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란 게 참 미묘하단 말이지.
맨오브스틸이던가 아님 저스티스리그인지 여튼 헨리카빌 슈퍼맨이 나오는 영화에서 슈퍼맨을 예수에 빗대는 장면이 있다. 성당인지 뭐시긴지 스테인드글라스의 예수 그림에 슈퍼맨을 겹치게 연출한 거인데 난 이런 장면만 보면 소오름이 솟는다. 하긴 이건 영화가 워낙 재미없어서 보다가 흐규하고 말았지만, 카일리 미노그가 나온 닥터후 크리스마스 스페셜에서 테닥이 두 천사의 인도를 받으며 십자가 모습으로 위로 올라가는 장면을 보면서는...
그렇다고 내가 기독교 소재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건 아니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청소년기까지 꽤 꾸준히 교회에 다녔고 어지간한 개신교인보다 기독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갠적으론 믿음과 신념이 있는 사람에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종교적 믿음이나 신념이라도 변할 건 없지.
데어데빌 시즌3를 뒤늦게 보고 있다. 그리고 초장부터 기독교, 종교적 믿음, 개인의 신념이 줄줄이 나온다. 고민이나 주제가 특별할 거 없이 흔하고 평범하긴 하지만 요는 그 흔한 삶과 특별할 것도 없는 믿음과 신념을 어떻게 그리냐가 중요한 것 같다. 여튼 데어데빌 시즌3 재밌다. 액션도 매우 훈늉함.
유머도 있다네. 포기는 여전히 허벌나게 귀엽고 윌슨 피스크가 연금된 호텔이 나를 폭소하게 만들었다.
2. 대장금 같은 걸 좋아했다. 여자들이 득시글거리는 드라마. 나는 착하기만한 멍청한 년, 나쁜년, 미친년, 야망에 가득찬 년, 능력있는 년이 짖고 싸우고 하는 게 재밌다. 엘워드라고 레즈비언 드라마가 있는데 여기에도 또라이가 많이 나온다. 성역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여성주의를 넘나 잘 보여준 드라마인데 동시에 별별 미친년들이 온갖 진상은 다 부리고 다니는데 진짜 재밌다.
제시카 존스 시즌2를 보는데 제시카 존스가 자기 엄마(정신병있는 살인자)랑 같이 있는 장면이 되게 재밌다. 슈퍼파워가 갖고 싶어 살짝 미친 친구이자 자매는 하는 짓이 짜증을 유발하는데 그게 또 흥미롭다. 레즈변호사 언니도 겉모습이 번지르르한 찐다인게 참 좋으다. 반면, 제시카가 윗층에 사는 살짝 범죄자이지만 좋은 아빠이자 남자하고 연애를 하려는 모양인데 같이 있는 거 보면 훈훈하긴 한데 남자 캐릭터가 흥미롭지가 않으니 재미도 없다.
3. 요상한게 포기도 전형적으로 착하고 귀엽고 그르크든. 사실상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만 움직이는데 포기는 왠지 정이간다. 신비한 동물사전 보면서 제일 귀엽다고 생각한 게 인간남자머글이었는데... 이런 타입을 좋아했던가.
덧. 데어데블 다 봤는데 3시즌 마지막 20분이 한국드라마 마지막회인줄. 이거슨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