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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관람객의 자세.

그야 그동네에서 일을 좀 하다보면 별별 웃기지도 않는 놈을 보게 된다.
특히 오덕 몰려드는 애니메이션 영화제의 심야상영이라든가,
골수빠 몰고 다니는 진성 아이돌이라든가 (이상은, 서태지 등)
중고딩 몰고 다니는 어린 아이돌이라든가.
공연에 별 관심없는데 여친한테 끌려와서 내내 징징대는 남자라든가.
앞에서 얼마나 열심히 공연을 하든말든 내내 비웃으며 공연 평가하는 쏘쿨족이라든가.
웃기지도 않는 애들 많다.

어제 내가 뮤지컬 모차르트!를 보는데 내 옆좌석의 뒷자석에 앉은 남자분 말이지요.
아놔, 공연 내내 떠드는 거야. 이 미친자식이. 그것도 뭐 좀 내용과 관련이 되게 떠드는 것도 아니고, 눈깔을 어디다 두고 보는지 분명히 지금 장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 말 내용은 전혀 딴소리. 쉬는 시간에 웃기지도 않는 개그 드립도 쉬지 않을 뿐이고.
제일 가관이었던 건, 커튼 콜 때 '문화시민은 기립박수'라든가 '앵콜 해줘야 하는 거 아냐? 하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앵콜을 잘 안 때려'등의 발가락만 그쪽 바닥에 담궜던 나를 기가 차게 만드는 개소리를 쉬지않고 내뱉는데...
아, 나 진짜 좀 짜증나더라고. 저봐, 그 인간이 말한 달랑 두 문장만 봐도 딱 수준이 보이잖아? 들어보니 평소에 전혀 공연같은 건 보지도 않고, 어쩌다 규모 큰 뮤지컬 옆에 있는 사람이 보자고 해서 온 모양인데...
나는 공연예절 그딴 거 없이 재밌게 보고, 즐겁게 즐기면서, 자기가 반응하고 싶을 때 반응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지만 저건 좀 아니지 않아? 제발 그러지 좀 말아. 문화시민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진짜.
어쨌든 어제 공연은 우연찮게 공짜로 봤으니 (내 평생에 공짜 공연이 있을 줄이야 ㅠㅠ) 보답차원에서 뮤지컬 화랑과 연극 뷰티풀 썬데이를 질렀다. 남성호르몬도 좀 필요하고, 야오이 좋아하는 친구랑 정일우 피부 좀 핥고 오겠심.


내가 뒤늦게 뮤지컬 모차르트!의 정보를 찾아보는데, 음악이 클레식과 롹의 조화...라고 해서 나를 또 믱?하게 만들던데.
이게 곡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보컬 스타일로 많이 나뉜다.
백작부인 : 클레식>뮤지컬
영주뉨 : 클레식(테너와 바리통 사이?)+뮤지컬
볼프강 : 롹+뮤지컬 (근데 보컬에서 '아~~~악!' 하는 뒷부분을 샤우팅으로 처리한다고 그게 락이 됩니까? )
아마데우스 아부지 : 클레식(특히 모차르트를 파리에 보내고 보내는 독창이 완젼 가곡.)
아마데우스 누나 : 클레식(소프라노)+뮤지컬. 근데 나는 이 분 노래 잘 부르는 거 잘 모르겠씸.
아마데우스 마누라와 그 가족, 동업자 : 뮤지컬.
음악은 전반적으로 그냥 뮤지컬이었다. 글쎄, 음악 스타일을 '뮤지컬'이라고 하는 것도 웃기지만, 그렇다고 팝이라고 할 수도 없고. 실제로 '뮤지컬 스따일'의 음악이 있긴 있잖아. 업계용어로 그걸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모차르트!가 다른 뮤지컬과 다른 점은, 보통 한쿡에서 공연되는 뮤지컬의 대부분의 보컬은 다 비슷한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이건 내용 때문인지 그렇지 않았다는 거?
어제 돌아와서 이것저것 좀 찾아보다가 뮤지컬 음악이 성에 안 찬 나는 새벽에 모차르트 교향곡 40번과 41번을 듣고 잤다능. 나 원래 비교 같은 거 잘 안하는데-.ㅠ 빠순이라 어쩔 수 없나봐...orz


어쨌든, 결론은.
너 같은 놈은 공연 오지마. 아니, 공연 와도 좋은데 내 뒤에 앉지만 매우 짜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