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봤다. 궁. 재밌게 봤던 궁, 싫다궁. 애증의 궁. 망할 놈의 궁. 연장뷁 궁. 하여간에 2006년에 본방 볼 때는 '우와아아아어어워우워뷁'하면서 봤는데 다시 보니, 정확히는 그냥 애들 연애라고 생각하면서 보니 나쁘지 않다. 오블리스 노블리제 어쩌고 했던 건 다 헛소리였던게야. 내가 헛된 꿈을 꾼거지. 어쨌든 뭐, 다시 봐도 여전히 미술 좋고, 조명 좋고, 디테일 좋고, 연출 좋고, 캐릭터가 좋다. 음악도 좋네. 정작 그때는 이렇게 좋은 음악 깔었었는지 별로 신경쓰지 않았었다. 두번째달 앨범은 샀지만 OST는 관심없었거덩. 물론 취향문제도 있궈. 게다가 실시간 생방 촬영이었던 걸 생각하면 의외로 구성도 나쁘지 않은데? 신기허네...볼 때는 개분노를 하면서 봤는데, 그냥 트랜디 드라마로 보니 역시 어지간한 건 다 용서가 되는 구나. 그래도 키스신은 죄다 엄청 웃긴다. 트랜디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키스신이 웃기지도 않는 드라마는 궁 밖에 없을 듯. 크크크크크허허허허헣허허하하하핡. 아, 아니구나. 23회 마지막장면에 나오는 키스신은 연출이 정말 이쁘다. 대사는 좀 오글거리지만 진짜 내가 본 키스신 중에 손꼽힐 정도로 이쁘긴 하다. ...이러니 황인뢰 좋아할 수밖에 없지ㅠ 노인네가 감성하고 센스가 왤케 좋은겨ㅠㅠ 짱 부럽ㅠㅠ
1. 좋아한다, 불쌍한 찌질이들.
제일 싫어하는 거 민폐 캐릭터. 똑같이 찌질해도 민폐형은 못 견뎌. 방구석에서 혼자 삽질하는 쪽이 더 좋다. 그게 아니라면 쿨한척 하지 않고 확실하게 망가지고 자빠지는 게 좋다. 그리고 고삐리 캐릭터. 하여간 학원물 자체를 잘 안 본다. 만약에 고삐리가 찌질이 민폐형 캐릭터면...커헉. 케세라랑 경숙이는 순전히 잘 만들어서 본겨. ㄷㄷ
궁을 본 첫째 이유는 황인뢰 감독 때문이고, 두번째 이유가 아마 다른 거 다 집어치우고 좐나 불쌍한 찌질이 4인방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채경이는 막판에 민폐형이 되고, 율이는 '이혼해'스토커가 되지만-_- 기분이 어떻든 항상 예쁜 옷 입고, 방실방실 웃으면서 유리성에서 사는 자신없고 힘없고 의지도 없고 뇌도 없는. 그 주제에 성격은 더러운 찌질이들한테 어찌나 맘이 가던지. 다들 식물같고 무해해서 더 정이 갔다. 이신캐릭터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의 캐릭터다. 비슷한 맥락으로 바람의 나라의 용이하고 무휼이도 참 좋아했다.
이러한 (주인공으로는 절대 맞지 않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연고로 재밌게 본 드라마는 많아도 좋아하는 드라마 캐릭터는 별로 없었는데, 궁은 학원물임에도 그런 애들이 떼로 나와 지지리 궁상을 떨어대니 싫어할 수가 있나. 당연히 환장을 하지. 그래서 다시 봐도, 캐릭터를 극한까지 밀고가지는 않음에도 여전히 캐릭터가 참 좋다. 등신같은 놈들이 마음을 끄네. 흐으으읅. 그래도 한마디 외쳐야겠다. '신이의 육체를 밝히던 채경이는 어디로 간거야! 내 놔! 먼저 고백하고 관계를 이끌며 남자 등짝에 껄덕대던 신채경이 내놔아~'
2. 디테일.
정말 좋다. 꼼꼼하고 아기자기하고 세심한 터치를 잘하고 좋아하는 황인뢰감독답게 소품이든 설정이든 디테일이 아주 좋다. 전하나 황태자 있을 때 이외엔 차려 자세로 있는 보초(?)들이나, 그 두 사람이 타는 차에만 번호판이 아닌 황실문양이 붙어있다. 항상 화면에 나인언니들이나 익위사 사람들의 (시시덕거리는) 모습이 보이는 거 너무 좋다. 으허허허허허하하하깎깎깍. 제일 좋아하는 건, 신이가 채경이 쳐다 볼 때 '뭐냐, 얜. 좀 이상해'하는 얼굴로 쳐다본다. 난 이런 쓸데없는 거를 좀 좋아라해서 말이쥐. (투윅스노티스를 일년에 한번씩은 보는 이유가 휴그랜트가 영화 내내 산드라블럭을 '이 여자 진짜 웃긴다. 짱 재밌다'하는 표정으로 봐서 그렇다. 참드라는 미쿡의 짱 유치한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게 있다. 반쪽악마랑 사귀는 마녀가 있는데, 그 반쪽악마가 이 마녀를 내내 '이 여자 뭔가 좀 웃겨'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그게 재밌어서 그 내용을 다 참고 봤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완벽한 소품 활용과 요런 식의 감정적인 디테일. 한화면에 담지 않아도 드러나는 감정선을 보면 전무후무한 리얼족을 탄생시킨 전설의 드라마가 될 법도 하다는 생각이 종종 들 정도다. 오죽하면 전혀 관심없던 사람들도 '쟤네들 진짜 잘 어울리긴 한다'라고 했을까. 캐릭터의 상성이 잘 맞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는 표현 때문에 누가 어떻게 봐도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긴 했을거다. 8회인가에서 채경이 '전하~ 태자전하~'하고 신이를 부르니까 이신이 '왜? 비궁마마?'할 때는 진짜 화면에서 설탕 쏟아져 나오는 줄 알았다. 딱붙어 닭살을 떨어대는 것도 아닌데 내 비위로는 견디기 힘들 정도의 달달함. 커허헉.
3. 황인뢰. 연출.
무엇보다 유치하지 않은 영상과 화면, 카메라워크, 조명, 미술. 하여간 몽땅 다. 죄다. 싸그리다. 횡인뢰 연출은 세련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몇년 뒤에 봐도 낡아보이지 않는다. 전혀 옛날 영상으로 보이지 않는 간직한 것은 잊혀지지 않는다. 이건 10년도 전에 했던 단막극인데도 연출 하나는 진짜, 정말, 너무나 좋다. 그 내용은 좋아하지도 않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볼 수 밖에 없는 그 연출. 이렇게 엄청 신경 쓴 연출을 보고 있으면 눈에서 궁물이 난다.
2006년 1월에 나온 궁. 궁만의 공간연출은 특히 쵝오. 원래 공간활용 잘하는 황인뢰라지만, 궁이라는 배경을 100% 이용, 아주 확실하게 깊이감을 준다. 이런 궁만의 양감이 평면인 TV로 봐도 강하게 느껴진다. 궁에서 보여주는 공간감은 유일하며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공간구성이나 인물배치와 동선, 카메라의 동선... 나 이런 거에 이렇게 좋아해도 되나여. 난 왜 덕후인가여. 아, 증말 너무 좋다. 진짜 좋아. 보고 있으면 눈이 호강. 평소엔 겁내 무거운 나의 안경이 깃털처럼 느껴질 정도.
궁이 흔들리지 않고 원래 의도대로 갔다면, 희망대로 시즌제를 제대로 만들었다면. 디테일도 흐트러지지 않았을테고, 이야기도 그렇게 산으로 가지 않았을테고 그럼 정말 손꼽히는 드라마가 되었겠지만. 과거는 과거. 그냥 괜춘한, 혹은 아주 괜찮은 트랜디 드라마로 남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소재가 좀 무지하게 아깝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리. 누구를 탁 찝어 욕할 수도 없고. 이제와서 뭘 어쩌리. 맘에 안 드는 것도 많지만(특히 대본) 그래도 이만한 드라마 별로 없지. 물론, 그래도 아직도 계속해서 해명이 원츄. 이 캐릭터도 잘 살렸으면 정말 멋쥐구리한 여자캐릭터가 됐을텐데ㅠ
덧붙여 몇개의 비슷한 에피소드 때문에 궁하고 꼰남을 비교하며 황인뢰가 꼰남을 했다면 혹은 마봉춘이 꼰남을 했다면 뭔가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현재 꼰남의 때갈은 마봉춘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쳐질 문제도 아니고(연출, 미술, 카메라. 그리고 특히 조명. 그 화면엔 종합적인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황인뢰가 집단따돌림 등등의 무차별, 이유없는 폭행 장면이 나오는 드라마를 할 것 같냐. 우하하하하하. 황감독이 그저 비싸 보이는 영상이 뽑힐 내용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좋은 영상이 나올만한 이야기를 골라 연출해서 때깔 좋게 만드는 거지. 그러니 앞으로 꼰남과는 궁, 황인뢰를 엮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황인뢰 아저씨도 취향이란 게 있다. 그러니 샷다마우스업, 플리즈.
1. 좋아한다, 불쌍한 찌질이들.
제일 싫어하는 거 민폐 캐릭터. 똑같이 찌질해도 민폐형은 못 견뎌. 방구석에서 혼자 삽질하는 쪽이 더 좋다. 그게 아니라면 쿨한척 하지 않고 확실하게 망가지고 자빠지는 게 좋다. 그리고 고삐리 캐릭터. 하여간 학원물 자체를 잘 안 본다. 만약에 고삐리가 찌질이 민폐형 캐릭터면...커헉. 케세라랑 경숙이는 순전히 잘 만들어서 본겨. ㄷㄷ
궁을 본 첫째 이유는 황인뢰 감독 때문이고, 두번째 이유가 아마 다른 거 다 집어치우고 좐나 불쌍한 찌질이 4인방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채경이는 막판에 민폐형이 되고, 율이는 '이혼해'스토커가 되지만-_- 기분이 어떻든 항상 예쁜 옷 입고, 방실방실 웃으면서 유리성에서 사는 자신없고 힘없고 의지도 없고 뇌도 없는. 그 주제에 성격은 더러운 찌질이들한테 어찌나 맘이 가던지. 다들 식물같고 무해해서 더 정이 갔다. 이신캐릭터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의 캐릭터다. 비슷한 맥락으로 바람의 나라의 용이하고 무휼이도 참 좋아했다.
이러한 (주인공으로는 절대 맞지 않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연고로 재밌게 본 드라마는 많아도 좋아하는 드라마 캐릭터는 별로 없었는데, 궁은 학원물임에도 그런 애들이 떼로 나와 지지리 궁상을 떨어대니 싫어할 수가 있나. 당연히 환장을 하지. 그래서 다시 봐도, 캐릭터를 극한까지 밀고가지는 않음에도 여전히 캐릭터가 참 좋다. 등신같은 놈들이 마음을 끄네. 흐으으읅. 그래도 한마디 외쳐야겠다. '신이의 육체를 밝히던 채경이는 어디로 간거야! 내 놔! 먼저 고백하고 관계를 이끌며 남자 등짝에 껄덕대던 신채경이 내놔아~'
2. 디테일.
정말 좋다. 꼼꼼하고 아기자기하고 세심한 터치를 잘하고 좋아하는 황인뢰감독답게 소품이든 설정이든 디테일이 아주 좋다. 전하나 황태자 있을 때 이외엔 차려 자세로 있는 보초(?)들이나, 그 두 사람이 타는 차에만 번호판이 아닌 황실문양이 붙어있다. 항상 화면에 나인언니들이나 익위사 사람들의 (시시덕거리는) 모습이 보이는 거 너무 좋다. 으허허허허허하하하깎깎깍. 제일 좋아하는 건, 신이가 채경이 쳐다 볼 때 '뭐냐, 얜. 좀 이상해'하는 얼굴로 쳐다본다. 난 이런 쓸데없는 거를 좀 좋아라해서 말이쥐. (투윅스노티스를 일년에 한번씩은 보는 이유가 휴그랜트가 영화 내내 산드라블럭을 '이 여자 진짜 웃긴다. 짱 재밌다'하는 표정으로 봐서 그렇다. 참드라는 미쿡의 짱 유치한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게 있다. 반쪽악마랑 사귀는 마녀가 있는데, 그 반쪽악마가 이 마녀를 내내 '이 여자 뭔가 좀 웃겨'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그게 재밌어서 그 내용을 다 참고 봤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완벽한 소품 활용과 요런 식의 감정적인 디테일. 한화면에 담지 않아도 드러나는 감정선을 보면 전무후무한 리얼족을 탄생시킨 전설의 드라마가 될 법도 하다는 생각이 종종 들 정도다. 오죽하면 전혀 관심없던 사람들도 '쟤네들 진짜 잘 어울리긴 한다'라고 했을까. 캐릭터의 상성이 잘 맞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는 표현 때문에 누가 어떻게 봐도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긴 했을거다. 8회인가에서 채경이 '전하~ 태자전하~'하고 신이를 부르니까 이신이 '왜? 비궁마마?'할 때는 진짜 화면에서 설탕 쏟아져 나오는 줄 알았다. 딱붙어 닭살을 떨어대는 것도 아닌데 내 비위로는 견디기 힘들 정도의 달달함. 커허헉.
3. 황인뢰. 연출.
무엇보다 유치하지 않은 영상과 화면, 카메라워크, 조명, 미술. 하여간 몽땅 다. 죄다. 싸그리다. 횡인뢰 연출은 세련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몇년 뒤에 봐도 낡아보이지 않는다. 전혀 옛날 영상으로 보이지 않는 간직한 것은 잊혀지지 않는다. 이건 10년도 전에 했던 단막극인데도 연출 하나는 진짜, 정말, 너무나 좋다. 그 내용은 좋아하지도 않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볼 수 밖에 없는 그 연출. 이렇게 엄청 신경 쓴 연출을 보고 있으면 눈에서 궁물이 난다.
2006년 1월에 나온 궁. 궁만의 공간연출은 특히 쵝오. 원래 공간활용 잘하는 황인뢰라지만, 궁이라는 배경을 100% 이용, 아주 확실하게 깊이감을 준다. 이런 궁만의 양감이 평면인 TV로 봐도 강하게 느껴진다. 궁에서 보여주는 공간감은 유일하며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공간구성이나 인물배치와 동선, 카메라의 동선... 나 이런 거에 이렇게 좋아해도 되나여. 난 왜 덕후인가여. 아, 증말 너무 좋다. 진짜 좋아. 보고 있으면 눈이 호강. 평소엔 겁내 무거운 나의 안경이 깃털처럼 느껴질 정도.
궁이 흔들리지 않고 원래 의도대로 갔다면, 희망대로 시즌제를 제대로 만들었다면. 디테일도 흐트러지지 않았을테고, 이야기도 그렇게 산으로 가지 않았을테고 그럼 정말 손꼽히는 드라마가 되었겠지만. 과거는 과거. 그냥 괜춘한, 혹은 아주 괜찮은 트랜디 드라마로 남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소재가 좀 무지하게 아깝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리. 누구를 탁 찝어 욕할 수도 없고. 이제와서 뭘 어쩌리. 맘에 안 드는 것도 많지만(특히 대본) 그래도 이만한 드라마 별로 없지. 물론, 그래도 아직도 계속해서 해명이 원츄. 이 캐릭터도 잘 살렸으면 정말 멋쥐구리한 여자캐릭터가 됐을텐데ㅠ
덧붙여 몇개의 비슷한 에피소드 때문에 궁하고 꼰남을 비교하며 황인뢰가 꼰남을 했다면 혹은 마봉춘이 꼰남을 했다면 뭔가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현재 꼰남의 때갈은 마봉춘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쳐질 문제도 아니고(연출, 미술, 카메라. 그리고 특히 조명. 그 화면엔 종합적인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황인뢰가 집단따돌림 등등의 무차별, 이유없는 폭행 장면이 나오는 드라마를 할 것 같냐. 우하하하하하. 황감독이 그저 비싸 보이는 영상이 뽑힐 내용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좋은 영상이 나올만한 이야기를 골라 연출해서 때깔 좋게 만드는 거지. 그러니 앞으로 꼰남과는 궁, 황인뢰를 엮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황인뢰 아저씨도 취향이란 게 있다. 그러니 샷다마우스업, 플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