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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상대적 박탈감 feat. 재태크

내가 왜 상대적 박탈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지, 왜 상대적 박탈감 운운하는 사람에게 징징댄다고 생각하는지 알게 됐다. 나는 이걸 사회문제로만 생각해보려고 했는데 경제문제로 생각하니 바로 이해가 됐다.

 

현재 집값 상승을 밀고 있는 주 수요층이 30대이다. 이유는 '지금이 제일 싸다' (즉, 부동산불패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믿음), 무엇보다 '남들은 집으로 이렇게 돈을 버는데 나는 못 번다.'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즉, 상대적 박탈감이 집을 사는 행동의 원인이 되고 그 행동을 밀어주는 게 부동산불패라는 신화이다. 이러다 부동산 망하기라도 하면 그 때는 더 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주식버젼도 있다. 삼전이 한국에서 제일 좋은 기업이래서 삼전 주식 샀는데 삼전 빼고 다 올라. 삼성중공우는 무려 90만원까지 막가. 그럼 삼전 산 사람은 다른 오르는 종목을 보며 속이 쓰리고 후회가 되고 미치고 펄쩍 뛴다. 이 때 느끼는 게 상대적 박탈감이다. 다른 종목 다 오르는데 내 종목만 안 올라. 그래서 고민에 고민에 고민을 하다 삼전을 팔고 삼성중공우 같은 걸 사는 거다. 네, 이거 망하는 지름길이져.

 

인간의 마음은 이상해서 하다못해, 내가 어떤 회사 주식을 사놓고 안 올라서 팔았어. 그리고 한달 뒤에 오르면 또 미치고 펄쩍 뛴다. 내가 왜 이랬을까 머리를 쥐어 뜯는다.

 

집을 사는 것도 좋고 주식을 사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 결정의 주체는 상대적 박탈'감'이 아니라 이성이 되야 한다. 내가 집이 필요해서, 내 수준에 맞는 집을 사는 걸 누가 말리겠는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집으로 돈을 번다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서 값이 오를 것 같은 아파트를 사는 건 영혼이 털리기 엄청 쉬운 길이다. 그니까 해지마-는 게 좋지만, 하고 싶으면 해야지. 상대적 박탈감이 유행인 시대가 아니겠음.

 

지겹다. 인간들 사는 게 지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