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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당황스럽다.

세상엔 당황스러운 일이 많지.
특히 나처럼 인간 문화 생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더 당황하는 일이 많다.
그야 뭐, 심심하진 않지. 관찰하는 재미도 있고. 그래도 당황스러운 건 어쩔 수가 없어. 왜냐하면 내가 인간이잖아. 놀란다고. 동족인데 내가 요상스런 양태를 보이면.

1. 오싹오싹한 책의 저자.
흥미로운 나라! 독일의 저자라는 한생일. 이 사람 매우 위험한 (혹은 정신이 나간) 사람인 듯.
법학과를 졸업하시고, 행종고시를 패스하여, 법무부에서 일하다가 독일에 법공부하러 유학가신 한생일씨가 쓴 이 책은 한생일씨가 유학하면서 경험한 독일을 이야기 한다.
에피소드1 - 독일도 한국의 KBS처럼 국영방송에선 수신료를 청구하는데 이걸 안 내려고 독어 못하는 척하며 버팅긴다. 물론 국영방송은 당연히 보고 있고. 대단히 웃기는 건 이 에피소드의 마지막 문장인데. 어쨌든 여직까진 '무사히' 안내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조심해야 한단다. 왜냐하면 '독한 독일 놈들'이 언제 또 테레비 있나 없나 검사하러 올지도 모르니까. 이 경우 어떤 놈이 독한 놈인지 토론회라도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
에피소드2 - 독일의 전철, 버스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는 지하철을 안타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걷어서 지하철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니 매우 이상하다'라고 써놨...행정부에서 일했다는 사람이=ㅁ= 아무리 법무부라지만=ㅁ= 
이외에도 제목부터가 '독일 여자와 결혼하여 독일에 귀화한 어느 한국인의 애뜻한 사연'이라든가 '독일여자와 결혼한 한국남자의 슬픈사연'같은 제목도 있다. 참고로 후자의 경우 한국 남자가 사업하는데 독일 여자가 돈 안 보태준다고 마누라 두들겨 팬, 그런 슬픈 사연이다. 아, 진짜 눈에서 국물이 난다. 으헝헝ㅠㅠ
당연히 하이라이트는 이게 아니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공원에서 누드로 있는 사람(특히 여자, 매우 특히 아줌마, '그래도 젊은 여성들은 수치심이 있는지' 같은 문장이 실제로 있다.)들에 대해서 써놓고 (수치심을 아는) 본인이 더 얼굴이 화끈 거린다거나, 각 국의 성매매 산업에 대해서 써 놓고 마지막 문장이 세상의 '성문화'는 참 다채로워라~,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성개방을 할텐데 그 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하면서 끝난다니까!! 농담이 아니라고. 진짜 그렇게 써 있어!! 꾸엑=ㅁ=
도대체 한솜미디어라는 출판사의 황은진, 김주영, 정종혜라는 편집자는 제 정신인가. 이게 무슨 15년 20년 전에 나온 책도 아니고 2005년에 나왔다. 진짜 무섭지 않냐. 무슨 공포특급도 아니고 ;ㅁ; 내가 이걸 도서관에서 빌려서 그냥 보다 말았지 내가 직접 샀으면 진짜 화형에 처했을지도 모른다. 철저하게 '한국'의 '꼰대' '남성'의 시선으로 쓴 책.


2. 장난해?
<25살에 제일기획에 입사하여 열심히 일하다가 28살에 행복을 찾아 컵케익 가게를 오픈한 평범한 사람>
나 : 자, 이 사람의 어디가 평범한지 저에게 말해주세요.
친구 :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 
         어쨌든 회사원이었다라는 부분이 평범하군!
<-이 친구는 외국꼐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임.

<평범한 지방대 출신이 외국에서 취업하기까지> 
나 : 알고보면 저 '지방대'가 연대 아니면 고대의 '지방' 캠퍼스...
친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친구는 서울의 메이져 학교를 나온 친구임.
결론 : 글쎄, 나같은 고졸만 저걸 보고 괴리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능.


3. 내가 김현중을 깐다고 느낀 '한 때 열심히 운동했던 386 자칭 학생운동의 산 증인, 현 국사 교사'가 나한테 한국현대사 현피 신청.
0) 헐. 뭥미...
0-1)헐.
0-2)헐. 참을까...
0-3)헐. 내 일기장에서 왜 참아.
1) 님하가 내 글을 안 읽었다.
2) 읽었다면 글의 요지를 못 잡으니 너님은 교사가 아니지 않을까?
3) 게다가 나에게 한번 가보기라도 했냐고 예를드는 것이 기껏 일년 반전에 있었던 '촛불'이라니. 매우 가까운 용산도 있는데. 치마도 못 입어보고 운동한 사람 치고는 너무 <예>가 빈약한 걸.
4) 그래서 겨우 나보고 하라는게 전두환이 생일상 나보고 직접 엎으라는 것과 그 색히 싸대기 때리라고? 그리고 나랑 한국사 현피?
너님이 뻑하면 좌파에게 '친북'이니 '빨갱이'라며 '북한으로 꺼지'라는 꼴통들과 다를 게 뭐가 있겠냐고.
5) 자음남발.
6) 너님이 재수가 없었다. 첫번째 덧글 봤을 땐 그냥 웃고 넘길만 했다. 하지만 비슷한 내용의 덧글을 두개 보고, 이런 저런 걸 마구 팔아먹는 글을 내 일기장에 쓴 걸 두고 볼 만큼 나님은 그닥 참을성 있는 인간이 아니라능.
7) 너님이 출신을 밝혔으니 나님도 밝히겠음. 본좌는 NGO=논고버먼트오가니제이숑=비정부기구. 즉 운동권. 곧 정치사회학. -을 공부했심. 한 마디로 우리나라 및 세계의 시민사회'운동'의 역사를 (나름) 대학에서 수업으로 들으면서 공부한 인간임. 너님은 국사전공이니 한국사 전체를 공부했겠지만, 나님은 한국 근현대사만 파면서 공부했음. 무엇보다 내 주변엔 '나 한때 운동했어'하는 사람이 없음. 왜냐면 '아직도' '여전히' 다 현장에 있기 때문이지.
8) 너님은 지금 매우 엄한 사람한테 와서 '내가 학생운동의 산 증인'이라며 허세를 부렸음. 또 한번 남의 일기장에 깝치면 진짜 현피 뜰지도 모름. 너님이 진짜 교사면 학교 애들이나 잘 가르칠 것. 그리고 교사든 아니든 논술 좀 공부할 것.

여기서의 교훈은 나이든 직업이든 상관없이 빠순이는 빠순이다...라는 걸까. 아님 진짜 언년이 저런 타이틀로 코스프레를 하는 걸까. 나는 후자 같은데, 코스프레라면 너님은 너의 실체가 뭐든 진짜 미래가 없다. 진짜 전자라면, '한 때'  뭐 좀 했다고 뻐기는 인종치고 쓸만한 인종 없다는 거고. 자기 위안은 끝이 없지. 안 그래? 9) 어쨌든 너가 누구든 운동하는(혹은 했던) 사람들 또 팔아 먹고 다니면 가만 안 둔다...처음 댓글 봤을 땐 그냥 웃고 넘겼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어이가 없구만요. 


4.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요즘 나를 제일 당황스럽게 하는 건 독일어.
이거 진짜 뭐냐고오오오오 ;ㅁ;
아악, 돌아버리겠네 ;ㅁ;
이상 암기가 전혀 안되는 여자의 처철한 몸부림이었음.


5. 돈과 공부.
현재 조선사를 공부하기 위해서 뇌운동을 하고 있는데, 나의 조선사 스승님께서 '모름지기 스스로 읽고, 이해 할 줄 알아야 네 것이 되는 법. 그러니 한문과 유학과 푸코를 공부하여라'라고 하셨다. 덧붙여 '다 같이'. 문제는 게 중 싸긴 하나, 다 같이 공부하려면 돈이 든다는 거고. 혼자 공부하면 돈은 안 들지만 느리다는 거고. 돈을 벌겠답시고 취직을 하면 다 같이 공부할 수가 없고.
나는 이 상황에 자주 처하는구먼... 공부하려고 돈을 버는데 돈버는 것 때문에 공부가 안 된다거나, 돈이 없어서 독학 이외에는 여의치 않다거나. 그래도 본좌는 선생 복이 있는 편이지라.

어쨌든, 당연히 선생님이 말씀하신 공부가 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언젠가는 조선왕조실록을 제대로 집에다가 구비해놓고 간지나게 한문으로 낭독하며 읽고 싶지. 아...한문...한문을 유학으로 공부한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혼미해져. 하늘천따지를 겨우 쓰고, 검을현 누르황은 아예 못 쓰는 인간이라고요 ;ㅁ; 내가 어떻게 맹자로 한문공부를 시작하냐고 ;ㅁ; 선생님은 공고 나온 여자를 너무 무시하고 있어 ;ㅁ; 하지만 나는 대놓고 말은 못했어. 아직 이 선생님과는 그렇게 친하지가 않거든. (아, 첫날부터 대놓고 엄청 깝쭉댄 나의 건축 스승님 김X님께는 죄송.) 그저 은밀히 '저 공고 나온 여자'에요.라고 고백했을 뿐이야. 그랬더니 너 같은 비주류가 있는 게 (새로운 시선이나 방향을 제공하는데) 좋다며 대학원을 가는 게 어떠냐고 농담하듯이 (하지만 실언은 아닌) 물어보셨어.... .. ... ... .. .   orz
죄송합니다. 다 나가주세요. 저는 좀 누워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