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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

3회까지 보고, 시청포기. 4회를 받고있기는 한데 볼지는 모르겠다.
그러니 빨리 쓰고 접어버리던가 해야지. 캡쳐나 보든가 말든가...심드렁=_=

1. 원작이 그래. 꽃보다 남자.
우리나라에 해적판으로 나왔을 때 제목이 오렌지보이. 내 기억엔 15년쯤 전에 봤던 것 같다. 15년 전에 우리나라에는 고삐리 양아치들이 지들끼리 패싸움은 했어도 집단 따돌림현상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독자는 별생각없이, 약간은 신기해하면서 볼 수 있었다. '일본은 그런가봐. 별꼴이네.' 이 정도의 감상으로, 어차피 남의 나라 일이고 그런 현상 자체를 모르니 그 만화의 정치적인 문제점을 굳이 걸고 넘어질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자, 범이 말투로, 재밌는 건 여기부터다. 오렌지보이의 대단한 인기로 꽃보다 남자라는 정신 라이센스 단행본이 나오면서 윙크라는 잡지에 연재도 된다. 우리나라에 천천히 집단 따돌림 현상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뉴스에서도 따돌림이라는 말이 나오는 시기가 만화 꽃보다 남자 연재 시기와 맞물린다. 꽃보다 남자 후반부엔 집단따돌림에 대해서는 크게 거론되진 않지만, 이미 유명해질대로 유명해진 만화 속의 상황이 현상이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된 것이다. 이건 단순한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니며 그 영향력을 격하시켜서도 안 된다. 대중매체의 영향력과 폭발력은 어마어마하다. 개학하면 바뀌어 있을 교복튜닝부터 사회적 현상까지.

그래서 1995년에 오렌지보이를 볼 때와 2009년에 한국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볼 때는 감상이나 평가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 집단 따돌림 현상이 존재하고 있고, 실제로 돈만 많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전과 14범을 대통령 자리에 앉혀주는 나라아닌가. 거기에 실존하는 논란인 자율형 사립고, 코믹한 터치로 표현되었던 촛불시위. 학생 자살, 집단성폭행.
하이판타지 로맨스? 정말 판타지로 만들 생각이었다면, 고용인을 메이드라고 부르고, 복장도착자 같은 옷만 입혀 놓을 게 아니라 배경 설정 자체를 그렇게 해야했다. 실패한 운동이었다지만 어디다 촛불을 집어넣냐. 작가랑 감독 너네들 제 정신인지 정말 궁금하다. 굳이 넣지 않아도 될 설정을 넣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대사를 넣고, 굳이 만들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어 넣었는데 거기에 아무런 의미도 없다. 정치적 색깔을 넣으려면 아주 불편할 데로 불편하게 표현을 하든가? 집단성폭행하려는 장면은 정말 가벼운 터치로 보여주고, 1회에서 자살하려고 하는 학생을 보며 낄낄대던 학생들, 배달 온 잔디는 피떡이 되서 옥상에 서 있는 학생이랑 되도 않는 수금대화를 한다. 무슨 싸이코드라마, 부조리극을 합쳐 놓은 것 같다.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비꼬아서 비판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재밌기를 하냐? 정말 이렇게 개념없이 이도저도 아닌 '창작물(?!)'는 2005년이던가, 인디애니페스티벌에서 경쟁학생부문에 접수됐던 5분짜리 애니메이션 이후로 처음이다. 그 때 심사위원이 세분이던가 네분이었는데 반응이 딱 두개였다. '..........푸헐', '뭐야, 이건' 그 애니메이션은 당연히 본선진출 못 했다. 그리고 그건 짧기라도 했지 이건 24부작. 돈이 마빡에서 튀냐.


2. 오그작 오그작. 손발이 오그라든다.
이러쿵 저러쿵 말은 하지만 이 드라마의 제일 큰 문제점은 정말 못 만들었다는 것이다. 대본 구성력은 정말 대책이 없고 캐릭터 설정은 연기하는 애들이 불쌍할 정도다. 대사는 둘이서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혼자 벽보고 이야기하는 걸 찍어서 붙인 것 같다. 대본이 하도 이상해서 연출이 오히려 기본엔 충실한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 설정이 개막장이든 뭐든 적어도 원작은 나름의 구성력은 있었다. 늘어지는 연재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기본적인 내러티브는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다. (좋았다는 거는 아니지만.) 임성한 막장막장하지만 임성한 대본은 재미라도 있지. 푸헐.

그나마 연기 좀 하는 김범은 허구헌날 '재밌겠는데' '꾸며놓으니 이쁜데'라는 말만 하면서 상황설명용, 치다꺼리용 캐릭터로 사용하고 있고, 김루이는 숫제 싸이코같다. 경매할 땐 낄낄대더니 다음장면에선 한겨울에 밖에서 바이올린 켜면서 울고 있...혹시 작가님이 아는 자폐증의 증상이 이런가여. 왜 이 따위로 하나여. 조폭의 후예 김준은 몹쓸영어, 애들의 되도 않는 통신어와 그 해설. 통신어를 대본에 쓰려면 제발 인터넷 좀 박박 긁으면서 평소에 써보고 대본에 쓰던가. 분명히 통신어를 쓰는 나이때의 애들이 대사를 치는데도 어색한 건 대본탓이긔요. 구준표도 이도저도 아닌게 마찬가지지만 그나마 꾸준히 등신스러운 게 귀여운 매력은 있다. 일명 '등신의 매력'이라고 정말 등신같긴 하더라. 갠적으론 진선미 시스터즈도 상당히 등신스러운 게 마음에 들 뻔 했으나 드러나는 이도저도 아닌 캐릭터에 무관심크리. 

그리고 참 저렴합니다. 저렇게 저렴한 CG는 애니메이션고등학교 학생들도 안 한다. 정말 듣도보도 못한 CG. 이상한 세트. 곡이 좋고 나쁘고는 둘째치고 보컬이 죄다 쌩목으로 노래 부른다. 사람들이 나쁘다 나쁘다 하는데 난 곡 구분도 못하겠다. 그럼 좀 작게라도 틀던가.
하지만 제일 저렴한 건 연출. 이도저도 아닌 건 캐릭터만이 아니라 연출도 마찬가지라 발랄한 것도 아니고, 심각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화면구성이 이쁜 것도 아니고, 카메라워크도 ㅋㅋㅋㅋ 좀 웃길 정도로 못하는 것 같다. 너무 단조로워. 이런 건 주로 대형작가들-임성한이나 김수현같은 대본이 그래도 좀 되서 연출이 상대적으로 화려하지 않아도 되는 드라마에 쓰이는데 이건 뭐 ㅋㅋㅋㅋㅋ 사람을 이렇게도 웃기냐. 그래서 보다가 자꾸 헛웃음을 치다가 기가막힌 즈는 이제 꽃남 그만 보기로 했슈.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남 재밌게 보는 방법.
뭐, 시청률 보니 엔간히들 체득한 것 같지만...한편의 드라마라고 생각하지 말고, 서너편의 각각 다른 내용의 옴니버스를 같은 배우가 연기한다고 생각하고 본다.  전체를 보지 말고 장면 장면을 나눠서 보면 됨. 이러쿵 저러쿵 해도 역시 별 생각없이 보는 게 제일 좋은 방법. 물론 은연중에 골수까지 스며드는 막장사고방식은 감수해야 한다. 뇌가 있어도 별 생각없이 보듯이 사는 것도 그냥 대충 살면 됨.


덧으로 만화잡담.
원작 만화 20권 후반의 한 3권은 정말 웃겨서 보긴 했는데, 나는 이 만화 자체가 재밌는 걸 모르겠다. 소스가 좋다고? 그것도 모르겠다. 그때, 15년 전이 바로 슬램덩크가 한국만화시장에 불을 붙이던 때다. 바람이 나라, 불의 검, 별빛속에 등 주옥같은 작품이 많았고, 대본소 1세대 순정만화 작가들을 잇는 2세대 만화가 이진경, 유시진, 권교정, 박은하, 서문다미, 김은희 등등이 데뷔를 하거나 한창 활동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가 이때였다. 이러니 꽃남이 눈에 들어올리가 있었겠어? 게다가 무협만화의 새로운 바람이었던 용비불패, 신선한 충격이었던 윤태호의 야후, 처음으로 만화에 연필선은 넣었던 프리스트의 작화 등 모두 이때 전후였다. 전에도 좋은 작품 많았지만 만화시장이 활기를 띠던 때여서 더욱 더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할 수 있지. 아, 왜인지 눈에서 궁물이...


그리고 더블 잡담.
요즘 활동 감상 : 해골이 걸어다닙니다.
그리스 봤을 때도 배우들이 죄다 해골에 살만 발라 놓은 것 같던데, 직접 보니 더 무섭더만. 애들 직접 보면...0ㅍ0

소원하던 일등 축하.
난 내가 상 받아도 기분 좋았던 적이 없어서... 그래도 어쨌든 축하. 진짜 즐겁고 신나 보인다. 부런 녀셕들.
꽃남 나이트 행사비는 얼마 받았는지 초큼 궁금하네여 ㅋㅋㅋㅋ

유명 아이도루 김현중님.
버라이어티 나와서 또 크립 불러주시고. 요즘 피곤하신지 얼굴이 좀 폐인 모드긴 하지만 당신이 그거 부르려면 아직 멀었다긔. 그래봐야 나 얼굴 좋을 때보다 훨 낫다. 그래서 월드루져클럽 한국지사 회장님은 또 조금 기분이 껄쩍지근...한가?
어쨌든 요즘 더블 멤버 중에서 현중이만 재미없어 뵌다. 잘하든 못하든 늘 즐겁고 재밌게 활동했었는데, 그렇다고 기운 안 나는데 기운내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고 경험상으론 도움도 안 되서 할 말이 없다. 그렇다고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