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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86

아이슬란드는 나도 댕겨왔지롱. 2주나 있었지롱.

2주나 있었는데 한 게 앉아있는 말 구경한 거, 온천 간거, 바다 쳐다보고 있었던 거, 밥 한 거, 치즈인더트랩 3번 본거만 기억남=ㅠ=

1. 아이슬란드 말은 앉을 수 있다. 

2. 그 유명한 블루라군. 머리를 감아도 감아도 떡진 게 안 풀어질 정도로 온천에 자빠져있었다. 혼자 온천 가서 6시간 이상 개길 수 있는 인간 흔치 않지=ㅠ= 사진 한장 남기지 않았지만 내 머릿 속엔 다 있다. 그 풍경. 니들은 모를겨! 캬캬캬캬. 

3. 고래 보려고 거의 열흘 동안 해변 산책 무한 반복. 빙하 보겠답시고 빙하 타는 거나, 고래 보겠답시고 배 타고 고래 따라다니는 건 영 취향에 안 맞아서 한 짓인데 결국 못 봄. 현지에 사는 사람은 고래가 노래 부르는 것도 들어봤다고 하니 답은 거기 오래 사는 것 밖에 없는거지. 언젠가는...? 

4. 카우치서핑으로 신세진 집 주인이 너무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라 열심히 밥하고 청소를 했음-ㅠ- 그 집 주인의 취미는 아프리카 여행. 항상 남아프리카로만 여행을 다니더군. 난 사진기도 없이 여행을 다니지만, 그 분은 동영상도 다 찍어와서 자랑하는데 그것도 괜찮더만.

5. 여기서 치즈인더트랩을 처음 봤다. 처음 다 보고 감상이 '.......?!! 뭐야?!!' 이러면서 전체 다시 보기 2회 시전. 혼자 며칠을 분석하고 자빠지셨음. 덧붙여, 치즈인더트랩의 뜻은 (인간)관계임. 

아이슬란드 감상은, 대자연이고 뭐고 떠나서 인간이 굳이 침범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있는데 그런 곳 중 하나인 것 같다. 나는 아이슬란드는 다시 갈 생각이 없는데 굳이 그곳을 침범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도 고래는 보고 싶다. 고래가 노래 부르는 것도 듣고 싶다. 근데 뭐, 꼭 아이슬란드가 아니라도 이건 가능할 듯. 


난 꽃보다 시리즈는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여행기라고 하기엔 여행을 안하고-라기 보다는 그냥 관광을 하고 다녀서 내가 하는 여행스타일하고는 영 안 맞는다. 그나마 다 챙겨본 꽃청춘 시리즈도 도대체 남미까지 갔는데...왜웨왜? 이런 느낌. 그냥 그 연예인 보려고 보는 프로그램 아니던가. 비슷한 시기에 EBS 세계테마기행에서 페루 갔는데 그게 진짜 재밌음=ㅠ= 그리고 내가 나영석 피디 감수성하고 참 거리가 멀어.) 프로그램 자체는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라오스 방영 이후에 라오스 가서 진상 부린 사람들이 있다는 건 라오스가 가깝고 싸니까 상대적으로 사람이 몰려서 그런거지 딱히 프로그램 탓이 아닙니다요? 내가 그 편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가서 진상부리라는 내용이 있었으면... 고건 또 말이 다르긴 하지. 

하지만 상대적으로 멀고 비싼 유럽이나 페루는 진상 여행객이 몰리진 않잖여. 물론, 한국인 진상 여행객은 어딜가나 있음. 프로그램과 상관없이 그냥 진상을 부리는 종자들은 어디나 있다. 내 경험으로 세상에서 제일 진상은 미국에서 온 2-30대 백인 남자애들임. 그 다음이 유럽에서 온 2-30대 백인 남자애들. 갠적으로 이 종자에 정말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 

이 또라이들이 한 또라이 짓 중 내가 일번으로 꼽는 건 단연, 주로 이것들이 가난한 나라에 가서 하는 짓거리인데 그 알량한 몇푼 더 쥐고 있다는 이유로 서양인들 쫓아다니는 아이들한테 사탕이나 초콜렛 던지는 꼬락서니가 아주 가관임. 일부러 멀리 던져서 애들이 그거 보고 냅다 뛰는 걸 보고 또 낄낄대고 웃는 게 어찌나 아니꼽고 부아가 치밀었는지 이루 말로 못 함.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게 무슨 대단한 상황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음. 

친구 중에 방글라데시인이 있는데, 이 친구가 만난 영국 남자애는 '과거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를 여행하며 제국의 향수를 느끼는 여행'을 한다고 (진짜 진짜로, 토시 하나 안 바꿨음) 말 했댐. 물론 여기에 자기 위에는 백인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진상 또한 장난 아니져ㅋㅋㅋㅋㅋ 또라이지수로 따지면 한국인도 참 레베루가 달라 ㅋㅋㅋㅋ 중국인은 그냥 남 신경 안 쓰고 시끄러운 거고, 한국인은 남을 깔아뭉개면서 진상을 떰. 오죽하면 섹스관광으로 특화된 나라의 섹스업소에서 한국남자 안 받겠다고 하겠냐 ㅋㅋ 내가 직접 본 한국 남자 진상만 나열해도 농담 아니라 책 한권은 족히 나옴. 나의 백인, 남성 혐오는 그 뿌리가 졸라 깊고 경험주의적 근거가 있다능. 


나는 거주형 여행자라 여행기를 쓰기가 참 애매하다. 

항상 좀 쓰고 싶다고 생각은 하는데, 이게 일기도 아니고 여행기도 아니고... 요상하단 말이지. 하긴 일기도 여행기가 될 수 있고, 여행기가 일기가 될 수 있긴 하지. 여튼 다시 뭐든 좀 쓰긴 해야겠음. 너무 오랫동안 리포트는 고사하고 일기도 안 썼더니 글이 안 써짐. 아무 것도 쓸수가 없다. 아니지, 쓰면 이상한 게 나온다ㅠ 답답하다. 



일기 :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동물을 한마리 들이기로 했다. 보통 애완동물이 있으면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고 하지. 나도 뭔가 책임질만한 게 있으면 정신 차리는 편이라 괜찮을 것 같다. 잘 살아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