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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이상은의 크리스마스 알라까르뜨

24일 저녁에 룸메랑 같이 가서 봤다. 커플지옥이었다. ㅋㄷ


1. 이상은. 리채.
한달전인가 패떳에서 이효리의 자랑이 '나 이효리야'였다던데, 이상은도 '이상은이야'다.
이상은 = 이상은 음악 = 이상은의 캐릭터 = 이상은의 라이프스타일 등등등.
하나의 캐릭터이자 아이콘이고, 상징이다.
아이돌(?!)로 데뷔해서 대중의 시선과 하려는 음악에 간섭을 많이 받자 돌연 일본으로 잠적. 일본에서 작사작곡 배우면서 '아티스트'로 활동, 그 이후로 여행도 다니고 미술도 공부하며 '자유로운 영혼'으로써의 입지를 다진다. 나보고 우리나라 연예인 중 캐릭터 제일 잘 만든 사람 두사람 꼽으라면 한명이 이상은이고 또 한명이 서태지다. 정말 우열을 가리기 힘든 캐릭터 설정에 언론과 빠와 대중의 치켜세움. 두 사람은 그걸 부정하지 않고 적당히 잘 이용한다. 여기서 정줄 놓은 빠들은 슷하정체성을 본인정체성으로 일치시키며, '서태지 음악을 듣는 내 귀는 촘 짱인 듯' 혹은 '이상은 음악을 듣는 나으 감수성은 촘 예민한 듯'라고 씨부리며 진상을 떤다.
어쨌든 결국 당연히, 보여지는 것은 실제와는 다르며, 음악도 음악을 만드는 사람과는 '조금 많이' 다를 수 있다. 내가 이상은 개인에 확 빠지지 않고 음악만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 여기서 오는 갭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는, 공무도하가, 새, 외롭고 웃긴가게 등으로 이어지는 곡 감수성은 나하고도 무지하게 비슷하나 실제 인물과도 그러냐하면, 전혀 아니라는 거지.
물론, 그러나 저러나 음악만 좋으면 상관없다.


2. 공연.
두시간 스탠딩. 윤상 모텟 쇼케이스의 반복. 기껏해야 리듬을 조금 탈수있는 음악을 들으며 두시간을 서있어야 했다. ㄷㄷㄷ 그래도 윤상 쇼케이스엔 커플은 없었다. 연말 콘서트 아무거나 하나 찍어 온 듯한 (이상은 팬이 아닌) 어떤 커플은 내 뒤에서 내내 투덜투덜 진상을 떨었다지. 아그들아, 니덜이 그러면 나도 힘들다.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이상은과 이상은빠들의 연말 놀이'정도. 관객 참여도가 높은 공연이었다. 2시간을 1, 2부로 나눠서 1부 끝내고 나오는 초대 손님은 이상은 친구로 담다디를 불렀고, 다른 초대손님은 관객이었다. 다들 끼가 만발하시더군. 신청곡 미리 받아놓은 거 불러주고 사연 읽고, 이야기하고.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것이 즐거웠다. 난 빠는 아니지만 이상은 스토리는 다 알고 있고 음악도 거의 다 알아서 잘 놀 수 있었다.

이상은 콘설의 장점은 세션이 잘한다는 거. 작은 클럽 공연이라 소리가 생생하게 잘 들렸고 (그렇다고 음향이 대박 좋았다는 건 아니고) 연주가 깔끔하다. 사실 보컬로서의 이상은은 자기 노래 이외에는 잘 못 부르니까. 근데 이번 공연에서 아바 노래 부르면서 망가져 주셔서 매우 즐거운 시간 가졌습니다. 고마워요, 언니. ㅋㅋㅋㅋ 난 즐거웠는데 옆에 사람은 좀 짜게 식은 모양.

돈 안들인 깜찍한 기획, 돈 안들였지만 작아서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현장진행(이것도 좋았다는 거 아님. 100명만 더 왔으면 개판 됐을 걸), 좋은 연주 좋은 음악. 돈을 벌려면 이렇게 벌어야지. 뻑적지근하게 안해도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지만 역시 다리와 허리는 아팠다. 게다가 난 꼬꼬마. 남자 관객도 많은데 스텐딩. 목 부러지는 줄 알았다. 안 그래도 목 디스크 있는데 ㄷㄷㄷ


덧.
공연 때문에 압구리에 처음 간 거였다. 흠...이상한 동네로다. 또 갈 일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