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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자들

고양이의 방광염 2

놀이+강제급수+물그릇의 개수가 늘어난 것의 효과인지 방광염 증상이 줄어들기 시작한 지 약 2주일. 없어지진 않았다. 약 2-3일에 한번 꼴로 혈뇨를 약간씩 누니까. 하지만 화장실 실수는 전혀 안 하게 됐다. 청소를 안 하게 돼서 편하긴 한데 하루에 두세 번씩 하던 청소를 안 하니 집이 더러워지는구먼.

 

그러던 중, 고양이는 좁은 물그릇을 좋아한다는 연구결과를 알려주는 동영상을 봤다.

https://youtu.be/WOFrUIi74Fg

원래 입구가 좁은 물그릇 두 개를 번갈아서 사용했는데 방광염 이후로 상시 꺼내놓는 물그릇을 입구가 넓은 거 두 개, 원래 쓰던 두개 해서 네 개로 늘렸다. 그리고 이 동영상을 보고 입구가 넓은 물그릇 (투명 플라스틱, 도자기 재질의) 두 개는 치우고 바로 사람용 유리컵으로 바꿨다. 이틀 만에 음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남;; 큰 물그릇에서는 물이 없어지는지 잘 몰랐는데 유리컵에 있는 건 확실히 얼마나 먹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쑥 없어졌다. 이대로만 계속하면 강제급수는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희망이 생김.

 

덧.

강제급수를 어떻게 하냐는 사람이 있어서 덧붙임.

인간 아기에게 물약 먹일 때 쓰는 약통이 있다. 약통이 작아서 물을 계속 새로 넣어주게 되니 물도 신선한 걸로 먹일 수 있고 약통에 용량이 적혀있으니 얼마나 먹이는지 알 수도 있다. 거기에 물을 담아서 애를 안고 입가에 대고 넣어준다. 먹기 싫을 땐 물을 머금고만 있기도 하지만 목이 말랐는데 귀찮아서 물을 안 마시고 있었다면 넙죽넙죽 잘 마신다. 이빨에 뭐가 붙어 있으면 물총 쏘듯이 해서 간이 양치를 하기도 한다.

 

물론 이건 어느 정도 안겨 있고 무엇이든 억지로 먹이는 게 가능한 애만 통하는 작전이다. 근데 우리 집 고양이도 뭔가 억지로 먹이면 5분 이내에 토하는 까탈을 피우는 녀석이므로 결론은 시도해봐야 안다. 약통도 약국에서 몇백 원 안 하니 사면된다. 아니면 다른 약 살 때 한번 얻어보등가. 이리저리 다 해봐도 고양이가 물을 안 마신다면 한 번쯤 시도해봐서 나쁠 건 없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