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일없이 산다

천 번의 입맞춤

노력하는 천재...더 재수없어=_=
-라는 마음을 가져도 어느 수준 이상을 만나면 당연히 넙죽 엎드려서 '예이~ 천재님'하게 된다는 고다.
뭐, 모차르트 빠가 된 결정적인 이유는 그 천재성이라기 보다는 모차르트가 살았던 방식때문이다. 보통 누굴 좋아할 때- 빠질 할 때 성격이나 인성, 인생까지 좋아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그 정점에 있는 사람이 바로 모차르트다.
글렌 굴드는 모차르트의 넘치는 사랑 혹은 필요 이상 부리는 애교를(마치 나를 사랭해주세요~라고 구걸하는듯한) 싫어했지만, 나는 이게 순기능으로만 보인다. 절대 이런 성격을 가질 수 없는 인종인지라 그저 사랑스럽고 좋을 뿐이다.

천 번의 입맞춤은 모차르트가 지인에게 편지를 쓸 때 사용했던 문장이다.
'당신에게 천 번의 입맞춤을 보냅니다.'
편지를 보낼 때마다 아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흩뿌리고 애정을 구하며 입맞춤을 동봉하는 것이다.
이런 사랑스러운 인간을 봤나 orz

가만히 보면 글렌 굴드가 모차르트(음악포함)를 마땅치 않아 하는 이유는 이쪽에서 보기엔 좀 억울한 것이다.
나는 모차르트가 지지리도 못 살았던 것은 허영이 심한 마누라 때문이 아니라 모차르트의 자존심 때문이었다고 본다. 당시에 음악가를 천대하는 구조를 너무나 싫어했고(물론 그 그조도 모차르트를 싫어했다) 남의 비위에만 맞춘 음악을 만드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음악적 고집도 쎈 편이었고, 열정이 큰 만큼 그 존심은 하늘을 찔러댔으니까. 애교만 부리고 살았던 것이 아니라고=_=
물론 그렇다고 타협을 전혀 안하고 산 것은 아니었다. 모차르트도 나름 노력했다긔... 그리고 모차르트의 오페라와 편지를 보면 그저 자신에게 오는 압박을 싫어했던 것이 아니라, 사회체제 자체에 문제를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작품에서 말하는 것이다. 그것도 재밌게 *.*  이런거 느무 좋아 ;ㅁ;
모든 예술, 문화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전제가 옳다라고 믿는 나에게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해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술가은(그냥 사람도) 별로 매력적이지가 않다. 나도 너무 이런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아서 자제하고 싶지만 그게 맘처럼 안된다는 거지.

어쨌든, 책이 있다.
'모차르트, 천 번의 입맞춤' (예담출판사)
모차르트의 편지를, 그의 일부를 엿볼 수 있는 책. 좀 구성이 그지같긴 하지만! 그래도 어쩌리. 모차르트의 편지를 볼 수 있다는데=_=
덕후라 슬프다.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