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한번 더 보고 싶으다. 근데 너무 흥행몰이를 하고 있으니 가고 싶지가 않으다. (음?)
뭔가... 시나리오가 겁나 잘 쓰여졌음. 캐릭터, 설정, 맥락, 이스터에그 등등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굉장히 촘촘하고 방대하게 쓰여졌다. 철저하게 '기획'에 기반한 시나리온데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잘 쓰여진 게 좀 신기하다. 기획된 시나리오가 이런 식으로 좋을 수 있는가 하는 의문도 약간 든다. 이 영화를 비판하는 사람도 영화는 신나게 봤다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은 게 시나리오 덕분인 것 같음. <-한국 반응은 아님. 나에게 한국 반응은 내가 있던 영화관 분위기라 오히려 한국에서도 흥행몰이를 하는 게 신기함. 톰 홀랜드랑 캐릭터 때문일 것 같긴 함.
이를테면 아론 소킨 시나리오나, 다큐멘터리 대본에서 많이 보이는 스타일인데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해야겠음 -> 그럴러면 이러이런 내용과 캐릭터가 필요함 -> 최대한 극적이고 재밌게 보여주는 방법을 찾음 -> 쓰기.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일견 드라마 같은 게, 이 영화는 이미 만들기도 전에 후속편이 잡혀있고, 스파이더맨 캐릭터는 총 6편에 나오도록 계약이 되었다. MCU에 들어가는 방식, 청소년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하고, 청소년 캐릭터 자체에 대한 어드밴테이지를 어떻게 줄 건지, 캐릭터를 어떻게 성장시킬지, 주변 인물 배치, 그동안 화이트워싱이니 성차별로 욕 먹었으니 아쉬운대로 여기서 어느정도 해소 해야 함. 이런 걸 표로 그려놓고 쓴 것 같단 말이여. 유머도 이상할 정도로 빈틈이 없잖아. 거의 보름 넘게 유튭으로 온갖 스파이더맨 리뷰, 토론(!), 놀이를 쓸어본 이유도 뭔가 구멍을 찾고 싶었는데, 구멍이 있다는 사람도 시원하게 이야기 하는 사람은 또 없음. 제일 큰 설정허점이 타임라인 망친 거 정도고 나머지는 취향에 대한 것.
보통 이렇게까지 많은 의도와 계획과 기획이 들어가면 재미없거등? 근데 재밌다. 배우들이 연기 잘하고, 연출도 잘 되어 있긴 하지만, 시나리오... 시나리오가 넘 멋져. 예술작품을 보며 느끼는 쾌감은 없는데 확실히 굉장히 엄청나게 잘 만들긴 했다.
대체 어떻게 쓴 거야. 6명이 대가리 붙이고 있으면 이런 게 나오는 거야? 따흐흑 궁금해. 토르 3편은 모르겠는데, 블랙팬서도 기획 시나리오같다. 아프리카 문화권 배경에 흑인 감독, 흑인 배우,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리스트 짜놓고 한 것 같다는 생각이 티져만 보고도 든다. 얘네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또 극장 가서 볼지는 모르겠으나 DVD는 당연히 사서 백번천번 돌려볼 듯--;;
2.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 있다. 나는 에너지 자원은 좀 많이 아끼는 편이다. 전기나 물, 기름 같은 거. 물세 3천원, 전기세 5천원 나오는 인간임. 헬스 가서 샤워를 할 때도 가능하면 물 아껴쓰려고 한다. 특히, 올해처럼 가뭄이 심하면 의도적으로 아껴쓰는 정도.
사실 이런 기준이면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게 자원 절약에 더 도움이 되나 다른 사람이랑(특히 아부지) 같이 못 사는 이유 중에 하나가 그거다. 난 다른 사람이 자원 펑펑 쓰는 걸 못 보고 있겠다. 진심으로 화가 난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신경쓰이고 짜증나고 계속 보고 있으면 화가 나는데, 신경이 쓰여서 계속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음;;;
헬스 샤워실에서도 물 그냥 틀어놓고 나갔다 들어오고 샴푸 칠하고 비누칠하는 꼴을 보면 정말 미치고 펄쩍 뛸 것 같단 말이지.
하지만 속만 뒤집어지지 말은 안한다. 그냥 내가 그꼴을 안보면 되는 걸로 해결책을 찾은 것. 내가 뭐라고 하면 어쩔 거며, 그럴 주제나 자격은 있나? 나는 내가 옳다고는 생각하지만 정말 옳은가? 심지어 나는 어차피 인류는 이런 상태면 (우주적 시간관념으로) 오래 못 갈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뭐 아무렴 어떠냐. 그게 아니더라도 자원이 없어도 생명은 또 살 길을 찾겠지.
나이가 들면 옳고 그름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게 아니라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쩔겨 내가. 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소일거리하면서 푼돈 벌고, 그걸로 혼자 덕질이나 하고 시시덕거리면서 살면 혼자 즐겁고 행복하게 살수있다. 나의 도덕심이나 양심은 지켜야 하는 걸 나혼자 지키는 수준으로 살면서 위로 위안 자위하면 됨.
여튼 이러한 이유로, 어떤 사안에 대해 예민하거나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대체로 이해하는 편이다. 나도 그러니까.
근데 계속 같은 이야기만 하는데다 자꾸 틀린 이야기를 하니까 좀 피곤과 짜증이 유발되는구나. 그르지마....
3. 혹성탈출 종의 전쟁 보고 싶어서 몸살이 날 지경. 왜 이렇게 늦게 개봉하는 거야 ㅠㅠ
시저... 시저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