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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지하다

오랜만에 웹툰을 보았다

1. 내가 모르는 사이 로맨틱코메디계를 영애들이 점령했었네=ㅠ=?

그냥 로코도 아니고 여주가 환생 혹은 빙의하는 내용들로, 대체로 기본 설정이 여주를 배경보다 똑똑? 혹은 처신을 잘하게끔 만들어 놓았음. 능력이 있어도 보통 전생의 능력. 그것도 매우 여자다운 능력. 빵을 굽는다던가 베이킹을 한다던가 디저트를 만든다던가 그런... 그런...

영애님은 공부를 해서 똑똑할 수는 없는가봉가. 

 

중세시대에 계급사회인데 노예는 없고 식민지도 없고 정치도 없고, 

예쁘고 착하고 적당히 당찬 아가씨랑 잘생기고 돈많고 능력있고 키큰 총각이랑 연애하는 이야기...

라면 훨씬 더 재밌게 봤을 텐데 왜인지 이 설정들은 하나같이 결혼을 못해서 안달들이여. 결혼을 하기 위해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고 나서 연애를 하거나 하여간 결혼이 빠지질 않음. 왠지 영애들이 죄다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한게 훈늉한 어머니 재질. (그야 육아 장면이 없고, 있어도 사용인이 다 키워줄테니 설정상 육아란게 있을 수도 없긴 합니다.)

 

오메가버스도 그렇고 (이 설정 맨처음 봤을 땐 정말 식겁했다.) 영애물도 임신과 결혼에 환장하는데 그렇다고, 

젊은 이성애자 여자들은 왜 이렇게 임신을 못해서 안달인가=_=

라고 하기엔

남자를 대상으로 하는 포르노에도 여자 임신시키는 걸 겁나 좋아함. 뭔가 남녀를 통털어 이성애자들이 애용하는 설정인듯. 

 

특이한 점이라면,

이성애자 여자가 대상인 콘텐츠엔 보통 성애가 없는 편이다. 그냥 러브에 성애가 따라다니는 편. 러브에 결혼임신성애가 줄줄줄 달려있는 거죠. 오메가버스는 그나마 포르노니까 성애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중고딩20대가 주 타겟인 것으로 보이는 (영애물을 네이버 웹툰에서 봤음.) 영애물은 여주한테 대체로 성애가 없다. 남자를 아무리 섹시하고 멋있게 그리고 벗겨놓아도 성교를 해도 여주는 매우 담백함. 그저 사랑을 할 뿐임. 거기에 결혼과 임신과 성애가 딸려올 뿐. (???)

여자들이 보는 소설이나 만화에 남주는 성애가 있는데 여주가 성애가 없다니... 매우 아이러니 하지만 하여간 현재 그러하다. 

 

반면 이성애자 남자가 대상인 포르노에는 성애만 있음. 정확히는 퍽킹과 정복감이 있는 것 같다. 그다지 잘하는 것 같지 않은데 여하간에 퍽킹을 해서 여자를 뿅뿅 가게 만들면 여자가 계속 뿅뿅 가고 싶어서 퍽킹을 해달라고 조르는. 임신을 시키는 설정은 보통 정복욕을 채우려고 하는 것 같고. 이걸 성애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선 남성만의 성애를 보여준다고는 할 수 있을 듯. 

 

이렇게 성애가 없는 이성애자 여자랑 자기 중심적인 성애만 있는 이성애자 남자가 만나면 우찌되겠나여.

언듯 천생연분인 것 같지만, 실제로 성애가 없는 이성애자가 존재할리가 없으니까요. 미친년놈들처럼 싸워제끼는 것도 이해가 가져잉. (어쩌다 이런 것들이 이성애자가 되어서...ㅠㅠ) 

 

 

2. 나는 어느 쪽이든 임신을 하려고(혹은 시키려고) 섹스를 하는 거에 야함을 1도 못 느끼는 편이다. 

아니, 애초에 콘돔을 안 끼면 성병 생각만 나서 못 보겠음. 더럽... 그리고 자위기구도 열심히 닦고 소독해서 써야함. 혼자 써도 그렇슴. 질염걸림. 좆에도 요도감염 일어남. 이런 거 걸리면 생활하는데 피곤하고 곤란함. 그러므로 야하지 않음. 

그리고 좆은 자궁으로 직접 들어가지 못합니다. 자궁경부가 그렇게 만만한 애가 아니라 이거야. 정자도 경부가 문을 열어줄 때만 들어갈 수 있다고. 시도때도 없이 들이민다고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거등요. 아프기만 한거거등요.

그러므로 그런 장면 봐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야하지 않고 웃기지도 않음. (야한 만화나 야한 소설을 쓰면서 기본적인 해부학이나 생식기 구조에 대한 공부도 안하냐...라고 하기엔 임신 하고 임신 시키면서 좋아하는 애들한테 뭘 바라겠냐만은...) 

 

그렇다면 나는 뭐에 야함을 느끼냐면. 

일단 둘이 막 좋아해야함. 성애도 있어야 함. 성교도 서로에게 친절하게 해야함. <-기본 전제.

둘이 막 좋아하는데 연애가 안 되면 되게 좋아한다=ㅠ= 진짜 야하다고 느낌. 

서로를 좋아하는데 서로의 개성이나 특징 때문에 (각자의 이기심이나 멍청함이 아님) 서로에게 멀어지고 싸우고 그러면서 동동거리고 그러다 결국 헤어지면 진짜 좋아한다. 그걸 막 되도 않게 극복하고 백년해로하고 그러면 재미 확 없어진다;;

마음이 아픈데 되게 야함. 왜 야하다고 느끼는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야하다고 느낌. 내 생각엔 상대방과 함께 하고 싶은 욕망, 상대방에게 맞춰주고 싶은 욕망과 사랑받고 싶은 욕망, 내 욕망을 우선하고 싶은 욕망이 마구 부딪히는 걸 보는 걸 좋아하는 듯. 

그래서 섹스앤더시티에서 사만다랑 스미스랑 헤어질 때 그렇게 좋아했는가봉가. 그 영화에서 볼 건 사만다 감정선밖에 없었음. 

 

 

3. 뻔한 설정과 배경에 구질구질하다고 느끼는 여성적인 여주와 남성적인 남주 캐릭터라고 해도 재밌는 작품은 재밌다. 히어로물도 재밌는 건 재밌는 것처럼. 

웹툰이 하도 많아서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좀 떨어졌나 싶다가도 이렇게 구린 설정을 훈늉하게 포장해내는 걸 보면 굉장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실제로 재밌게 봤다. 이걸 계속 챙겨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여튼 재밌음. 

 

이상 와난의 집이 없어를 보다가 중간중간 딴짓하면서 요즘 뭐 있나~를 찾아봤더니 영애물이 많더라~라는 이야기. 결론, 집이 없어 재밌음. 

 

그러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다음웹툰에 갔는데 카카오웹툰이 됐을 뿐이고 뭔가 보기가 어렵고 디자인도 구성도 더럽게 이상하고 괴상하고 그런디...아? 게이가 보는 게이만화인거야 이성애자여자가 보는 야오인/혹은 백합물인거야 순간 대혼란했다가 역시 야오이와 백합물이었따. 우와, 순간이지만 뻐렁칠 뻔했네;; 

 

오늘 밤엔 카카오웹툰을 봐야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