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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등신같지만...

멍청이 : 자기가 삽질 하는 거 모르고 삽질하는 사람.
찌질이 : 자기가 삽질 하는 걸 알면서도 삽질 하는 사람.
바보 : 삽질 할 줄을 몰라서 아예 삽질을 안하는 사람.
보통사람 : 삽질하는 걸 알면 멈추는 사람.
현명한 사람 : 삽질할 것 같으면 아예 안하는 사람.

갠적으로 내 이상형은 현명한 사람 혹은 바보이고, 제일 싫어하는 류는 멍청이. 이상형은 만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제발 보통 사람이라도 만나봤으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찌질이.
이전 포스팅은 등신같았다. 열받아서 썻고, 쓰면서도 등신같은 짓이라는 걸 알았지만, 쓰면 속시원 할 것 같아서 썼지. 겨우 전두환이 생일잔치에 간 김현중이 찌질거리는 걸 감싸주려고 한 때 자의던 타의던 길바닥에서 뛰어다니던 걸 써먹다니. 와우, 그때는 진짜 짜증이 얼마나 솟구쳐 오르던지 말이지. 확실히 그 화는 가셨다. 근데 진창에 뒹구는 인간이랑 싸우면 나도 진창에서 뒹굴게 된다. 나는 기껏 그런 인간 상대하려고 그 공부를 했던 건가 말이지. 순간이지. 수준 떨어지는 짓 하는 거 말이다. 그래서 다른 의미로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그래서 또 일기 하나 더 쓰는 거지. 나는 그래도 반성하는 찌질이에요. (아, 예...)
이건 뭐, 성격 개조 프로그램도 아니고.

혹시나 이 블로그에 꾸준히 찾아오는 사람들의 오해를 풀기위해.
나는 확실히 정치사회학을 공부했고, 그 쪽에 관심을 갖고, 지금 열심히 활동하시는 활동가를 포함해 '한 때' 활동했던 사람들에 대해 어느정도의 예절을 늘 갖추지만, 그렇다고 내가 운동권인 건 아니다. 요즘 세상에서야 '운동'이란 단어 자체가 주는 본래적 의미는 상실했다고 봐야하고, 80년대의 활동과 지금의 활동은 그 스타일과 내용에서 변화가 있다고 해도, 이렇든 저렇든 나는 스스로 활동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무슨무슨 단체나 연합이나 협회 같은데서 일할 생각은 없다. 거기에 서포트는 했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지만. 어쨌든 내 타이틀은 활동가가 아니다. 나는 보통의 시민이다. 그냥 때 되면 투표하고, 좋은 일이나 내가 지지하는 것에 대해 활동하는 단체에 지지를 보내거나 기부를 하고, 내가 사회에 대해 어느정도 책임을 져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적게나마 일을 하고, 정부에 대해 최소한의 의사표시를 하는 아주 평범한 시민이다. 이게 보통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대단한 일이 아니다. 다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할 수 있고, 앞으로도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 공부를 했던 이유는 졸업하고 그런 방면의 직업을 얻으려고 했던 게 아니라 내가 사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모든 사람들이 직업을 얻으려고 대학을 가는 건 아니야. 대부분은 그렇지만.

최저 보수도 못 받고 가정폭력 피해자의 집에서 아예 살면서 활동하고, 성폭력 전화상담을 하는 친구가 있다. 내 기준엔 그게 활동가다. 꽤 보수적이고 큰 (기독교) 단체의 회지를 만들면서 상사한테 깨져가면서 다른 의견의 다양한 칼럼을 넣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활동가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월급을 받으면서 하루에 10시간씩 뛰어다니면서 일을 해야하는 가난한 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활동가다. 국회의원이나 저자랍시고 큰 집회에나 뒷짐지고 한번씩 출몰해주는 그런 자식들, 그것도 뭐 대단히 힘을 보태주는 척이나 하는 인종들. 진짜 조올라 싫어한다. 한 때 운동했다고 자랑하는 인간들?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포함해 정치 따위 쿨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을 위해 내 친구들은 이런 저런 사람들에게 깨지면서 일을 해야하지. 꼭 아무 것도 안 하는 인간들이 의무감과 정의심을 이야기하며 활동가들의 월급을 동결하고 발목을 잡지 못해 안달이야. 언제 활동가들이 자기들 월급 올려달라고 운동하는 거 본적이나 있나? 누구 말마따나 '눈앞에 플루토늄 적재선이 지나가도 눈깔 하나 깜빡 안하는 것들이 환경운동가가 담배 핀다고 지랄을 해대' 이것들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종족인 멍청이들이다. 정말, 무척 짜증나. 내가 활동가가 아니더라도 난 멍청이들이 참 짜증나고 싫다.
그러니 우리 인터넷에서라도 엔간하면 만나지 맙시다. 나는 현실에서 충분히 멍청이들을 만나고 산다고. 거기다가 내 집에 온 다른 손님까지 니가 욕하면 집 주인인 내가 뭐가 되니. 그러니까 그만 꺼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