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레타 거윅이 감독한 작은 아씨들을 봤다. 아주 재밌게 잘 봤다.
그레타 거윅은 배우로 활동하다 레이디버드를 감독하며 입봉했는데 잘한다. 레이디버드는 더럽게 안 맞는 엄마와 딸에 관한 드라마고, 작은 아씨들에선 청소년기와 20대 초반의 다양한 여성성의 성장기를 보여준다. 네 자매가 모두 평범한 여자들인게 좋다. 세상에 휘둘릴 때도 평범하고 싸우는 모습도 평범하고 포기하는 이유와 포기하는 방법과 그에 대한 돌파구 조차도 평범하다. 그게 너무 공감이 가고 조금 마음이 아프다.
그런 면에서 작은 아씨들이라기 보다는 그냥 여자애들이 더 맞는 제목인 것 같으다. 원작은 본지 하도 오래되서 기억이 나지도 않고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도 본 것 같은데 역시 기억이 안 난다. 이런 작품을 보면 '뭔가 서로 사랑하고 단란하고 행복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이런 작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ㅋㅋ;; 이 영화에서도 자매들끼리 와글와글할 때는 재밌어서 좋았는데 해변가에 나들이 나갈 때나 마지막에 엄마에게 케익을 갖다 주는 장면을 보면 영화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뭔가 내가 잘 모르는 그들만의 행복에 대한 감수성이나 그림이 있는 것 같긴 하다. 연출 자체는 매끄럽게 잘 됐는데 뭔가 촌스럽게 느끼는 건 내가 꼬여서일 수도 있고 그런 감수성이 표현되는 방식이 시종일관 비슷한 게 질려서일 수도 있다.
2. 배우들
조 역의 배우인 로난은 도저히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겠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서 약간 위안. 레이디버드에서도 주연이었는데 한참 보다가 앗, 레이디버드에서 나왔던 배우잖아!! 이랬다능. 영화에서 유머가 구사될 때 유난히 감독의 의도를 더 잘 전달한다는 느낌이 있다. 계속 같이 하는 이유가 있것지요. 배우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이미 뜰 게 보장되어 있는 에이미 역의 플로렌스 퓨도 있슴다. 귀여운데 당차고 꼴보기 싫은 짓을 서슴없이 하는데도 밉지가 않아서 좋았다. 이 영화에서도 잘해서 좋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블랙위도우 영화에도 나올 예정이다. 어쩌면 차세대 블랙위도우로 마블 영화에 계속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알려진 것도 정해진 건 없으요.
베스 역의 엘리자 스캔런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긴 한데 어디서 봤는지 도저히 기억이 안 난다. 착한 여자는 일찍 죽는다는 걸 증명하고 가셨음-ㅠ-
로라 던도 평소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고 엠마왓슨과 메릴스트립도 좋아해서 이야기도 좋았지만 보는 내내 눈도 즐거웠다. 티모시 샬라메는 예쁘긴 한데, 너무 마르기도 하고 뭔가 전형적인 퇴폐예술가 할 타입이라 아직 애정을 미루고 있다. ㅋㅋ 그... 동인녀가 환장하는 영화에 나왔고 그걸로 굉장히 인기를 얻었는데 내 경우엔 보려고 틀었다가 도저히 쪽이 팔려서 다 못 보고 껐다=_=;; 영화와 소설의 전반적인 평이 '첫사랑의 불끈거림과 그 욕망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렸다'였지만... 소설을 읽으면서도 낄낄거리기만 해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