든 아니든, 누구한테나-팬한테도 아줌마 잔소리를 해대는 박정민이고요. 일단 지가 맞다고(옳다고) 생각하면 일단 내뱉고 보고요. 방송국을 자기네 집 안방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인터뷰하면서 겨드랑이 땀도 닦아요. 여러모로 뻔뻔하고요. 누구에게나 변죽도 좋아요. 멤버-빠순이 모두가 인정하는 조증맨이고요, 그래서 지 기분 좋을 땐 아무데서나 팔짝팔짝 뛰어다니고 애들 들고 다니고 그러다가 건전지 방전 되는 것처럼 기운 쪽 빠지면 아무데서나 멍때리고 있고요. 키는 제일 크고 어깨도 있는 주제에 몸은 제일 약해서 만날 골골 대고요, 그래서 내복입는 아이돌이란 별명도 생겼고요. 운동하는 거 싫어해서 몸에 근육 하나도 없고요, 처음엔 카리스마로 밀더니 어느 순간 섹시카리스마에 꽂혀서 온갖 이쁜 척 귀여운 척 섹시한 척을 다 하고 다니고요. 섹시한 걸 밀어도 꼭 언니들의 섹시함을 밀어요. 그래서 박효리, 박욘세 등등의 별명이 있지여. 얼굴형은 제일 남자다운데 눈매와 입매 때문인지 웃는 모습은 션샤인 본좌급. 여하간에 무지막지하게 밝습니다. 방송사고에도 해맑죠. 마이크 떨어뜨리고, 벨트 풀어지고, 유난히 기분 좋아서 펄쩍 거리던 날은 결국 (방송 중에) 넘어졌지요. 정말 제대로 넘어져서 아파보이긴 하는데, 웃기긴 진짜 웃기더라긔... 어쨌든 이젠 마이크가 떨어지든 벨트가 풀리든 어떤 방송사고가 나도 놀라지 않는 박대리님. 이러면서 남들 안 민망해하는 곳에서 혼자 부끄러워하고 혼자 민망해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을 갖고 있슴다.
그러니 박내가말이야는 '말'때문에 웃기고 '내가 말이야'라서 너무나 정민이 다운 별명. 물론 이 별명 또한 박정민 본인이 지으셨슴미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과 대면하면 제일 싹싹하고 친절한 박정민씨. 일단 박정민을 직접 만나기만 하면 빠순이들은 지가 박정민 여친인줄 착각하며 집으로 돌아온다지. 하나하나 눈 맞추고 먼저 말걸어주고, 말걸면 꼭 대답해주고. 집까지 좇아오면 어르고 달래서 돌려보내고. 예민한만큼 오만 사람들한테 다 신경쓰고 다닌다고 함. 그러니까 금방 피곤해지지.


2.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다.
내가 어디가 뭐가 늙어보이냐는 정민이의 항변에 현중이는 말했다. '그럼 애처럼 굴어요. 만날 중국펀드투자 같은 얘기만 하지 말고...'
정민이는 자기가 뭘 하고 싶고, 그걸 위해 뭘 해야 하고, 지금 어디서 무슨 말을 왜 하고 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 눈치도 빠르고 자기 포지션을 잘 잡아낸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매사에 당당하고 자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이 이게 아닐지.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들은 좀 그래. 비교적 어려서부터 경제활동을 한 것이 그런 확고한 사고에 도움을 꽤나 준 모양?

썩소라는 단어를 방송에서 열심히 밀어대서 시대문화용어로 만들어 놓은 게 정민이다.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온몸으로 썩소를 밀더군. 그래서 썩소를 아이템으로 한 기사에 단독으로 뜨기도 했...당신 촘 짱인듯. 그렇게 한번 설정 만들고 밀기 시작하면 아주 끝장을 본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보면 카메라 잡고 있는 PD가 낄낄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 쵝오가 당연히 정민이죠, 뭐=_= 지가 말이라고 별명 만들어 놓고선 자기 말 안 닮았다고 항변하면서도 자기 캐릭터를 제일 확고하게 민 것도 정민이라긔. 얜 그냥 하는 짓 자체가 다 웃긴다. 하는 짓도 웃기고, 목표와 하고자 하는 일은 확실한데 그게 뭔가 쉽게 풀리는 게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도 웃긴다. 지치지 마라...

예전부터 연기 연기 노래를 불렀으니 앞으로 그 쪽으로 계속 해 나갈 듯. 그리스 한다고 했을 때도, '답다. 기어코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응, 난 사실 유명인이 그런데 나오는 것까진 좋은데, 빠들이 와서 빽빽 대는 걸 못 견뎌서 좋아하질 않는다. 무엇보다 이런 마케팅 방식이 진짜 공연계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생각하거든. 아이돌이 가요계에 도움이 전혀 안 되는 것 처럼.
뭐어, 어쨌든 그리스에 대한 건 보고 와서 썰을 풀겠음. 나 이 영화도 존 트라볼타 때문에 봤지 내용 자체는 별 재미 없었는데 이걸 박정민 때문에 또 리바이벌을 하네. 하기야 그래도 미니콘보다야 낫겠지=_=  (조명이나 음향이나 내용이나 연출이나, 관객도... 미니콘 때 뒷자석 동생분들한테 제일 많이 들은 말은 '아, 다리 존나 길어. 졸라 잘 생겼어'였다......orz..... 얘야... 제발 좀... )


3.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끼나 재능 근성이 아닌 다른 걸 말하고 있는 거다. 분명 뭔가가 있는데 보이지는 않는. 그게 뭘까.
내가 보여준 한개의 영상물과 3개의 움짤을 보고 정민이를 좋아하게 된 내 (전)룸메이트. 그녀도 궁금해한다. 뭘까. 우리가 왜 얘한테 이렇게까지 매력을 느끼는 걸까. 생긴 것도 아니고, 끼도 아니고, 재능도 아니고, 근성도 아니다. 그게 아닌 다른 뭔가가 분명히 있는데 그게 뭘까. -라고 어제 저녁에 생각을 좀 해 본 결과, 역시 그거 밖에 없는 것 같다.
[아래는 사실이 아닌 100% 내 생각과 추측일 뿐이며, 박정민의 의견은 당연히 0.01%도 들어가 있지 않음. 들어올 수도 없다.]

박정민의 캐릭터 자체가, 말투나 하는 행동 등 모든 것이 사회의 보편적 관념에서 빗겨가는 것이 많다. 마이너의 냄새가 난다는 거다. 본인 자체도 그렇지만, 가끔 보여주는 마이노리티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은 태도나 행동도 물론이고. 더 재밌는 건-혹은 특이한 건 보통 사람은 취향-행동-말에 일관적인 배경을 보여주는데 정민이는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무척 다른 특성들이 한 사람 안에서 부딪히고 있는 걸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규종, 형준이도 그렇지만 정민이는 아이돌, 배우, 가수들- 흔히 이걸 하려고 준비해왔던 사람들이 갖는 특유의 정서도 없다. 지향점도 달라.(혹은 달랐다.) 그래서 가끔 정민이를 보면 도대체 얘가 왜 아이돌이 됐는지 궁금해진다. 도대체 왜? 내가 본 맥락이 맞다면 여기서 납득할 만한 답변은 돈 때문에...정도이지만 확실하지 않으니 패스.
여하튼 이런 점에서-보편적 관념 그 자체인 대중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시스템안에서 적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박정민의 존재가 유난히 튀어보인다. 보고 있음 유쾌하고 재밌기는 한데, 안 맞는 자리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정말 잘 맞기도 하다. 안 그런 것 같은데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시스템 안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놀고 있는 것처럼 보여. 요상해...이상해...

아니면 그거다. 내가 정민이한테서 휴그랜트나 조지클루니같은 사람들이 갖는 고유성을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곧 죽어도 자기 캐릭터 안 버리고, 매사에 필요 이상 당당하며, 당당하기 위해 언행을 일치시켜 버리는. 정민이가 여기에 나와 맞는 정치적 행보까지 보이면...아마 이걸 바라고 있는 거겠지만. 흠. 이런 걸 빠심이라고 하는 거겠지=_= 이 부분을 충족시키는 걸 보려면 앞으로 15년은 더 기다려야 하니 어디 한번 두고 보겠음. 인간이 나이가 들어서, 메이져가 되서도 여전히 마이너 감수성을 가지고 그런 쪽을 바라본다는 건 정말 힘들고 어렵다. 사슴의 말대로(습지생태보고서), 부자가 되면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줄 수 있는 형편이 된게 아니라, 가난한 사람이 안 보이는 자리에 가게 되는 거라고.

뭐, 이건 내 생각일 뿐이고. 그냥 한국에서도 그런 연예인 한번 봤으면 하는 바람을 정민이한테 투영시키고 있는 걸지도 모르고. 사실 이런 건 정민이랑은 완전 상관없을 뿐이고. 기왕이면 안방빠를 위해 테레비 좀 나왔으면 좋겠지만 조만간에 볼 그리스에서나 잘 하면 그저 땡큐일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