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명세가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게 아니라 원래 그 사람이 갖고 있던 것을 표출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톰 행크스가 말했다. 부자라 갑이라 갑질을 하는 게 아니라 원래 그런 인간일 가능성이 크다. 가난해서 혹은 약자라 을이라 갑질을 못한다기보다는 가난이 그 사람이 가진 성향을 억누르는 것이다. 사실 이런 성향은 어디서든 어떻게든 드러나게 되어 있다. 나보다 잘나고 돈 많고 강한 사람이 늘 어디에나 존재하듯, 나보다 못나고 돈이 없고 약한 사람도 늘 어디에나 존재한다.
2. 아들을 만들기 위해 둘째 마누라를 들이거나 딸이라서 애를 입양 보내는 건, 시대와 상관없다. 그냥 그런 인간들이라 그렇다. 차별을 하는 사람들은 그냥 원래 그런 인간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게 인종에 기반하든 성에 기반하든 자본에 기반하든 차별을 하는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는 합당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믿고 있으니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거겠지. 이런 걸 정신승리라고 한다.
3. 난 홍상수의 이혼 건이 참 재밌다고 생각한다. 홍 입장에선 상대방이 단순히 바람상대가 아니고 이제야 천년의 사랑을 만나서 진심 어린 사랑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지만 워낙에 여자 배우+스태프에게 찝쩍댄 걸로 유명한 감독이고 그런 이유로 (특히 여자와는) 오래 같이 일하는 스태프가 없다고 들었다. 그러니 그 천년의 사랑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해도 뭐 할 말이 없지 않겠어? 이유가 뭐든 그동안 참고 산 와이프가 엿 좀 먹어보라는데 엿 먹어야지 뭐. 자기가 살아온 방식이 자기에게 독이 돼서 돌아온 거다. 실은 마누라나 법원이 먹인 게 아니고 기냥 셀프엿. 자기 자신의 악마는 자기가 만든다고 아이언맨이 말했잖아.
4. 앞에서 인간의 성격이나 사고방식이 타고 난다고 말한 것 같지만 이 역시 확실히 알기 힘들다. 타고나는 것에 교육받고 자란 것이 합쳐지는데 뭐가 더 우위라고 말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여자라고 여자로 타고 나지 않으며 남자라고 남자로 타고나지도 않는다. 특히 문화권마다 여성성과 남성성이 미묘하게 다른데 그런 부분을 보면 젠더(사회적 남성성, 사회적 여성성)은 확실히 교육의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차별의 언행을 교육으로 억누를 수는 있다. 서구권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어느 정도 교양의 수준이 있는 사람은 본인이 어떻게 생각을 하든 간에 이걸 세련되게 너무나 잘 감춘다. 눈꼴신데 차라리 그게 낫다는 생각도 든다.
5. 픽사에서 인간은 종종 무지하고 순수하게 나쁜 캐릭터로 나온다. 여기서 방점은 무지하고 순수하다는 것이다. 아무도 악의를 품고 니모를 납치하지 않고 누구 상처받으라고 일부러 장난감을 고장 내거나 버리지 않는다. 그냥 그런 게 인간의 삶이다.
6. 영화 토르 시르즈에서 아스가르드 사람은 남부 유럽 사람들이 입었던 디자인의 옷을 입고 마술과 마법이 난무하며 동시에 우주적인 하이테크의 기술을 갖고 있다. 블랜팬서에서 와칸다는 지구 최고의 과학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아프리카 전통문화를 고대로 간직하고 있다. 심지어 자랑스러워한다. (식민 경험이 없으니까. 설정상 와칸다의 여자는 성차별이 뭔지도 모른다. 경험한 적이 없으므로 ㅋㅋ)
둘 다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모르겠지만 토르 볼 때는 전혀 위화감이 없었는데 블랙팬서 보면서 위화감을 느끼고 비웃음이 나왔다면 당신은 훈늉한 인종차별자다.
7. 마찬가지로 야오이는 귀여운 판타지♡라고 생각하면서 이성애자 남성용 야동은 포르노라고 생각한다면 넌 개또라이야☆ (예전에 이걸로 야오이'도 하는' 작가랑 거의 싸울 뻔 했다. 그리고 작가로서는 아니지만 난 그 사람을 또라이라고 생각한다.)
포르노는 포르노다. 포르노를 보는 것도 켕기는 게 많은데 유출비디오 보는 것들은 뭐라고 해야할지... 딱 한번 알던 사람이 유출비디오를 핸드폰으로 틀어서 그걸 내 눈 앞에 디민적이 있었다. 그 사람에게도 했던 말이지만 세상에서 제일 쉬운게 인간관계 끊는 거다. 말귀를 못알아 처먹는 또라이는 답이 없다.
근데 또 미묘한 지점이 있는 게... 화장실이나 탈의실 비디오를 찍고 보는 사람은 도대체 뭘까. 그냥 생식기와 벗은 몸이라면 무조건 다 좋다는 건가 아니면 관음증적인 마인드로 좋아하는 걸까. 밤에 하는 속옷 패션쇼가 꽤 시청률이 좋다고 한다. 주로 중장년층 남성이 본다고 하는데 이쪽은 이해가 간다. 애초에 속옷 패션쇼는 거의 항상 섹시함을 어필하려 하니까. 근데 맥락없이 생식기만 뙇! 도대체 어느 부분이 어떤식으로 왜 좋으니. 생각 좀 해보시라. 생식기 말고 그런 걸 좋아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8. 남성동성애자를 똥꼬충이라고 부른다면 시스젠더 이성애자는 질충이다.
9. 나는 집요하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집요하다. 어떤 단체를 통해서 처음 만난 A라는 사람에게 집요하게 군 덕에 그 뒤로는 그 사람을 보지 못했다. ㅋㅋㅋ
A는 여자로 친한 또래 남자 둘이랑 일을 하는데, 이 남자 동료가 자칭 페미니스트인 주제에 '남자라 그런지 철이 없어서 챙겨줘야 하기 때문에' 일을 하기가 피곤하다고 했다. 누구든 자칭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일단 차치하고 난 몇 가지 질문을 안할 수가 없었다.
-챙겨준다는 게 무슨 뜻이냐?
-챙겨주지 않으면 왕따를 당하거나 월급이 깍이는가?
-애초에 일 이외의 것들을 챙겨줘야 하는 사람과 왜 일을 하는가?
실은 더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옆에서 말려서 못했다. 내가 듣기엔 이 자칭 페미니스트인 A가 한 말에서 반여성주의적인 어휘와 맥락이 너무 많았기에 좀 더 공격적으로 하고 싶긴 했지만 다른 사람도 있었고 내가 좀 착하게 살려는 것도 있고 해서 수위를 낮춘건 데도 말림을 당했다.
그나저나 나는 대체 얼마나 더 착해져야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