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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128

몸이 아프다. 온 몸의 관절이 다 비명을 지르고 있음. 누가 영감탱 아니랄까봐 아파도 꼭 이런데가 아프다.

생각해보니 어제 점심 먹고 체하고, 오후에 스터디 약속 하나 저녁 약속 하나를 연달아 뛰고 콘서트 갔다. 그리고 그 의자에 4시간 동안 귀 고문 당하며 앉아있다 집에 오는 길이 예술이었다. 집에 오는 노선을 등신같이 선택해서 결국 막차를 놓치고, 갈 수 있는데까지 전철, 갈 수 있는데까지 버스, 다음 버스 있는데까지 택시, 다시 버스, 그 뒤엔 부모님 집에 들러서 내 차를 강탈해왔음. (내 차인데 부모님 집에 있... 그 전에 나는 차를 안 쓰는데 왜 차가 있는가.)

그래서 잠도 못 자고 결국 일어나 앉았으나 컨디션이 안 좋아서 아무것도 못 하겠음.

 

-루크 케이지.

보긴 삼일 만에 다 봤으나, 좋아서가 아니라 빨리 해치우려고 결국 뒤로가기를 미친듯이 누르며 봤다. 캐릭터가 망가졌지만 클레어라도 끝까지 보고 싶어서=_= 내 사랑을 이따위로 만들어 놓을 거야? 엉?

클레어는 데어데블이랑 데어데블 시즌 1에서 사귈 때는 '이 생퀴야 너 이렇게 살다 죽어'이러면서 자경단짓을 반대하였으나 데어데블 시즌 2 막판에선 '아, 인간들 진짜 짜증나네. 시스템ㅗ' 이러고 나가더니 루크 케이지에서는 루크 케이지보고 자경단짓을 하라고 꼬시고 있..........는 건 백번 양보해서 좋은데 이 설득과정을 넘나 못 써서 캐릭터가 쪼다같아졌다. 맴찢ㅠ 이거에, 재미없는 거 포함해서 루크 케이지도 아웃. 제시카 존스도 별로였으니까 남은 건 아이언 피스트하고 디펜더스 남은 건가. 퍼니셔는 하는 건가 아닌 건가.

갠적으로 기대하는 마블 드라마는 대미지 컨트롤(빌런하고 히어로하고 싸우고 나면 뒷수습하는 건설업자/시트콤으로 제작 예정), 런어웨이즈(부모가 빌런이라 충격받고 가출한 애생퀴들)이 재밌을 것 같다.

 

-넷플릭스는 나한테는 별로다. 바로 탈퇴 각. 번역 때문인지 자료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어차피 있는 자료만 보자면 아직 올레가 훨 많고 좋다. 컴퓨터로 보는 것도 별로고, 컴퓨터를 티비에 연결해서 보자니 그것도 거추장스럽다. 조작하는 것도 글코. 뭣보다 1.2배속도 안되고 (ㅋㅋ) 재미없는 씬을 넘길 때 매번 로딩을 해대니 그냥 보는 거랑 뭔 차이여.

하긴 올레보다 훨씬 싸고 광고가 없지. 나중에 자료 빵빵해지면 그 때 다시 보든가 해얄 듯. 올레는 돈은 돈대로 처받으면서 광고는 어찌나 많이 때리는지. 짜증이 나요.

 

-어제 잇츠고나비롤링 들으면서 느낀 건데 이 때 김현철이 진짜 곡을 잘 썼다. 김현철 데뷔 때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진짜 정말 잘했어. 곡이 그냥 좋은 게 아니라 세련됐는데 곡 자체가 전반적으로 건강한(?) 느낌이 있다. 마찬가지로 세련됐는데 윤상의 쓸쓸한 도시적인 느낌이랑은 또 달랐단 말이져. 다른 말로 하면 둘 다 엘리트 느낌이 강한데 한쪽은 '야 나 진짜 잘하지 않냐 ㅋㅋㅋ' 다른 한쪽은 '이 세상에 나으 예술성을 이해해줄 사람은 업써' 하는 것 같다. 둘 다 그래서 좋았다. 김현철 곡에선 비틀린 감정이나 콤플렉스가 전혀 안 느껴져서 좋고, 윤상은 멀쩡한 인간이 궁상을 떨어서 좋아. ...좋았지. 요즘 가요나 팝이나 전반적으로 질 저하가 있는 건 맞는 듯? 물량이 엄청 많아져서 잘 안 보이는(들리는) 건가?

 

-사실, 노래만이라도 계속 느는 게 갱장하긴 하져. 하나만 잘하면 되잖여.
근데 노랠 아무리 잘하면 뭐하냐고 곡이 별로라 들을 수가 없는데=_=

이래서 처지가 웃픈 빠순이. 이게 바로 양가적인 감정이란 거야. 식민지 국민의 제국혐오+우상화만 양가적인 게 아니라규.

 

-노래 가사가 문학상을 타게 되서 햄볶음. 국내 문학상도 시부문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함. 이소라가 있잖아. (윤종신도 가사를 아주 잘 쓰는데, 문학적인 느낌은 없다. 잘 쓴 글이 문학적이란 법도 없고 꼭 문학적인 작품만 상을 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아주 왕창 넓혀서 만화도 주라. 윤태호가 있잖아. (이쪽에서 문학적인 사람은 최규석. 글이나 그림이 문학적인 게 아니라 연출이나 표현방식이. 참 잘해.)

 

-연말 공연은 나윤선.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오전 내내 덕질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