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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지하다

밍키밍키 이민기

내가 태릉선수촌에서 이민기를 본 후 이민기를 계속 좋아했다. 근데 본 게 태릉선수촌 밖에 없...아니 기억나는 게 태릉선수촌 밖에 없다. 진짜진짜 좋아해도 본 것 같긴 한데, 기억나는 장면이라곤 서울에 처음 온 여주의 모습을 연출한 장면만 기억난다. 영화도 일단 패스. 이민기 영화는 둘째치고 한국 영화 본 지 10년은 된 듯;; 그래도 드라마는 잘 보는뎁.

 

근데 내가 요즘 눈이 잘 안 보여서 글을 못 읽고 못 쓴다. (이렇게 고장이 나는구나. 흐규흐규. 왼쪽 눈이 실명이 예약되어 있긴 한데 실명이라 안 보이는 건 아니고 몸이 많이 피곤해지면 양눈이 잘 안 보이는 이상한 증세가 있다.)

그래서 화려뻑적한 걸 보고 싶지 않고 머리 쓰는 것도 보고 싶지 않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삼삼한 걸 보고 싶은데 예전에 검블유에 나왔던 이다희 얼굴을 내가 허벌나게 좋아하거등. 눈 크고 이마 시원하게 생긴 언니. 그래서 이 언니가 검블유 전에 했던 뷰티인사이드 드라마를 봤다. 영화도 봤는데... 여주하고 노다메칸타빌레에서 노다메로 나왔던 언니하고 같이 있던 장면만 하나 생각나고 끗. (눈도 문제지만 요즘 내 기억려크도 참 문제가 많으다.)

 

여튼. 뷰티인사이드를 봤어요. 이다희 얼굴도 보고 간만에 이민기를 봤지요. 이민기가 이뻐졌잖여. 좀 전형적으로 이뻐짐. 그래도 이뻐진 건 이뻐진 거니꽈. 그나저나 사고로 뇌를 다쳐서 '얼굴'을 구분 못하게 된 게 자길 미워하고 무표정해질 일인가 싶긴 한데 재벌은 그렇다니까 그런가부다~ 하는 거죠. 근데 장애가 자기혐오의 원인이 되는 게 맞는 거 맞음? 나도 비슷한 설정의 캐릭터(머리를 다쳐서 인간구분불가 설정)를 만든 적이 있는데 캐릭터가 구조적으로 다르다잉. ㅋㅋ 아, 얼굴을 구분 못하면 표정도 구분 못한다오. 

그리고 내 기억에 이민기는 분명 주접을 떨어도 귀엽게 보이는 총각이었는데(그래서 그런 역할을 필요 이상 많이 하긴 한 듯) 도대체 언제부터 상처는 받았지만 마음은 따듯한 멋진 재벌2세가 되었는가.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선 꼭 목숨을 걸고 수술을 해야하는가. 근데 티웨이도 저가항공사 아닌가. 서현진 귀고리 때문에 귓볼이 넘 늘어지는데;;; 벗기고 싶은데 못 벗겨서 자꾸 셔츠 소매를 푸르는 건가. 아니면 클리쉐를 꼰 웃기는 장면인데 내가 그걸 못 읽는 건가. 애매한 것인가 발란스가 잘 맞는 것인가. 

 

그리고 이다희에서 이민기로 넘어와 이번생은 처음이라도 봤다. 그리고 계속 이민기를 보면서 왜 저렇게 피골이 상접하였는가. 그래도 복근힘이 좋긴 좋은가부다. 아님 말라서 몸이 가벼운 건가. 누워서 귀신처럼 그냥 일어나는 게 가능하네. 몸개그도 가능한데 앞으로 코메디나 좋은 거 하나 좀 했으면. 내가 보게. 그나저나 이 드라마는 도대체 왜 이렇게 말이 느린 건가. 연출도 느리고 말도 느리고 정말이지 숨이 막히게 느리다. 보통 1.2배 정도면 되는데 이건 1.5배로 돌리면서 봤다. 그리고! 고양이. 비록 치매는 걸렸지만 내 고양이가 더 귀엽고 이쁘다. 아니 이게 아니라, 행복한 고양이는 끼잉하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효과음 겁나 거슬렸쪄......=ㅠ= 

 

결론은 잡생각 이상을 못하게 된 나의 뇌. 예쁘고 상큼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이런 작품을 해석하고 있는 것도 웃기긴 하지요. 

 

이번생은 울 엄니가 재밌게 보는 걸 본 기억이 난다. 그 때 나는 안 봤는데 그 이유가 왜색이 너무 짙어서 ㅎ 이민기하고 전소민하고 예의를 차리는 방식이나 이민기 아버지 배역이 항상 얼굴을 찌그리고 있는 것, 이민기가 삐쩍 마른 데다 하는 제스쳐도 굉장히 일본 영화에서 본 스타일이었다.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건 이번생에 세 커플이 나오는데 유독 이민기 전소민 이 둘만 나오면 갑분일본스타일이 되더란 말이지. 

 

내가 딱히 왜색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정서상으론 거리감이 있어서 그런지 재미를 못 느낀다. 난 일본 만화책만 보지 만화영화도 성인이 된 이후론 안 본다. 미래소년코난이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여. 난 머털도사, 원더키드, 나머진 기냥 다 디즈니애니였거덩. 카우보이비밥도 보다 말았다. 스파이크가 너무 개멋을 부려서 구역질이 나서리... 좋은 음악으로 포장했지만 결국 엔카누아르. 여튼 일본 영상물은 일단 사람이 말하고 움직이는 순간부터 나는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혹은 재미가 없다.) 그걸 뛰어넘은 유일한 드라마가 노다메칸타빌레임. 근데 노다메는 이상할 정도로 왜색을 못 느끼겠다능. 영화판도 전부 다 그렇다. 

 

아, 다시 이민기.

뭐였더라?

좋아해♡

가 아니라 아니 좋아하는데 갠춘한 작품 하나만 좀 하시져. 태릉처럼 우려먹을게. (태릉은 이민기만 좋았던 게 아니라 체조하던 친구도 좋았고, 최정윤도 좋았고 이선균도 좋았다.)

 

그러고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남자배우가 꽤 많다. 얼굴도 좋고 연기도 좋고 몸개그도 잘하는데 좋은 작품 못 하는 배우. 나는 그 중에 최고가 김래원이라고 생각하는데, 얼굴과 연기력만으로 끔직한 작품선택을 이겨내고 탑배우계열 ㅋㅋㅋ 대다내여. 울 엄니가 김래원 조기종영된 최근 드라마를 재미없다고 욕을 욕을 하면서도 끝까지 다 봤다능.

 

상대적으로 여배우한테는 그런 생각이 안 드는데, 애초에 한국에서 여배우가 올라가는 데(인기, 명성, 사회적위치, 권한 등의 의미에서) 한계가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꽃보다 할배는 성공하는데 꽃보다 누나는 망하는 이유, 혹은 그런 상황 말입니다요. 누군가 실제로 그런 말을 했다. 꽃보다 누나는 구질구질하다고. 나이든 여자들의 사연있는 듯한 그런 느낌. 하지만 삶을 사는 사람이 사연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어. 하지만 '굳이' 여자들의 사연은 더 구질구질하다고 느끼는 사회적 정서라는 게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젊은 여자랑 비밀연애하다 애 갖고 낙태하라고 진상 부린 할배보다는 나이든 할배의 숨겨진 여친으로 존재하다 임신하고 애 낳겠다고 버둥대는 여자 쪽이 더 구질구질하다는 거죠잉.

 

사건을 봤을 때 내가 어느 지점에 초점을 맞추는지, 어떻게 사고를 하는지 잘 생각해보시라.

싫음 말고. 

 

분명히 이민기로 시작했건만. 아닌가. 이다희로 시작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