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레알 다이나믹 코리아. 종교로 퍼진다는 것도 웃기지만 분명히 증상이 있고 아팠을 텐데 그 와중에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는 게 참.
문득 진짜 골수라면 코로나가 뭔 쌈사먹는 건지도 몰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온 세상이 들썩들썩 해도 내 귀에 안 들리면 끝이거등. 몸살감기로 병원갔는데 '의사놈이 돈에 뒤집혀서 무슨 바이러스 검사를 하라고 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는 거다.
우리나라 사람들 뻔질나게 병원 드나드는 거에 비해 만날 의사가 돈만 밝힌다고 욕하는 것도 웃기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어차피 보험료에서 나가니까 필요없는 검사나 입원을 하는 것도 흔히 있는 일이고.
여튼 이나마나 대응을 한 것도 메르스를 경험한 덕에 지역마다 음압격리실이 생겨서 했던 건데 환자가 이렇게 늘어나면 아마 또 음압격리실이 모자를 것이다. 중국처럼 삼사일만에 병원을 지을 수도 없는 일이고... (그쪽은 병원을 지어도 일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 의료인이 선호되는 직업이 아니라고 함.)
바로 열흘 전에 격리실이 없어서 난리가 난 중국을 보고 '걔들은 사드가 있었잖아. 하여간 중국은 미개하고 멍청하다'고 했던 한국인이 있었다. 이번엔 한국이네요. 메르스가 있었는데도 병실이 모지라게 되는 거시다. 하여간 미개하고 멍청...
3. '이 와중에 일 할 생각은 안 하고 딴지나 걸고 이걸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을까 안달을 부린다'는 공격은 새누리가 집권했을 때 이런 사단이 나면 여당(혹은 언론)이 야당을 비난하는 방식이었다. '비난을 위한 비난만 하고 솔루션은 가지고 오지 않는다'도 있다. 이게 꽤 잘 먹히는 프레임인데 이번 정부는 잘 안 써먹네?
4. 요즘 나돌아다니지도 않고 돈도 안 버는데 왜이렇게 피곤한가 했더니 오랜만에 이것저것 보고 읽는 게 많다. 경제와 돈에 관련된 책을 좀 읽는데 재밌다. 내가 그동안 공부한 경제는 경제학의 경제가 아니라 사회학의 경제였는데 지금은 경제학의 경제를 보고 있다. 관점이 아주 다른데 내가 사회학에서 느꼈던 '이게 아닌 것 같은뎅' 하는 부분이 충족되고 있다.
내 악취미 중에 하나가 기사 덧글 같은 걸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가를 느끼는 건데 최근에 추가 된 게 주식게시판이다. 세상 이렇게 웃기는 곳이 있었는데 그걸 이제야 알다니. 오르고 내릴 때마다 일희일비하는 것도 너무 웃긴데, 이게 다 정권 때문이고 세금 때문이고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발악을 하는 게 넘 웃기다. 사장이나 대표이사 욕보다 정권욕이 더 많다. 글쎄, 대형마트 주식이 떨어지는 제일 큰 이유는 인구에 비해 대형마트가 쓸데없이 많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인터넷 마켓이 떠서가 아닌가? 최저임금, 한달에 (억지로) 두번 쉬는 것 때문에, 세금 등등의 이유로 장사가 안되지도 않지만 주식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이익이 부족할 순 있지만 이익이 많다고 배당을 팍팍해주지도 않더만. 하긴 장사가 잘 되려면 하나만 잘 해도 되는데 안 되려면 모든 게 문제라서 안 되는 거긴 한다.
내 생각이지만 한국 주식이 횡보하는 건 (일단 성장률은 빼고) 엄살이 심한 한국인 기질도 있다고 본다. 미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폐렴걸리는 나라라 주변 상황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국채나 환율보면 꽤나 안정적인 것 같은데 죽겠다고 우는 소리는 세계 최강이여. 신사업을 내리누르는 택시조합 거품 물고 욕하면서도 발작하는 꼴은 택시조합이랑 비슷한 게 재밌다.
물론 지금 사회문화가 전반적으로 변하시는 시기라 주가가 안 오르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너리스크가 절정이라고 보이는 이유는 그동안 봐줬던 걸 더 이상 안 봐줘서 그러는 건데 나는 이게 장기적으론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주가 안 오르니까, 경제인을 억압하게 되는 거니까, 그동안 봐줬으니까 지금도 경제사범을 봐줘야 한다는 건 어디 개소린지. 선진화 선진화 하면서 정작 선진화하는 과정이 싫은 인간들.
... 생각해보니 궁극적으로 내가 경제(자본주의) 공부를 하는 이유가 irp를 들지 연금펀드를 들지 고민하면서 이것저것 뒤져보기 시작한 게 여기까지 왔다. 아직 둘 다 가입 안 했음;; 근데 결국 가입 안할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연금 알아보면서도 이 정도는 공부하는데 주식하면서 회사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그 회사 재무재표나 현금흐름표도 안 읽고 밑도 끝도 없이 대박을 꿈 꾸는 애들은 도대체 뭐하는 애들이여.
5. 자본주의 공부와는 상관없이 돈 안 되는 일은 잔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