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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45

1. 우리 결혼했어요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안 볼 땐 전혀 안 궁금하고 관심도 없는데 왜인지 한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다는 것에 있지=_=;;

나는 어떤 종류든 연애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나에게 맞춤용 프로그램이지만, 보다보면 '어쨌든 남자답고, 어쨌든 여자다운' 프레임이 구역질 나기도 한다. <-이게 그냥 개인의 사고 방식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는데, 한국 사회가 이 프레임에 갇혀있다고 생각하면 확실히 구역질 난다.

그래서 (이제 케이블의 은혜로운 다시보기도 할 수 있겠다,) 사실 정진운을 보려고 이걸 보기 시작했는데 멈출 수가 없어서 이틀동안 잠도 안 자고 다 봤다. 정진운을 보고 싶었던 이유는 가끔 지나치면서, 그리고 무도에서 본 모습에서 바보끼가 있는 것 같아서 그거 보려고 본 건데, 바보가 맞긴 맞는데 그게 적당히(?!) 안정되고 부유한 환경에서 퍼붓는 듯한 사랑을 받고 자라서 형성된 것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니까, 아~ 미묘한 질투심 폭발...은 둘째치고 그냥 두 사람의 연애가 화보 보는 것처럼 눈엔 좋은데 특별히 재미가 없다. 필요할 때마다 '여섯살 연하의 남자'의 육체적 어른 남자 역할과 꼬꼬마 신랑의 역할이 확연하게 나뉘니까 참 매력없드라고. 이 커플이랑, 어린 커플은 '테레비랑 할리퀸에서 보니까 연애 이렇게 하더라고요'하면서 그걸 따라하고 있음=ㅠ=

우결은 출연자가 적당히 자기 연애감정을 놔두고 즐길 수 있는 선에서 실컷 즐긴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출연자 입장에선 완젼 좋은 프로그램인 듯 ㅋㅋㅋㅋ 돈 벌면서 연애감정 실컷 즐길 수 있으니까. 특히 우리나라는 감정적, 육체적진도가 나가고 나서 연애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일단 호감이 있으면 연애를 시작하고 그 다음에 모든 진도가 나가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도 가능하고, 연애인의 자유로운 연애가 불가능한 안습 상황에서 나온 거긴 하지만... (뭔가 안습)

 

그래서 결론은, 조정치랑 정인 커플 정말 재밌다. 아, 좋아 ㅋㅋㅋㅋㅋ 간만에 연애 엔돌핀이 막 쏟아져 나오고 있어!!! 이 둘의 캐릭터도, 연애 방식도, 성 역할도, 사고방식도 하는 짓도 다 재미있다. 두 사람이 서로가 음악하는 사람이라서 만나는 건 아니라고 했지만, 일단 서로 노래 부르고 기타 칠 때 저절로 나오는 그 흐뭇한 웃음부터 어떻게 하고 그런 소릴 하시던가 ㅋㅋㅋ 어떤 사람의 재능이 그 사람의 매력포인트가 되는 건 당연한 게 아니던가. 그 재능이 외모든 육체적 능력이든 두뇌든 음악이나 미술을 하는 능력이든 간에 무엇이든. 하다못해 돈이나 배경도. 애초에 따로 떨어뜨려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닌 거라고 생각합니다요.

 

덧. 조정치는 정말 사람 자체가 웃긴 건 맞는 것 같다. 무슨 짓을 해서 웃기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외모에서 주는 아우라가 있어. 무한도전에서 김C랑 단지 앉아만 있는데도 웃기는데는 정말... 캡쳐 떠놓고 정지화면으로 보기만 해도 배가 아프게 웃을 수 있다;;;

 

2. 동물을 못 키우니 동물 나오는 다큐에 환장 중.

요즘은 자연 다큐보단 동물원 다큐를 찾아보고 있다. 서울 동물원이 동물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이라든가 사육장을 좀 더 동물 환경에 맞게 꾸미는 게 그렇게 오래 되진 않았다. 끽해야 4년 정도라고 기억되는데 앞으로도 점점 더 바꿔나간다고 하니 그 과정을 보는 것도 좋고, 몇년전 다큐에서 봤던 어린 고릴라와 원숭이가 더 자라기도 하고 나이든 동물이 죽기도 하고, 그때 있었던 사육사가 여전히 있는 것도 왠지 보기 재밌다. 사실 동물원에서 제일 재밌는 건 동물에 완젼 신경 쓰는 인간(특히 관람자)과 인간따위 신경도 안 쓰는 동물의 관계.

무엇보다 사육사나 동물 의사는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직업군 중에 하나다. 대체로 동물을 키우거나 돌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그것과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삼고 고된 일을 계속 하고 있는 거기 때문에 (돈이나 장래성을 보고 직업을 선택을 하는 사람보다) 의도가 순수하고 선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보통 사람은) 직업이 절대적으로 사람의 인성과 삶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나는 진심으로 (완젼 진지하고 확고하게)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의 구분의 기준 자체가 다른 사람과 다를 뿐이지. (알고보면 내가 인간차별도 쩌는 인간인데 다른 사람들이랑 다른 방식으로 하다 보니 평범한 인종차별자로 안 보이는 것처럼 ㅋㅋ?)

 

-예전에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서 새로 국립공원을 만들면서 야생 동물을 대거 그쪽으로 옮기는데 그거 진짜 대단했다. 여러가지 의미로다가 전부 다.

-유투브의 아드만 스튜디오 채널. http://www.youtube.com/user/aardman 동물원 인터뷰 Creature Comforts라는 유명한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동물원에서 사는 동물이 동물원에서의 삶을 이야기 하는데 완죤 웃긴다. 이건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하는 영화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의 동물원 인터뷰 평론 :  http://www.kmdb.or.kr/Ani/board/recommend_list.asp?seq=99 

 

3. 몇달을 이러면 안된다고 버티다 지금은 포기하고 어차피 폐인짓하는 거 화끈하게 하자 모드. 일도 해야할 일도 공부도 안 할 수 있으면 안 하고, 어떻게든 해야하면 대충하면서 나머지는 그저 오덕오덕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내가 일을 대충해도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 대단해요=_= 근데 내가 보통 폐인 모드에 돌입하면 직성이 풀릴 때까지 몇달 걸렸는데 말입니다. 언제 할 맘이 생길지.

 

4. 가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눈이 아프다. 이 눈이 몇년이나 버틸지 ㅋ

어젠 하루종일 눈알이 너무 아파서 핑곗김에 놀았는데, 하루종일 테레비만 봤다--;; 그야 컴퓨터를 해봐야 글씨를 볼 수가 없었으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긴 했지만 차라리 쳐 잘 것이지 악착같이 테레비를 보는 나는 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