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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지하다

이것저것

1. 웹툰을 보면서 깨닫게 된 사실.

이전 회차를 대여해서 보고 대여기간이 지난 후에 새 에피가 올라오면 어디까지 봤는지 까먹은 상태가 된다. 

요즘 무지막지하게 보고 있는데 내용을 기억하고 있을리가 없잖아요ㅠ 물론 내가 요즘 뭘 제대로 기억하는 게 일 외에는 업숴. 그나마도 단기기억으로만 살고 있어서 창업을 할 때마다 창업과정이 새롭다=_=;;;

 

 

2. (우울증이 아니라) 우울함의 끝판왕은 단연 미국 드라마 와이어임.

도저히 한번에 한시즌을 끝낼 수가 없다. 희망이라고는 1도 없는 미국 빈민가. 약쟁이 부모 밑에서 태어난 아이들. 이게 나쁜 게 희망의 씨앗은 보여주거든. 스스로의 의지로 가까스로 약을 끊고 있고 잘 되어가고 있었는데 오히려 공권력(혹은 인간관계)에 의해서 다시 약쟁이로 돌아간다던가, 아이가 공부에 흥미도 느끼고 심지어 재능도 있는데 아무도 그걸 발견하지 못하고 오히려 공부를 한다는 거 자체가 고난이고 고통이 되서 결국 포기하게 만드는 그 환경... 내가 어지간하면 뭐가 우울해서 보다 마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건 정말 마음이 아프거나 찢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절망에 가깝다. 이 와중에 은근 친경찰주의라 은근 짜증남. 그래도 경찰 나오는 것 중엔 제일 낫고 다 이해가 감. 그래도 은근, 쬐끔, 아주 쬐끔 짜증날 때가 있음. 

 

 

3. 로코에서 꼭 나오는 장면 남주가 여주 옷 사주기, 신발 신겨주기는 꼭 있는 듯. 여기에 쓸데없이 인간들 많은데 돌아다니면서 길거리 음식 사먹는 데이트 씬도 있다. (물론, 결혼하고 애낳고 뭐 그런 것도 있지만  그건 플롯이니께롱.)

 

남주가 여주 옷 사주며 패션쇼 시키는 건, 프리티우먼이 원조인 걸로 알고 있는데 정작 서양 컨텐츠에선 없어진 장면인데 아직까지 한국 컨텐츠에선 사골우리듯 우려먹는 씬. 예전엔 이게 돈 많은 남자가 여자한테 '사랑의 증거'로 돈지랄을 하는 걸로 받아들였지만 요즘엔 돈 많은 남자가 자기 취향에 맞는 여친을 만드는 걸로 보여지기 쉽기 때문에 안 한다고 예상하는 중입니다만, 한국(여자)은 여전히 좋아합니다잉. 

 

반면 신발 신겨주는 거랑 사람 많은 데서 싸돌아다니는 걸 데이트라고 치는 건 90프로 이상 한국하고 일본 컨텐츠에서만 본 듯. 어떻게든 신발을 신겨주는 씬을 만들어 넣는 것도 웃기고, 이성애자 둘이 드디어 연애를 하기로 했는데 기껏 한다는 게 인간들 바글바글한데를 싸돌아다니는 게 데이트라는 것도 좀 웃깁니다. 물론 길바닥을 걸어다니는 것도 훈늉한 데이트이긴 합니다. 비포썬라이즈 비포썬셋을 보시라우. 하지만 최근(이라고 해도 80년대부터 지금까지 내가 본 한국, 일본 연애) 컨텐츠는 길바닥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하며 즐거워는 하는데 대화를 안 하거등. 데이트 하는 기분을 내는데 굳이 연애를 할 필요가 있나여. 

 

참고로 프리티우먼의 옷 사주는 씬은 지금도 그럭저럭 재밌게 본다. 그냥 프리티우먼을 재밌게 보는 것이긴 하다. 줄리아 로버츠가 정말이지 진짜 심각하게 너무너무 이쁘거등요. 

 

 

4. 미즈마블 드라마는 그냥 그랬는데 카카오페이지에 올라온 그래픽 노블 쪽이 훨씬 낫다. 반면 네이버웹툰에 올라온 스파이더맨은 그냥 그렇슴. 스파이더맨 특유의 주절거림이 그다지 재치있게 느껴지지 않고 80년 생 아저씨 스파이더맨 같음. (대략 내 나이또래란 말씀. 내 나이또래 아저씨...) 

로어올림피우슨지 뭐시기는 그림이 마음에 들어 생각나면 잠깐 보긴 하는데 하도 편당 분량이 너무 적어서오히려 보기가 귀찮...=_= 그래픽노블은 그림하고 연출만 좋아도 보는 경우가 있긴 하다. 팝아트에 연출을 가미한 거라 팝아트는 오히려 별 흥미가 없는데 그래픽노블 쪽은 조크등요. 

일본 만화는 몇몇 특급 작가 빼고는 그림체가 거기서 거기라 어지간하면 스토리텔링이 좋아야 읽는 편. (특급 작가님 = 이가라시 다이스케, 사무라 히로아키, 타케이코 이노우에. 특히 이가라시 다이스케랑 사무라 히로아키는 진짜 그림 잘 그림. 여기에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스토리텔링도 좋아유. 일본작가 최애입니다.)

 

그림이 마음에 든다는 건 잘 그린다는 거지만 이것도 꽤 취향을 타는데다 웹툰이든 출판만화든 나는 만화적으로 보기 편한 그림체와 연출을 좋아한다. 딱히 소녀적이고 예쁜 그림체를 더 선호하는 건 아닌데, 전반적으로 여자작가+로코 그림이 보기가 편한 건 사실임. 남자 작가 중엔 김규삼, 최규석 스타일 좋아한다. 그림으로만 따지만 김규삼이 더 좋은 듯. 가끔 최규석은 인간군상을 참 징그럽게 표현하거등. 외모적으로 드럽고 냄새나게 생겼어ㅠㅠ 

그런 이유로 인체뎃생같은 기본도 안 됐지만 보기 편한 그림체와 연출을 갖고 있으면 아무리 뎃생실력이 좋아도 정신사나운 연출이나 그림체를 갖고 있는 작품보단 가독성이 좋슴다. 그림에 굉장히 공을 많이 들였는데 도저히 못 보겠는 창백한 말이나 대다수의 남자 작가들 작품은 일단 썸네일과 첫화에서 포기하고 들어간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캐릭터가 줄창 소리지르거나 배경이 시끄러운 만화도 잘 안 보게 된다. 그냥 눈으로 보는 건데도 시끄럽다.

 

남자작가가 어떻고 저떻고 했지만 한국 만화+웹툰 쪽에서 그림 제일 잘 그리고 연출 잘하고 보기 편한 만화는 단연 윤태호임. 야후 때부터 빨아먹던 작가라 더 이상 빨게 없지만 그래도 진촤 그림도 좋고 스토리도 좋고 캐릭터도 좋고 인간적으로다가 이야기가 너무 심각하게 재밌음. 

그리고 여자작가+로코 조합이라고 하지만 내 최애 순정만화는 김혜린, 김진이 한창 날리던 90년대에 머물로 있... 워떡게 된겨. 하지만 아직 불의 검만큼 재밌는 걸 못 봤다규ㅠㅠ 

 

 

5. 만화의 좋은 점은 그림체와 상관없이 작가가 '얘가 이 씬에서 이뻐보인다'하고 그리고 그렇게 연출을 하면 독자는 그림의 취향과 상관없이 그 캐릭터가 이뻐보인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그런 짓을 많이 하지만 만화처럼 효과가 드라마틱하진 않음. 

물론 그게 안 먹히는 작품도 있는데 이상하게 오늘도 출근의 남주가 나는 별로 잘 생겨 보이지가 않음. 분명히 그림도 갠춘하고 남주 잘생기게 그린 장면도 굉장히 많은데 딱히 잘생겨 보이지가 않... 그건 비밀사이도 마찬가지긴 했다. 다 초특급알파메일들이 나오는데 잘생긴 건 고사하고 매력이 없드라고;; 

 

여튼 지금 챙겨보는 웹툰 중 하나인 그녀와 야수의 남주가 그런 의미로 잘 생겼다. 그림이 좋아서가 아니라 설정상, 그리고 여주가 보기에 남주가 굉장히 '아름다운'데 내가 거기에 홀랑 넘어가서 얘 진짜 이쁘당~ 이러면서 보고 있다. 물론 캐릭터 자체도 마음에 들긴 함. 마음에 삼천원이 있긴 하지만 솔직하고 현명하고 친절한 캐릭터인데  보통 이런 애들은 매력적이지 않은데 매력있눼?

하지만, 웃긴 설정이라고 해야할지 여주가 웃기다고 해야할지, 여주가 계속 이 남주 잘생겼네~ 이러면서 보거등요. 그냥 전남친이랑 똑닮았네~ 이러면서 볼 때도 있지만 그냥 순수하게 고놈 잘생겼네 이러면서 보는 장면이 꽤 많은데 절대로 이성적인 감상은 아니라고 철벽치면서 질질 끈다능. 마른가지에 바람처럼도 신발 신겨주고 옷 사주고 시장에서 연애하고 난리남. 아무리 메인이 러브라인이라지만 신발은 좀 스스로 신고 다른 스토리라인도 좀 진행하면서 하자고ㅠㅠ 

 

 

덧. 밥줘충이나 물줘충 신발신겨줘충이 뭐가 다른지 모르는 한녀였슴다. 

여자고 남자고 물 정도는 스스로 떠 먹어라 좀. 사소한 봉사를 무슨 애정의 증거라고 생각하지 좀 말라고. 

...하지만 난 로맨스가 없으니 발언권이 없는 것 같기도 함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