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137

일을 알아보겠다고 인터넷을 깔았으나, 그럴리가 없져. 영화를 몇개 봤다.

1.2배속에 재미없으면 휙휙 돌리는 걸 본다고 할 수있다면 말이지만--;;;

 

1. 레전드 오브 타잔

이 영화를 대선 다음날 봤는데 내내 엄마미소가 사라지지 않더라. 영화가 겁나 좋은 것도 아닌데 왤까, 그 이유를 생각해봤지.

(CG지만) 정글과 동물이 많이 나와서, 주인공, 원주민 등등 멋진 몸이 계속 벗고 나와서, 정권 교체 버프.

친구 하나는 정권교체버프가 제일 크지않겠냐고 하는데 아무래도 제일 큰 이유는 CG로 떡칠을 했지만 정글이랑 동물이 많이 나와서인 것 같다. 왠지 영화에 나오는 유인원을 유별나게 좋아하는데 (혹성탈출의 시저가 겁나 멋있고 잘생겼다고 느끼는 인간.) 주인공이 완전 북유럽인인데도 뭔가가, 왠지, 레알 유인원(특히 고릴라)같은 느낌을 준다. 현실에선 완전 싫어할 체격인데 난 저런 사람이 티비에 나오는 건 좋아함. 오버사이즈라는 게 왠지 웃긴단 말이야. 글고 콩고 원주민이 쫌 많이 멋짐. 몸도 멋지고 얼굴도 멋지고 분장도 멋짐=ㅠ=ㅋ 배우니까 당연하겠지만 좋은 걸 어쩔.

 

기본적으로 대본이랑 설정이 마음에 들고 연출이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괜찮다고 느껴서 찾아보니 해리포터랑 신비한 동물사전, 드라마 타이런트 한 감독. 타잔 뿐 아니라 동물사전도 잘하긴 잘하는데 뭔가 특출한 건 없다고 느꼈지. 혹시... 남자배우 목 꺽어놓는 건 감독이 시키는 건가? 타잔이 계속 목을 꺽고 있어서 덩치가 크고 동물 느낌이 내려고 그러나 싶었는데, 신비한 동물사전 남주도 계속 목을 꺽고 있는다. 이쪽은 심지어 항상 모로 서 있음. 타이런트도 본지 오래되서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그런 면이 있었단 말이지. 아,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제일 귀요미가 신비한 동물이 아니라 미국인 머글인데, 타잔의 일뜽 귀요미가 미국인 외교관 조지 윌리엄스다. 타잔이랑 캐미도 꽤 좋아서 둘이 시덥지 않은 소리 하는 모양새가 보기 즐겁더라.

당연히 타잔이랑 제인이랑도 꽤 잘어울린다. 영화 내내 떨어져있는데 플래시백으로 계속 붙여줌. ㅋㅋ 여튼 제인 겁나 이쁘고요. 되게 전형적으로 납치된 소녀로 나오는데 오히려 이 때 더 당당하고 멋지게 나온다. 막판에 전투?씬에선 일 없이 남편만 찾는 여인네가 되어버림. 흐규흐규.

 

액션이 별로라는 평이 있던데 나는 누 떼가 제국주의자들 작살나는 게 더 신나고 재밌었다. 라이온킹에서 (쥔공보다 멋진) 무파사를 죽이는 것도 누 떼가 아니던가. 아프리카는 타잔도 아니고 원주민도 아니고 동물이 지킴 ㅋㅋ 비록 그 장면 연출이나 씨지가 영 후져서 클라이막스라고 하기 참 난감하긴 하지만 갠춘해. 나에겐 제 3의 눈이 있어서 마음에 드는 설정이 있으면 내가 알아서 더 멋지게 포장해서 보기도 하니께니. (참고로 이 영화 CG 좀 후짐. 정확히는 정글배경이나 나무처럼 움직이지 않는 건 그나마 좀 나은데, 기차나 배, 동물이 움직이면 영 별로다. 그래도 망가니는 게중 신경 쓴 티가 나서 괜찮음.)

갠적으론 액션하는 타잔보단 그가 동물 사회에 더 속해있다는 걸 보여주는 데 꽤 신경을 쓰는게 마음에 들었다. 그냥 배경설정이 아니라 표정, 행동방식, 감탄사? 같은 걸로 존이 실제로 속한 곳이 영국 귀족사회가 아니라 아프리카라는 걸 보여준다. 이야기도 그렇게 흐르고. 배우가 연기를 그다지 잘하진 않기 때문에 그게 다 전달된다고 하긴 힘들지만 의도는 그런 것 같았음. 하긴 연기력도 좀 애매한게 못한다고 하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잘한다고 하기에도 아쉬움이 좀 남는다. 어려보이기도 하고 나이들어 보이기도 하고, 문명인이면서도 동물같기도 하고, 눈빛도 좋은 데 그게 배우가 매력있어 그런 건지 연기를 잘해서 그런건지를 잘 모르겠음.

 

포스터를 찾아보니 맞다. 타잔 뒤에 있는 유인원은 타잔을 키워준 유인원이 아니라 타잔의 다른 자아임.

막판에 움봉가가 자기 아들을 죽인 것을 원망하며 where was your honor?! (너의 인간성은 어쩐거야) 하니까 존이 I had none. (그때는 없었어.)이라고 한다. 근데 그 다음에 바로 망가니 형제들이 타잔의 편으로 옴. 본격 경계인 ㅋㅋㅋ

이 영화는 액숑 영화로 보면 재미가 없다 못해 지루할 것이고 반제국주의, 친자연주의적 마인드로 보면 재밌을 것이야. 오락 영화가 이정도로 철학을 담고 표현한 거면 훈늉한 거지. 난 재밌게 봤다.

 

원작자인 키플링이 완전 쩌는 제국주의자인데 이 작품 설정이나 내용 보면 당췌 상종 못할 종자로 나옴. 진짜 백인의 짐같은 소리 하고 자빠진 거지. 이런 인간이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조까요, 백인 늙은이들.

 

 

2. 엣지오브세븐틴

하이틴 영화를 좋아해서 자주 찾아보는 편인데 당연히 90프로는 개그지같은 영화, 그나마 참고 봐줄만한 게 9프로 정도 되고 1프로는 엄청 좋은 게 나온다. 정작 하이틴 때는 하이틴 영화를 보지도 않은 게 이제와서 챙겨보는 이유는, 십대가 진상 떠는 걸 구경하는 게 완전 재밌다. 당연히 현실에서 볼 일이 없으니 재밌는 것도 있지만 자다가도 하이킥을 날릴 내 십대를 생각하면 뭐든 귀엽다. 글고 이렇게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영화를 계속 찍어내는 헐리우드 문화도 좋다. 예산이 크지 않으니 스토리에 집중을 하는 것도 많고 그 나름의 소박함이 좋음. 나 중고딩 때는 그래도 학원 드라마나 영화가 꽤 나왔는데 요즘은 별로 없고 그나마 어쩌다 고삐리 나오는 드라마 나와도 대부분 개그지같은 것 뿐. 

 

여튼. 주인공 조둥이 관리 못하는 개진상인데 애가 못되 처먹어서 진상인게 아니라 정말 주체못하는 조둥아리 때문에 개진상을 떠는 거라 좀 귀엽다. 뭐든 마음에 안 드는 그 나이 감수성도 잘 살려서 주인공은 심각한데 나는 웃겨 죽음.

이 영화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멋을 안 부린다. 무슨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 혹은 사연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그런 나이라, 호르몬이랑 주둥이를 주체 못해서, 중2병을 감당못해서 진상을 부리는 거지, 유달리 똑똑해서, 게이라서, 가난하거나 부자라서, 재능이 있거나 없어서가 아니다. 주인공이 '나도 남이 힘들 걸 알지만 왠지 나만 힘들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만 괴롭다고 생각하면 왠지 특별한 것 같거든.' 하고 말하는 데 이런 게 청소년기 감수성의 정체가 아닐까 싶다. '자신이 진상인 거 알고, 그게 너무 싫지만 그걸 고칠 수가 없고 나 평생 이렇게 살까봐 정말 무섭고 싫은 것'을 포함해서. 

이런 의미에서 월플라워도 재밌게 보긴 했는데 좀 쓸데없이 멋을 부렸다는 느낌이 들었거덩. '우오오오옹 나의 폭발하는 감수성! 예술성!' 퍼스트타임 여주의 전남친이 내가 좋아하는 케이스. 20대가 되었는데도 고삐리식 감수성에 젖어서 예술가입네 하고 사는 앤데 많이 나오지도 않는데 캐릭터를 정말 잘 그려놔서 얼마나 웃기고 좋은지 모른다. 여러모로 퍼스타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하이틴 영화.

 

쥔공 : 죄송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집중이 안되요. (주인공이 숙제를 안해와서 변명이랍시고 선생한테 하는 말.)

선생 : 그래..... 아버지가 언제 돌아가셨니?

쥔공 : 2011년이요. (영화상 현재는 2016년)

선생 : 친족사망으로 인한 변명은 1년이 한계란다. 걱정마라, 네 할아버지가 영원히 살지는 않으시겠지.

 

 

그 외에

미녀와 야수 ; 영화가 이렇고 저렇고를 떠나서 난 애니 실사화 자체가 별로임. 그냥 애니나 열심히 만드셔. 셀 애니메이션은 이제 안 만들거냐, 이 놈들아! 라고 하면서 이제 정글북 볼라꼬...

되게 쓰레기같은 하이틴 영화 두어편. 개망해씀. 뭘 봤는지 기억도 안남. 더 본 게 있는 것 같은데 역시 기억이 안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