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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퐁퐁에 대하여

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과거를 갖고 왈가왈부하는 거에 대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배우가 예전에 호스트/호스티스 였다더라~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업계를 옮긴 데다 연기도 저정도 하는 거면 노오력을 겁나 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등=_=?

영부인이 나가요를 했든 안 했든 뭔 상관이며 과거에나 지금이나 잘 살고 있는 거 아녀? 

접객하는 직업을 까내리고 싶은 건가, 그 사람을 까내리고 싶은 건가. 

그리고 접객하는 직업을 까내리고 싶으면 쳐 가질 말던가. 겁나 잘 되는 서비스업인데 마치 지들은 안 가는 것처럼 지랄이여. 

 

가볍게 몸을 놀리면 좀 어때. 돈을 벌려고 했는지 놀고 싶어 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어느 쪽이든 왈가왈부 할 일이 아닌 거 아냐? 평생 남편하고만 잠자리하고 그 뒤에는 섹스리스가 된 중장년층 여성 중에 자궁질환이나 자궁경부암 걸리는 일 은근 많거등. 헤르페스 같은 자잘한 성감염증 걸린 아줌마들도 꽤 많아. 몸을 놀리나 안 놀리나 마찬가지 결과라면 기왕이면 재밌게 사는 게 좋지 않겠냐. 내가 자발적으로 놀아제껴서 걸리면 억울하지나 않지. (...억울하려나?)

 

그래서 씐나게 놀던 언니들이 문득 정신이 나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여자라곤 엄마, 업소녀, 야동에서 밖에 못 본 남자'와 평생 섹스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애새끼까지 낳겠다고 결심하고 그걸 실행했다고라... 그건 호구 잡혔다기 보다는 그 언니들이 진짜 정신이 나가 거=사랑에 빠진 게 아닐까 싶은데 말입니다. 아님 남자 보는 눈이 발바닥에 달린 거든가. (여기서 나는 누굴 디스하고 있는 걸까.) 

애초에 이걸 신분세탁이라고 하는 것도 ㅋㅋㅋ 너를 밟고 최하층민에서 서민(혹은 집에서 노는 여자, 혹은 맘충)으로 올라섰다 이건가. 

 

늘 한국인의 성애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한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애를 낳는 건 당연히 삶의 일부이지만 상당부분 성애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성애는 배재하고 과하게 꼴난 자기 인생(인지 고생)을 끼워넣음. 성애 자체가 긍정적이지도 않고. 무엇보다, 내 딴에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어, 나는 열심히 살았어, 근데 내 배우자는 안 그랬어. 그래서 착한 나는 호구 잡히면서 살아, (지가 낳은 애새끼를 키우거나 그 애새끼를 키우기 위한 돈을 벌면서) 나는 희생하고 있어.

식세기도 아니고 퐁퐁 주제에 진짜 답답하네요. 남편/아내가 있든 없든 애새끼가 있든 없든 돈은 벌어야 하고 집안 일을 해야하는 거 아닌가=_= 하긴 없는 형편에 하기 싫은 일 하면서 살려니 짜증이 나시겠지만 그건 부모나 배우자나 애새끼 때문이 아니다. 너 때문이야. 너. 네 인생에선 항상 너가 문제라고. 

 

이렇게 호구잡힐까 걱정하다 성애가 있는 인간인데 살아있는 인간과는 관계하지 않고 섹스리스가 되는 혹은 후천적 A섹슈얼이 되는 젊은이가 늘어난다는 겁니다. (훈늉한 사회현상이네요.) 좀 논 여자/남자와 섹스를 하는 것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성감염증이 아니라 호구잡힐까라는 것도 나는 좀 이해가 안 간다. 아시아는 정말 무성애자들의 문화권인가-라고 하기엔 공원에서 연애 놀이 하는 애들이 진짜 많음. 물론 그 조차도 성애보다는 성역할 놀이를 하는 경향이 더 강한 것 같긴 하지만... 

 

 

성역할 하니 생각나는 거, 

안될과학에서 라방? 편집본을 보면 양쪽에 아저씨 교수가 편한 후드티 같은 걸 입고 노메이크업으로 앉아있고 가운데 아프리카에서 전자첼로 켜며 수다떨며 방송하는 여자가 풀메하고 예쁜 옷 입고 앉아서 뭔가 되게 텅빈 눈알을 장착하고 추임새를 넣는데... 음청나게 기묘함. 너무나 기기묘묘해서 처음엔 뭔 소리를 하는지 귀에 하나도 안 들어왔다. 

그 여자도 기묘하고 양쪽에 앉아있는 교수들도 기묘함. 첼리스트인데 전자첼로를 켜는 것도 이상하고 첼리스트 '치고' 하는 풀메도 이상하고 수다의 내용도 기묘하고 리액션도 뭔가 기묘함. 그리고 아저씨 교수는... 나도 덕훈데 남자덕후는 하는 일이 뭐든 전문성을 가졌든 말든 그들 뇌에 박혀있는 양념 (기쁨조) 여성이 뭔지 아주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갠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과학관련 컨텐츠는 '과학정책 읽어주는 남자들'이다. 여자 조미료 없는 남자 둘이 하는 팟캐스트임. 과학+정책이므로 순수과학은 아니쥐만...난 정책이나 행정을 좋아하니까 더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