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릴레이 마지막 편, 내 연애의 모든 것.
사실 방영할 때 첫회 첫 장면을 보긴 했으나 낯이 간지러워 5분도 못 보고 아웃됐던 드라마였으나 잘 됐다는 소문이 있어서 봤다. 1회 중반을 넘어서면서 10회까지 계속 '허. 신하균 장난 아니심'을 반복. 이 드라마는 신하균 아니었으면 완젼 망했을 거라고 봅니다요. (시청률은 별로였지만 그나마 볼만하단 소리도 못 들었을 거라는 것) 이민정도 엄청 귀여운데, 여튼 신하균 덕분에 볼 수 있었음.
신하균이 한 김수영역은 전직 판사 현 꼴보수당 소속 초선국회의원이라는 설정이다. 별로 전직 판사로 보이는 짓도 안 하고(법에 대해 빠삭한 에피를 하나 넣어줄만도 한데 그런 거 없음), 초선 국회의원이랍시고 하는 게 당론에 저항하는 것 정도? 당췌 국회의원으로써 하는 일이 없다. 그냥 뭔지 알 수 없는 보고서나 읽고 만날 취미생활 검도 하고 계심. 근데 이상하게 김수영이 국회의원이라는 게 설득력이 있는데, (망측하게도) 표정이 국회의원 같다. 그 국회의원(정확히는 정치인) 특유의 어떤 표정이 있는데 그게 보인다고 해야하나. 그 효과도 8회쯤 넘어가면 시들해지기 시작하지만... 어쨌든 이렇게 구멍이 뻥뻥 뚫린 캐릭터를 어떻게 잘 봉합해서 보여주는 신하균은 멋쟁이 >.<
우리나라에서 정치를 다루면 이상하게 연설로 떼우는 일이 많다. 영미권 드라마에서는 연설 장면은 거의 없다. 다 실제로 일을 하는 장면이 더 많이 나옴. 사실 연설 제대로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님. 근데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정치라는 게 멋진 말로 들리나 사실은 별 내용없는 말을 하는 장면으로 표현되는 것이 쓸데없이 많다는 것이지요. 말하는 거랑 행동하는 게 다 안철수 같은 게 아주 기분 드러움.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도 신하균 하는 짓이 진짜 안철수 같다. 뭔가 새정치 한다고 하고 새판 만든다고 하는데 하는 일은 존나 없는 게 진짜 똑같음. 근데 진짜 왜 국회의원이 일을 안하냐. 법안을 상정하는 절차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게 법안의 초안을 짜고 만드는 일인데, 그거는 고사하고 하다못해 발의한 법안을 어떻게 협의해서 상정하는가에 대해서도 나오지 않음=ㅠ= 여주인공은 나름 열심히인 국회의원으로 나오는데 드라마에선 지역 행사 따라다니고, 보도블럭 까인 거랑 가로등 꺼진 거나 찍으며 다닙니다. 아니 그보다 내가 아는 국회의원 스케쥴은 새벽같이 하는 조찬회의로 시작해서 장례식 순방으로 끝나는데 여기 나오는 국회의원들은 죄다 9 to 5로 일한다 ㅋㅋㅋ
음, 다른 건 그닥 할 말이 없다. 연출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그게 또 막 좋다고 하긴 그렇고... 극우보수당 남자하고 진보당 여자하고 사귀는데 데이트는 김삼순에서 나온거랑 똑같이 하네여. 이런 데서 특히 연출 구림. 연설 장면 빰치게 낯간지럽다. 그리고 데이트 할 때 쇼핑 좀 그만 해라-_- 그리고 탕수육 부어 먹나 찍어 먹는지 따위로 '차이'를 설명하는 너의 얄팍함이 아찔하게 웃김. 그렇다고 연애를 잘 그린 것도 아니라 주연 배우 둘이 매력있는 거 빼고는 도대체 챙겨먹을 게 없는 드라마. 근데 주연 배우가 매력이 있어서 다 보게 되긴 한다.
-다르마와 그렉이라는 미쿡 시트콤 있다. 다르마라는 여자는 히피 부모님 슬하에서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받고 진보적 사고방식을 주입받고 자란 여자고, 그렉은 한 가닥하는 집안 출신의 검사로 골수까지 범생이+보수적 사고방식을 자랑하는 남자다. 이 두 사람이 첫눈에 반해서 그날로 결혼해서 같이 사는 이야기인데, 둘이 살면서 사고방식의 차이와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생활방식의 차이를 코믹하게 보여준다. 물론, 보수와 진보의 모순이나 뻘짓 또한 굉장히 재밌게 그림. 1, 2 시즌은 한번쯤 보는 것을 추천함.
-5일 뒤에 2주 동안 대만 감. 2주 뒤에 귀국했다가 9월 초에 다시 대만에 가서 약 5개월 간 거주할 계획.
내년 초에 귀국해서는 멕시코와 미국에 가는 것을 생각하는 중.
여행기를 써야 겠다. 사진은 한장도 없겠지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