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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55

TV 퍼레이드

4일 이후 다시보기에 빠져있다. 일단 1.2배속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최고로 좋음. 쓸데없는 장면은 소리도 없는 8배속으로 돌림.

드라마랑 예능의 방송시간이 쓸데없이 긴 덕분에 쓸데없는 장면이 참으로 많다. 이를테면 별 의미도 없이 걸어가는 씬을 계속 잡는다던가, 인물이 각기 다른 공간에서 생각에 잠기는 걸 굳이 다 보여준다거나. 회상 장면 남발은 말할 것도 없음. 드라마를 잘 만들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면 드라마 시간을 45분으로 줄여야 한다고 본다. 이게 드라마 퀄리티를 높여줄 것이라는 건 확신할 수 있음. 물론, 이걸 아무도 안 할 것이라는 것도 확신할 수 있다.

한류한류 하지만 사실 한국 드라마를 오래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한국이 특별히 다른 나라보다 잘 만드는 장르가 로맨틱 코메디인데, 이게 어차피 다 같은 인물에, 같은 패턴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이 금방 없어진다고 그러더군.

 

1. 개과천선

김명민이 아무렇지도 않게 웃김. 그 뚱한 표정과 행동 자체가 웃긴다. 이지윤이 김석주한테 깐죽대는 것도 재밌다. 깐죽깐죽 ㅋㅋㅋ 둘이 사귀지 말아라=ㅠ= 여주는 검사 오빠랑, 남주는 자기 피앙새랑 잘 됐으면 좋겠네용. 지금도 충분히 이야기가 잘 돌아가는데 연애 얘긴 빼도 될 것 같기도 하고. 현재 보고 있는 드라마 중에 대본도 연출도 가장 잘 된 것 같다. 잔재미도 있고. 법정 씬은 딱히 잘 만들어지진 않았는데 크게 불만 없고, 다들 되게 있는 척하지만 납득할만한 수준이라 전반적으로 불만없이 재밌게 보고 있다. 이번주부터 본방 사수하고 있음.

 

2. 참 좋은 시절

굳이 현실과 대입해보면 그렇게 가난하지 않은 인물이, 한마디로 설정으로만 가난한 인간들이 되게 구질구질하게 사는 인간들 얘기? 그 캐릭터들이 하는 짓이 가난으로 비롯 된 게 별로 없다는 게 웃긴다. 애초에 가난 코드는 왜 넣는지 모르겠다=ㅠ= 하긴 남주가 검사라는 것도 그냥 설정. 그러고 보니 이 드라마 설정만 있고, 내용이 없네...

이 드라마는 가볍게 보기 좋다. 뭐가 심각한게 하나도 없거든. 그리고 이게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궁상도, 가출도, 진상도, 분노도, 슬픔도 뭔가 웃김을 기반한다. 가출은 반나절을 넘기는 일이 없고, 다 큰 어른들이 가족을 상대로 단식투쟁을 하는데 그나마도 한끼만 굶어도 그게 다 먹힌다. 하루 굶으면 쓰러질라고 하고 난리남. 궁상은 진짜 가난하질 않으니 웃기기만 하고(경주 최고의 부자였다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진게 8년인데 아직도 명품백 끌어안고 살고, 병원에 입원은 엔간하면 1인실로 하심), 여주는 복수를 하겠다고 6년을 벼르면서 그 발판이 되는 (꼬셔서 결혼하려고 했던) 남자랑 잠은 커녕 손도 잘 안 잡음. 진짜 그 남자랑 안 자려고 애 쓰는데 웃기다고 해야할지 마음이 아프다고 해야할지? 남주는 배에 칼 맞았는데 그날부터 잘도 돌아다님. 그래서 사건에 대한 긴장감은 제로고 그냥 잔재미로 (시간 떼우며) 보게 되는 드라마. 3일만에 다 봤다. 그리고 이제 그만 보려고 ㅋㅋㅋㅋ

근데 아무리 가족드라마라지만, 연애도 하지 않고 결혼 얘기 좀 하지 말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네요.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인간들은 좋아하면 연애 과정 없이 대부분 결혼을 거론한다. 큰 형만 연애 중 나머지는 연애를 아예 안 하는 전통이 있는 듯. 애 낳은 넷째도 친구랑 술마시고 원나잇해서 애 만들고, 결혼하고, 이혼 코스 밟음. 10년 연애한 '설정'인 큰삼촌은 10년 동안 여친이랑 키스도 안 해본 설정. 그게 연애냐? 그냥 아는 사람이지=_= 

 

3. 우리 결혼했어요

연말 커플상에 받겠다고 마음먹고 덤비는 듯한 남궁민과 홍진영 때문에 다시 보고 있다. 진짜 웃김.

원래 아는 사람이 남궁민이 좋다고 해서 그냥 한번 본 건데, 두 사람도 재밌고 이 커플의 컨셉 자체가 (나이가 있어 그런지) 판타지를 현실로 끌어내리는 식이라 코믹 요소가 많아 계속 보고 있다. 그 와중에도 나름 로맨틱한 구석이 있으니 이 커플 인기 좀 끌 듯.

그나저나 남궁민은 연기를 14년을 했다는데 내가 본 드라마가 없어서=_=;; 지금 하는 달래 된, 장국을 봤는데, 아- 이 드라마 망했어요. 진짜 구림. 대본도 구리고 연출도 졸라 구림. 설정 진짜 구리고, 캐릭터도 하나같이 다 구리다. 그냥 되게 못 만든 드라마. 남궁민 연기는 다음 기회에 보겠어요.

 

4. 아빠 어디가

일단 김민율 깔고 가고요, 안정환 때문에 본다. 특히 만날 추리닝에 모자 눌러 쓰고 있다가 자기 전에,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만 하면 5초 미남이 되서 그게 재밌어서 본다=ㅠ= 전진 국가대표까지 한 축구 선수가 그렇게 낯을 가리는 캐릭터라는 것도 왠지 예상밖이라 웃긴다. (말할 때 보면 친한 사람하고만 눈 맞추면서 말하는 경향이 있음.)

근데 요즘 류진한테도 정이 가네요. 처음에 봤을 때는 '아, 저렇게 잘 생기면 아무것도 못해도 애 둘 딸린 아빠가 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무것도 못하는 게 그냥 게으르고 하기 싫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백치미랑 동반되니 아주 훈훈한 걸. 물론 인간성이나 사람이 참 좋아보이니 백치미도 빛을 발하는 겁니다. 바보도 아무나 되는 게 아님.

슈퍼맨은 재미없는데 아빠 어디가는 잘 보는 걸 보면 뭔가 이쪽 컨셉이 더 나한테 맞는 듯. 까놓고 얘기해서 부모가 애보는 거 당연한데 단지 '아빠'라는 이유로 그게 예능이 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좀 꼬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아빠 어디가 볼 때도 가끔 그런 부분 때문에 어이 없을 때 있는데 말입니다.

 

우리 결혼했어요와 아빠 어디가를 보는 데 비슷한 감정이 이는데, 우결 보면서는 절대 연애하지 말아야징~ 이러고, 아빠 어디가 보면서는 절대 애 낳거나 결혼하지 말아야징~ 이런 생각이 든다. 분명 재밌게 보고 있고, 애들도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저게 현실이 된다굽쇼? 좀 참아주슈. 다 TV 속에 있으니 좋아보이는 거임. ㅋㅋㅋㅋ

 

5. 골든 크로스

이제 1회 봤음. 왜인지 자꿈 8배속을 누르게 되서 더 안 볼 듯. 더 보게 되면 정보석 때문이얌.

 

 

아, 뭔가 되게 많이 보긴 했는데, 쓸 건 별로 없네=_=

나머지는 거론할 가치도(정확히는 할 말이 하나도) 없어서 안 씀.