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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없이 산다 44

이글스의 호텔캘리포니아를 헬 프리즈 오버 공연 버젼으로 무한 반복 중. 고등학교 때도 이곡을 하루종일, 한달넘게 돌려댄적이 있었다. 지금도 한번 들으려고 했는데 2시간째 같은 곡을 듣고 있...;;; 아저씨들이 어쿠스틱 기타 연주하는 모습 완젼 멋있음. 정말 연주 무시무시하게 잘한다. 나는 기타보단 베이스파고, 기타연주가 좋은 곡이 한두곡이 아니지만 단지 이 곡 때문에 기타를 배우고 싶기도 했다. 손은 작고 손가락이 짧아서 기타는 먼나라 이야기지만 꿈은 꿀 수 있응께. (손 때문에 피아노 치는 데도 한계가 있음. 손가락 찢는 것도 일이네-_-) 예전에는 유투브에서 이 공연 클립을 찾을 수 있었는데 저작권 때문에 다 잘려나간 모냥. 근데 우리나라에서 찾음. ㅋㅋ;; ㅋㅋㅋㅋ;;;

 

 

여럿이서 같이 연주를 하는 공연을 보면 연주자들이 자기 연주에 굉장히 집중 하면서도 서로 소통 하는 걸 볼 수 있는데 난 이런 장면을 보는 걸 좋아한다. 이게 잘되면 잘될 수록 연주가 좋다. 누군가와 음악을 함께 연주한다는 건 굉장히 강력한 규칙 안에서 믿음에 기반한 소통을 끊임없이 해야 제대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즉흥연주에도 규칙이 있다. 자유로운 연주라는 건 어디까지나 '규칙 안에서 자유로움'임) 이런 걸 보다보면 평소엔 사이가 나쁜 사람도 연주를 하는 걸 보면 소통이 원활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오아시스? ㅋㅋ) 이걸 사람 사회에 적용해보면, 개혁이든 뭐든 되게 쉽게 할 수 있는 걸 되게 어렵게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평소엔 멀쩡히 사이 좋지만 연주를 같이 못하는 경우도... 있긴 있나=_=? 오히려 이쪽 업계가 완젼 실력 위주에 강한 규칙에 기반해서 인지 단지 취향이나 성향이 달라서 부딪히는 건 못 봤거등. (그러니까 오아시스.)

 

보통 예술 쪽에 젊은 천재에 대한 환상이 있는데, 사실 그런 거 없다. 예술도 나이가 들수록 익거등. 젊었을 때 반짝했다가 저무는 예술가는 열정이 사라졌거나 거기에 안주하거나 나태해져서 그런거지 제대로 된 예술가는 나이들 수록 점점 더 잘한다. 연주도 마찬가지. 연주할 기력이 딸린다는 말을 (보통 아마추어가) 하는데, 연주를 잘하면 힘으로 연주하는 일 자체가 없다=ㅠ= 연주에 근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그게 절대적인 것도 아니거등. 사실 연주할 때 제일 필요한 건 몸뚱이에서 힘을 빼는 거다. 몸에서 힘 빼고 손목에서 힘 빼고 목에서 힘 빼고. 좋은 연주는 힘을 빼야 나온다. 연주하는데 체력이 필요하는 건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힘으로 하는 게 아님. 지휘도 체력 엄청 필요하지만 힘쓰는 일이 아니지.

예전에 베를린필에서 하는 티칭 프로그램 클립을 봤는데, 오보에를 공부하는 학생이 몸을 마구 휘두르면서 연주하니까 베를린필의 오보에 수석주자가 '에너지를 밖으로 쓰면서 연주하지말고, 안으로 넣으'라고 조언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몸 휘두르는데 힘 쓰지 말고, 연주 자체에 힘을 쓰라는 거지. 공연에서 직접 봐도 알 수 있는데, 과도하게 '삘을 받아' 사지를 움직이는 (보통 젊은) 연주자는 보통 연주를 잘 못한다=_=;;; <-삘이 어쩌고를 떠나서 하도 몸을 흠들어서 그런지 정확도가 떨어지고, 힘을 많이 주면 연주 자체가 굉장히 경직된다.

 

별로 쓸데는 없지만 연주 잘하는 사람 구분하는 방법을 하나 알려주겠음. (그래봐야 테크닉이 뛰어난 사람을 구분하는 거지만. 근데 이나마도 아무리 설명해도 못 알아듣긴 하던데...)

연주를 잘하는 사람은 한음한음을 굉장히 정확하게 소리를 낸다. 뭉개지는 음이 하나 없이 강약도 굉장히 잘 표현한다. 강한음과 약한음, 중간음이 확연해서 점점 강하게와 점점 약하게가 정말 제대로 연주가 된다고 해야하나. <-굉장히 어려워서, 체코필같은 경우에는 점점 강하게를 <약하게 -> 좀 강하게 -> 대빵 강하게 -> 완젼 귀청 떨어지게>로 표현을 하는 반면, 베를린필은 <아주 약하게 조금 약하게 덜 약하게 약하게 중간 조금 강하게 덜 강하게 강하게 아주 강하게> 이렇게 가거덩. 이런 전환이 뭉개져서 은근슬쩍 되는 거랑, 한음한음 확실하게 표현하면서 전환되는 거랑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체코필은 공연장 음향 문제도 좀 있음. 이렇게 비교를 해서 그렇지 체코필도 굉장히 잘한다.) 

여튼 춤 잘 추는 사람 눈에 띄듯이 연주 잘하는 사람도 귀에 띄게 되어 있음. 역시 별로 쓸데는 없지만...

 

 

나는 언제쯤 피아노를 잘치게 되려나...=ㅠ=

학교 공부-서예-피아노를 보면, 서예 느는 건 확실히 눈에 보이고 피아노는 하는 만큼은 (겨우) 나오는 것 같고, 공부는 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ㅋㅋㅋㅋ 공부 한답시고 앉아서 정줄 놓고 있는 일이 더 많아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