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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간만에 오덕오덕

1. 도대체 '암행어사 출두요'보다 박력있고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장면이 어디있을까.
너무 드라마틱해서 현실같지 않은데, 엄연히 있었던 사실이라 더 재밌다.
탐나는도다는 다른 것도 아니고 이 장면을 보기 위해 본 것 같기도 한데, 나름 괜찮았다. 액션도 생각보다 훠얼씬 좋았고.
CG는 당황스러웠지만...  일리엄이 너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으로 나오는 것도 당황스러웠지만...
이 저질 GV에도 불구하고 DVD 사겠다는 결심을 해버렸슈. 귀양다리 미모, 발음, 목소리, 자태, 무엇보다 저 캐릭터 어쩔.........orz 버진 어망이랑 캐릭터 어울림이 너무 좋구만유~
근데 곤봉에 트라우마가 생겼나, 곤봉으로 때리는 때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이 무섭잖아!! 이거 어쩔겨, 이게 다 정부 때문이다. 빗자루가 부러질 때까지 맞아 봤어도 빗자루에 대한 트라우마는 없다고. 어쨌든 야, 임마들아, 20회 다 하라고!!!


2. 일우도 좋아하고 은혜도 좋아하고 윤상현도 좋아하는데 너무나 재미없을게 뻔해서 안 봤던 아가씨를 부탁해.
내가 알기로 부자가 가장 비슷하게 잘 표현 됐던 것이 현정아 사랑해. 내가 알기로 부자는 '어쨌든' 매우 예의가 바르다. 너무너무너무 바르다=_= 똑똑해서가 아니라 상대에게 잘 맞춰주기 때문에 멍청한 소리도 안 한다. 근데 도대체 왜 저렇게 할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 드라마를 좀 보면 감정이입이고 뭐고 그냥 부자와 돈지랄, 그냥 지랄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은혜가 윤상현한테 야라고 부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_= 이렇게까지 감정이입 전혀 안 되는 드라마는 또 처음봤네율.


3. 판의 미로...버로우. 파니 핑크 만세ㅠㅠ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걸 못 보겠다. 정신적으로 힘들다. 본인은 욕쟁이 주제에 (맥락없이 하는) 욕을 봐도 놀란다. 하긴 내가 욕할 때도 가끔 놀라기도. 요즘은 싸우는 것도 싫고, 만사에 열받는 것도 싫고. 쓸데없이 폭력적인 나오는 장면도 싫고.
판의 미로! 영화 내내 쓸데없이 폭력씬을 그렇게 발라놓고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냐? 뭐 내용은 별로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너무 미국감성과 미국적 반응에만 익숙해져서 다른 식의 일상적 반응과 표현을 보고 싶어서 본 건데... 흠...
파니 핑크는 좋았다. 찌질해도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나오니까. 물론 멍청이들도 나오지만 영화 자체가 너무 예쁘다. 특별히 더 낭만적으로 그린 것도 아니고, 꿈으로 떡칠을 한 것도 아니고 '시궁창인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그냥 막 사랑스럽네. 음악도 너무 잘 깔았다. 크레딧에서 모두들 모여서 에디뜨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을 부르는데 끝까지 훈훈. 기분 좋은 영화다. 이것도 살래염. 캬캬캬.


4. 왜 조금 덜 가지면 안되는데?
물론 본인들은 이것만, 여기까지만'이면' 욕심부리는 것이 아니라 충분하다고 하는데 글쎄여. 내가 보기엔 너무 많이 충분한 걸.
친구가 뉴욕, 미쿡에서 유학 할 때 제일 싼 로션을 살 돈도 없어서 로션을 못 발랐는데 그게 너무 인간답지 못한 생활인 것처럼 말해서 이해가 안 갔었다. 인간답지 못한 생활...은 나에게는 아무리 해도 금전으로는 치환이 안 되는 것 같다.
행사 일을 하다보면 '예술가님'들 술쳐먹고 노는 자리에서 끝까지 버티고 앉아서 그 인간들이 잘 돌아가는 걸 보는 게 일일 때가 있다. 어젠 그 예술가놈께서 술이 잔뜩 취해서는 '나 싸움 잘하는데. 반골기질이 있는데' 따위의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걸 일이랍시고 그 옆에서 그딴 개소리를 듣고 있는 게 더 인간답지 않다고 생각하거등. 차라리 산 속에서 땅 파먹고 살련다.
어쨌든, 결국 인권이라는 것도 인권'신장'에 관한 것이다. 우리도 저들'만큼' 인간답게 살겠다는 것이다. 개인적, 정치적 인권이야 얼마든지 올라가도 좋지만, 적어도 금전적인 인간대우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씩 덜 갖고 살면 모두가 더 잘 살게 될텐데.


5. 그래서 파니 핑크 + 4.
굳이 연애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지 않아? (별로 없기도 했지만) 사랑을 한다는 것도 참 충만한 심리적 감성이 좋긴 했지만, 난 친구랑 있을 때도 좋고, 파니 핑크 볼 때도 좋고, 맛 있는 거 먹을 때도 좋을 걸. 조용한데 얌전히 쳐박혀 있을 때도 과하게 좋아하고. 단지 남자 없다고 결혼 안했다고 인생 영 별로인 것처럼 생각하는 건 정신 건강에 안 좋아유~ 난 그저 내 뇌활동이 정상적으로 되는 것만 바랄 뿐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