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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탐나는도다 감독판 ...을 빙자한 수다

여행가기 전에 사놓은 탐나는 도다를 이제 보고 있다.
다시봐도 인조 캐릭터 진촤 맘에 안드는구마이. 결정적으로 인조가 나오면 짜증이 난다. 미친 캐릭터 시져.
추노도 인조 대가 배경이라고 하던데. 여기서도 여지없이 멍청이로 나오는 모냥.
인조가 만만한가=_= 게다가 추노에서 조선은 무법천지. 기냥 막 죽이고 다녀. 헐...하긴 추노 캐릭터는 다 미치긴 했드라고.

많이 양보해서 인조 캐릭터 자체가 맘에 안드는 건 내 취향이라고 하고, 설득력이 떨여저서 막판에 가면 드라마가 허접떼기가 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후반부에 결정적인 역활을 하는 왕님께서. 그런 캐릭터가 설득력을 잃으니 이야기 자체도 설득력을 잃어버린다. 시대적 배경 자체가 너무 비틀려 있어서 박규가 귀촌하는 게 정당성을 갖는다고도 할 수도 있지만...그러나 박규가 변화한건 그 전이 아니던가.
탐도 마지막편이 있는 DVD에 잘려나간 씬에 코멘터리를 한게 있어서 봤는데, 원래 인조 배우가 좀 더 중후한 배우였다. 캐릭터도 좀 더 덜 미쳤었고. 근데 인조 '원래 성격'도 그렇고, 좀 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현재 배우로 바꾼 것이라는 코멘터리. '원래 성격'? 탐도의 인조 성격은 괴팍한 게 아니라 미친거고, 그런 식으로 따지면 왕들은 원래 성격 거의 다 이상했는뎁-하는 생각이 뒷통수를 쳤어. 내가 젤 좋아하는 정조님은 진짜 성격 나쁘단 말이지. 최근 인조가 폐쇄정책에 대한 것으로 그런 식으로 많이 표현 되는 것 같은데(능력도 없고 성격도 이상한), 개방-폐쇄에 대해서는 왕꼰대였던 우리 정조님은 어쩌나여. 똑똑은 한데 시대에 반하는 정책? 게다가 자랑질 쩌는 왕님. 내 엠에센 대화명은 '성질 나쁜 고아 홀아비 주당 골초 인문학 빠돌이 꼰대'.

하긴 인조 캐릭터 갖고 뭐라고 할 건 아닌게(위에서 실컷했지만), 어차피 탐라 설정이 판타지이니 인조 캐릭터도 판타지-라고 생각하고 보면 된다. 다만, 많은 드라마에서 인조를 그리는 방식이 참으로 빈정이 상해서 그래서 그런 거에여. 하긴 고증은 무슨. 탐도에서는 사대부도 한글 사용한다능! 그것도 거의 현대화된 한글.
하지만 내가 조선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정조님과 우리나라의 역사관 자체가 비틀려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지만, 부수적으로 동기를 만들어준 것 중에 하나는 인간들이 드라마를 보고 그 시대가 진짜 그런 줄 알더라고. 인조를 진짜 찌질이로 아는 사람들이 많아. 심지어 어떤 탐도 리뷰어는 광해군을 추켜세우고 인조를 내리 깎았...학학학. 그런 책도 많고 기사도 많아서 리뷰어를 뭐라고 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학학학. 반정이 정당성이 없었던 것 같은가. 이라는 말 자체가 본래의 바른 상태로 되돌린다는 뜻이다. 정당성이 없었다면 광해군 연산군도 단종처럼 복권됐을 것이다. 세조 때처럼 온갖 선비들이 죽어나가든가 아님 다 때려치고 내려갔겠지. 근데 광해군과 연산군의 경우엔 그 시대에 온갖 선비들이 다 죽어나가든가 다 때려치고 내려갔다는 것이고. 오죽하면 그래도 왕위에 있던 사람을 바다처럼 미쳤고, 산처럼 쳐 놀기만 했다고 이름을 붙였겠어. 그 조선에서. (조선시대 세번의 반정중 한번은 정조님이 스스로 문체반정이라고 지칭한 기묘하고 미묘한 정조의 성격만큼 괴팍한 사건이 있었다. 대왕님하...orz)

조선시대를 공부하고 잡다면, 이런 저런 책은 일단 밀어두고 정사(실록, 승정원일기 등)을 읽는게 제일 정확하고 빠르다. 분량이 좀 과하게 많긴 하지만... 그래서 난 아직 접근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조선 공부 껀덕지를 좀 하다보니 이제 누가 조선에 대해 말할 때 대충 알고 말하는지 모르고 말하는지 정도는 감이 온다. 유교도 초큼?
그래도 이놈의 공부가 작년 가을 끝무렵부터 나름대론 해봤는데 제대로 공부한 건지 감이 안오네. 선왕조실록은 언제쯤 원본으로 읽을 수 있으려나. 사실 원본으로 안 읽어도 되긴 한다. 멋지게도 번역본이 인터넷에서 공짜. 도서관에서도 공짜. 그래도 간지 나자나. 내가 한문 책을 좔좔 읽는 거 자체가. 멋져♥ 한문공부와 유학(성리학)공부 겸 내가 올해 안에 4서를 읽는다고 하니까(그야 일단 수여너머에서 하니까 나는 따라가기만하는 것 뿐이지만), 울 아버지가 '과연 ㅋㅋㅋㅋ' 이러시던데=_=;;; 하긴 그냥 읽고, 가르치는 걸 듣는 거랑 공부가 되는 거랑은 또 다르지...만! 아부지의 반응ㅠㅠ 게다가 조선왕조실록 다 사면 2천만원 ㅋㅋㅋㅋ 히밤 ㅋㅋㅋㅋㅋㅋ 각권으로도 못 사고 ㅋㅋㅋㅋㅋ 이런 소유욕인지 도전욕인지를 불태우게 만드는 가격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 지방에선 집도 사겠네 ㅋㅋㅋㅋㅋ 책도 엄청 많아, 양이 ㅋㅋㅋㅋㅋ 거기에 정조님과 관련 된 저서를 다 산다고 생각해봥 ㅋㅋㅋㅋㅋㅋ 아, 明했어요-.ㅜ


그건 그렇고, 탐도로 돌아와서.
버진이가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이쁜 구석이 없는 캐릭터일 줄이야. 발랄하기만 하지, 예의가 너무 없어서 착한 것도 모르겠다. 그렇다. 너무나 발랄하고 귀엽다. 허긴 난 처음부터 다친 일리암을 앞에 두고 잠을 자는 너의 비위가 좋았디. 생판 모르는 사람이 나랑 상관없이 다쳐서 옆에 있기만 해도 잠이 안 올 법 하건만. 직접 겪지만 않으면 정말 귀엽도다. 귀양다리랑 계속 열심히 사귀렴. 이 언니는 구경만 할게 ㅋㅋㅋ 그래도 발랄한 바보가 매력은 있지요. 난 그맘 알아요. 나도 빠져봤거등. 대화가 안통해 멀뚱멀뚱 바라만 봐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햄볶았어욤.

어쨌든 새 편집본으로 보니 재밌다. 캐릭터 설명도 본방 것보다 잘 되고.
원래 탐나는도다 감독판 감상 : 탐도는 똥으로 시작해서 똥으로 끝나네여. 역시 똥 이야기는 쵝오야~ 였는데,
귀양다리 밥 먹는 장면에 완전 반했다. 왜 이게 본방에서 안 나왔지 했을 정도. 우리 잘난 아들 박규가 그냥 박규로 변화한 걸 제일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 본방에선 다 잘려나갔다. 두 장면 다 대상군과 함께 한 씬이고, 그래서 더 탐라(대상군)와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이게 본방에서 나왔다면 난 이것 때문에라도 전혀 고민하지 않고 DVD를 질렀을 거야. 물론 고민고민하다가 지른 지금과 어쨌든 돈 주고 산건 변하지 않지만, 이건 다르다고!! 성장이든 변화든 어쨌든 이렇게 극적으로 변하는 남주가 흔치 않아요. 아이고, 밥 먹는 장면만 생각하면 박규 이뻐 죽겠네. 무엇보다 단지 버진이가 좋아서 대상군네 집에 있는 게 아니라 그런 삶이 좋아져서 대상군네-탐라에 머무는 것이 좋다. 아, 이 사랑스런 덜자본주의 드라마. 귀촌이여, 만세.
하아... 나도 조선시대 배경으로 시대극이나 한번 써볼까. 조선시대 사람들 짱 재밌는데 -ㅠ-


덧.
그나저나 내 입에서 예의라는 말이 나오다니 웃기지도 않는다. 푸핫핫. 무엇보다 부모님과 나의 스승님들이 단체로 웃어제낄 것.
더구나 나는 평소에 사람을 멀뚱멀뚱 빤히 보는 경향이 있....

덧.
꼭 한문으로 안봐도 조선왕조실록은 언제든지 열람 가능. 기사를 하나하나 클릭해보는 게 좀 불편하긴 하지만.
http://sillok.history.go.kr/main/main.jsp
http://e-kyujanggak.snu.ac.kr/search/e-kyu.jsp
http://db.itkc.or.kr/itkcdb/mainIndexIframe.jsp
멋진 곳임. 잘 가진 않지만--;;;

본문만큼 중요한 덧. 아니 프로포즈?
마봉춘에서 다큐멘터리 만드는 김XXPD님. 아직 총각이시라고. 저랑 결혼해주세요.
-라고 (중얼중얼) 했더니, 친구가 '정조님은 어쩌고?'
'응. 일단 산사람과 살아봐야 하지 않겠어. 님은 너무 멀리에...'
그 밖에 교육방송의 김XX PD님도 좋고, 김비서의 윤XX PD님도 좋아요.
요즘 방송가 총각은 대학원생 좋아하는 모양이지만, 나도 나름 공고 나온 여자로 레어아이템이라우. 갠춘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