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가 오긴 오는군.
고딩 때 듣고 참 많이 뻐렁쳤었다. 그 때는 서른쯤 되면 뭔가 달라져있을 줄 알았지.
궁극적으로 변한 게 없다. 달라진 건 이제는 이 노래도 그냥 '으음, 나도 이 나이가 됐구나'하는 정도의 감흥 뿐. 나라는 인간은 나이에도 무게가 안 실리는 모양. 지치는 서른이다.
곡이 참 좋다. 가사도 너무 좋아. 지식채널e는 말할 것도 없이 좋아ㅠ
몇박자 늦게 들은 김광석의 죽음과 노래. 이때쯤 한창 김현식의 노래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감정도 뒷북.
생각해보면 고딩 때 열심히 들은 음악도시 덕분에 그 시장 패거리(!)를 참 좋아했는데, 정작 내 정서에 영향을 준 건 배철수아저씨의 음악캠프에서 들은 락음악하고 김광석, 김현식, 이은미, 산울림이었다. 하여간에... 아직도 중딩 때 친구들 만나면 '너 아직도 음악취향 특이하냐'라는 소릴 듣는다. 크크크-_-
먼지가 되어
그녀가 처음 울던 날
일어나
김광석인가 안치환인가. 자기 공연이 조용조용해서 관객이 많이 존다고 했었다. 그래서 마지막곡을 이 노래를 부른다고. 그럼 관객들이 슬렁슬렁 일어나고, 공연 끝나면 말끔하게 나간단다. 난 이런 정서가 참 좋았다. 썰렁하고 시답잖은 이야기와 부끄러워하면서도 여우같이 구는 사람들. 요즘은 이런 사람이 별로 아니 거의 없는 것 같다. 예쁘고 귀여운 사람들.
지금은 뭐. 누구 말마따나 (개념) 상실의 시대. 어지간히 미치지 않으면 풍선 못 뺐지. 안 그래?
별일없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